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한 용역보고서, 빛바랜 휴지조각
울진군이 매년 군 발전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각종 용역을 발주하고 있지만 이들 용역보고서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작성되는가 하면, 일부 용역보고서들은 수준 이하라는 평을 받고 있어 전면적인 재검토가 절실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의 용역 건수는 총 93건, 금액으로는 약 60억원이 소요되었다. 올해 발주 계획인 20건을 포함하면 총 113건에 80억원이 용역비로 사용되는 것이다.
용역이 각종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기초 단계의 행정행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렇게 많은 예산을 용역비로 사용하면서도 울진군은 왜 큰 발전을 못할까? 도시계획 및 소하천 정비 등 사회개발을 위해 불가피한 용역이 있는 반면, 실효성 없는 용역이 다수로써 용역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실패한 각종 용역 결과 보고서들은 빛바랜 휴지조각으로 전락하여 혈세만 낭비된 채 캐비넷에 자리만 크게 차지하고 있다.
온정 성문화전시관 건립 및 죽변드라마 촬영 세트장 관광자원화 용역 등과 같은 특정 개발사업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연구, 세부적인 검토가 절실히 요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타당성 조사 결과 보고서로 결국 사업시행 초기부터 큰 문제점을 낳고, 급기야 사업을 중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되고 있다.
학술조사 용역 및 각종 진단용역들은 아예 용역만 하였을 뿐 시행조차 못하였고, 연구 용역들은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울진종합복지회관, 후포생활체육공원, 울진문화예술회관 등은 그 접근성이나 주위 환경이 아주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한 이유를 살펴보면 용역이 행정절차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 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울진군이 다양한 용역을 시행하였지만 2005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개최 외에는 특별히 괄목할 만한 성과는 없다.
울진군은 지난 2002년 5월 대구경북개발연구원에서 작성한 울진군장기종합계획 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라 매년 타당성 조사 용역 및 개발계획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울진군 행정운영과 개발사업 추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 보면 40여가지의 단기적, 중장기적 사업중에서 거시경제 및 행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제시하고 있으나, 민생과 직접적 연관 관계를 이루는 사업은 전혀 없다.
다시 말하자면‘이것 저것 개발해 볼테니 알아서 벌어 먹어라’는 뜻이다.
당시의 용역 보고서가 그렇다 할지라도 갈수록 공항상태에 빠지고 있는 울진의 사회·경제 환경을 감안한다면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마땅하지만 현재까지 아무것도 없다.
울진군이 올해 집행하는 사업예산은 총 1천5백13억원이다. 이 예산은 보조사업 예산 9백40억원과 자체사업 예산 5백74억원으로 나누어 편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 예산중 경제개발비 대부분이 1차산업에 편중되어 있고 나머지 부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울진군 행정이 기형적인 불균형 행정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여러가지 측면을 비추어 볼 때 군이 좀더 균형적인 행정정책이 필요하고, 일자리 창출 및 민생과 관련된 부문을 심도있게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은 올해도 용역을 한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용역비는 전혀없다.
예산 규모는 총 21억4천118만원이다. △일반행정비 1억8천만원 △사회개발비 12억1천118만원 △경제개발비 2억5천만원 △특별회계 울진군중장기개발사업 용역 5억원으로 편성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 울진군장기종합계획 수립용역 7천만원 ▲ 군청사이전 및 주차난해소 수립용역
4천만원 ▲ 울진군지역정보화기본계획 수립용역 5천만원 ▲ 복식부기회계처리결과 검증자문용역 450만원 ▲ 복식부기자산부채실사 검토용역 450만원 ▲ 통합재무보고서 검토용역 1천100만원 ▲ 표산봉수대발굴조사 학술용역 7천만원 ▲ 왕피천유역생태경관보전지역종합개발기 본계획용역 5천만원 ▲ 생활폐기물수집운반원가조사용역 3천1백68만원 ▲ 하수도원인자부담금신청용역 1천200만원 ▲ 군관리계획(관리지역세분화) 수립용역 7억원 ▲ 동해연안개발촉진지구개발계획 변경용역 3천만원 ▲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사업 용역 3억1천750만원 ▲ 엑스포기본계획 용역 1억원 ▲ 엑스포 조경계획 용역 3천만원 ▲ 사전환경영향평가 용역 3천만원 ▲ 원가계산 용역 1천만원▲ 연안해조류사업 실태조사용역 5천만원 ▲ 울진금강송 송이 지리적 표시 등록 3천만원 ▲ 울진군중장기개발사업 용역 5억원 등이다.
한편 세간에서는‘용역을 위한 용역, 용역업체 밀어주기식 용역’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또 울진군의 용역을 맡는 일부 업체들은 이미 수차례 용역을 맡아 온 업체로써, 중복된 용역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노하우가 바닥에 떨어져 새로운 비젼 제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용역은 고도의 행정력과 사고가 집중돼야 한다.
울진군은 일부 사업을 거창한 프로젝트라는 대명분을 전제로 큰 구호를 외쳐 보지만, 뒤돌아 보면 정치적 이익을 위한 포퓰리즘(populism) 행정으로 둔갑하고, 지역 이기주의를 위장한 행정적인 권력 폭행으로 이어졌다.
용역은 혈세를 집행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며‘성공한 정책이냐 실패한 정책이냐’를 평가하는 중요한 매체로써 고위직 공무원 또는 정치인들이 이용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
울진군은 작금의 현실적 상황을 직시하여 우선적으로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용역을 실시해야 한다.
한 예로 우리 주변의 각종 가내공업 및 소규모 영세업체들의 정확한 재무구조 및 유통 등을 파악하여, 이들 업체에서 지역민들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일자리를 늘리며, 일자리에 따른 구인·구직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운영하는 중추적 역활을 담당하는 것이다.
본지에서 지난 1월호에 보도한 바와 같이 20대, 30대, 40대 젊은층이 급격히 울진을 떠나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떠난다고 한다.
참으로 슬픈일이 아닐 수 없으며, 젊은층이 줄어드는 것은 울진군 인구감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울진군이 출산장려금을 높여 인구증가 방안을 모색하지만 아이를 낳아야 할 젊은층이 울진을 떠나고 있으니 출산장려금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울진군은 지금까지의 행정운영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는 황금돼지해인 만큼 울진경제가 불확실성에서 더이상 반복되지 않게, 잘 살 수 있는 용역이 많이 만들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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