- 해파랑길, 지역민보다 외지인들 발길 더 많아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과 해맞이광장에서 역사 속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바다와 엑스포공원, 울진 시내까지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을 지역 주민들보다 외지 관광객들이 더 많이 알고 찾아오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망양정과 해맞이광장은 국토해양부에서 만들어 시행했던 ‘관동팔경을 따라 걷는 녹색 경관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해서 만들어지는 ‘해파랑길’로 인해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민들보다 동호인들이 더 많이 알고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로 770km를 걷는 길이다. 이중 울진 구간은 06구간으로 23~28코스이다. 망향정은 26코스로 분류되어 있으며, 엑스포공원은 27코스로 분류되어 있다.

<망양정 ~ 연호정 해파랑길>
해맞이광장 주차장에서 연호공원까지 6.7km를 2시간 정도 예상하고 길을 나선다. 주차장에서 잘 가꾸어진 도로를 따라 400m 정도 오르면 울진대종을 만나게 된다. 울진대종에는 ‘해와 달 첫 수레로 실어 나르는 천지가 열려 광대무변한 동해와 마주 서느니 벅찬 삶 끝없이 굽이쳐 길이 번성할 터전 서슬 푸른 영원이여 여기에 살아 이 누리에 마음 붙인 사람들 정성을 바쳐 쇠북 울려 보내느니 환한 염원 창랑 갈피갈피 사무치리라’라는 울진 출신의 김명인 시인이 쓴 자작시가 새겨져 있다.
초록색 나무들과 파란색의 하늘과 바다, 하얀 구름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담아두며 대나무 숲길을 걷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다 보니 이내 망양정이 눈에 들어온다. 망양해수욕장 남쪽의 바닷가 언덕 위에 자리를 잡은 망양정은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왕피천과 울진 시내도 눈에 들어온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비상하듯 앉은 모습에서 옛 시인 묵객들이 망양정의 비경에 감탄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


<망양정과 울진대종>
해안을 향해 하염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해변 풍광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어느 순간 시인도 되어보고 가수도 되어본다. 사방이 탁 트인 이곳에서 어느 예술가가 부럽지 않다고 느껴진다.
계단을 따라 소나무 숲길을 걸어 내려오면 망양해수욕장이 나온다. 왕피천 하구를 따라 걷다보면 시간을 낚는 강태공들이 여러 명이 보인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이 좋은지 아니면 시간을 내어 자신의 취미를 즐겨 좋은지 모르지만 그들의 여유있는 표정에서 물고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왕피천 강물이 흐르는 강둑에는 소나무들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평상 데크도 있어 텐트를 칠 수 있도록 꾸며놓아서 한번 찾아와야겠다는 마음을 새겨두었다. 아름답게 꾸며놓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왕피천을 오른편에 두고 걷는다. 강둑에는 계절별로 각기 다른 꽃들로 장식되지만 이 계절에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중간 휴식처에서 엑스포공원을 바라보며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는다. 이내 수산교를 바라보며 걸음을 재촉한다. 수산교에서 바라보는 왕피천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릴 적 친구들과 고기를 잡던 이곳은 예전의 모습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곳으로 변해버려 낯설다는 느낌까지 든다. 투박하고 어설픈 옛 모습이 더욱 그리워진다. 시대에 편안함과 볼거리로 조성된 공원에서 낯선 이들의 발걸음이 하나둘씩 자취를 남기고 가는 흔적을 볼 수 있다.

어느덧 엑스포공원에 들어섰다. 정문을 통해 들어서면 소나무 숲길을 만나지만 제방을 따라 걷는다면 장미길을 만난다. 엑스포공원이야 자주 찾아오지만 장미가 심어진 제방은 마음먹고 찾지 않으면 힘들 것 같아 장미길을 선택해 걸었다. 지압이 되도록 바닥에 자갈길을 만들어 놓았다. 맨발로 걸어보고 싶었지만 찾는 이가 없어서 그런지 지압판은 맨땅이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제방 중간쯤 지나면 왕피천생태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걸어보고 싶었지만 내려가는 문이 잠겨있다. 따로 시간을 내어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슴에 담아두고 지나친다. 엑스포 내 야외공연장을 지나 울진아쿠아리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가져간 생수로 갈증을 해결한다.
이곳부터 울진 시내까지는 지역민들이 운동 삼아 다니는 길이다. 특히 겨울을 제외하고는 새벽이나 퇴근 후 이곳을 걷는 이들이 제법 많다. 염전 앞바다와 해송이 어우러진 해변은 여름 축제장으로도 많은 이용되어 늘 익숙한 풍경이다.

해변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남대천 하구에 은어다리가 나온다.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앵글에다 멋진 풍광을 담으려는 듯 자주 보였지만 최근에는 자전거동호인들의 행렬이 부쩍 많아졌다. 아마도 ‘국토 종주 자전거길 인증제’가 도입된 이후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은어다리에서 해파랑길은 해변을 따라 읍남리(말루) 산길로 이어지지만, 맑은물사업소 앞으로 최근 조성된 남대천 산책로를 걷기로 했다. 남대천과 현대아파트도 건너편으로 조망된다. 데크 중간에는 소나무를 자연 그대로 둔 상태로 조성했다. 새롭게 길을 조성하면서도 자연훼손은 크게 줄였다. 조명도 설치되어 야간에는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데크를 따라 남대천 제방을 걸어오면 명성탕을 지나 시내를 통과한다. 다리 공사 등 주변이 어설프고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명확하지 못해 불편한 곳이 여러 곳 있다. 추후 공사가 완공되면 달라질 것을 기대하며 발길을 부지런히 옮긴다.
어느덧 지난해 새롭게 조성된 목적지 연호공원이 보인다. 이번 코스를 걸어오면서 바람에 실려 온 듯 꿈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앨범에다 한 장씩 마음에 새겨지기도 했다.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길이 두고 걸어보지 못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어느덧 지난해 새롭게 조성된 목적지 연호공원이 보인다. 이번 코스를 걸어오면서 바람에 실려 온 듯 꿈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앨범에다 한 장씩 마음에 새겨지기도 했다.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길이 두고 걸어보지 못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비싼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며 유명 올레길을 걷는 것도 좋겠지만 단순히 따져 봐도 비교가 안되는 전국적인 명소가 지역에 있지만, 막상 살고 있는 주민들은 너무 홀대하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많은 이들이 힐링 장소를 찾아 떠난다. 이곳 울진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할 수 있는 오감 여행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요즘처럼 쾌적한 날씨에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찾아보는 것이 어떻지 울진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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