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일(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전국적으로 낙후된 구도심의 도시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도시개발은 늘어나는 주택 등 사회경제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도시와 새로운 시가지 위주의 도시 확장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예전 도심의 중심지의 거주자가 줄어들어 기존 시가지의 노후 쇠락을 불러온다. 기존 시가지 인구는 고령화 되고, 젊은 층의 인구 유출로 정주인구가 감소하고, 상업, 문화, 교육, 복지 등 도시기능이 약화된다. 이처럼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도시발달은 개발이 쉬운 도시 외곽지역으로 기능이 팽창하게 되어 지역 구도심의 중심 시가지를 중심으로 구도심 공동화 및 쇠퇴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지역적 자원 낭비, 교통혼잡, 공해, 구시가지 기반시설 노후화 및 상업기능 쇠퇴 등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극복하고 침체된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주민들이 모여 침체된 구도심 마을을 바꾸기 위한 도시재생(都市再生)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마을 주민이 지역 공동체 형성을 위한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사업이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도시 정비사업의 경우 물리적 환경정비 위주로 시행하게 되는데, 이는 황폐화된 구 시가지를 회복시키는 것에 한계가 있다. 도시는 점차 무늬만 도심인체로 활력을 잃게 된다. 이런 낙후 지역에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지역의 낙후된 구도심 지역을 다시 살리자는 것이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따라 시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국가 차원에서 지역발전 및 도시재생을 위하여 추진하는 일련의 사업, 2)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발전 및 도시재생을 위하여 추진하는 일련의 사업, 3) 주민 제안에 따라 해당 지역의 물리적·사회적·인적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사업, 4) 정비사업 및 재정비촉진사업, 5) 도시개발사업 및 역세권개발사업, 6) 산업단지개발사업 및 산업단지 재생사업, 7) 항만재개발사업, 8) 상권활성화사업 및 시장정비사업, 9) 도시·군계획시설사업 및 시범도시 지정에 따른 사업, 10) 경관사업, 11) 그 밖에 상업기반시설 현대화사업, 복합 환승센터 개발사업, 관광지 및 관광단지 조성사업이다.
도시재생은 기존의 낡은 주택이나 건축물, 도로 등을 고쳐서 짓는다는 점은 기존의 도시정비사업과 비슷하지만 사업 방식은 다르다. 도심 재개발·재건축 같은 도시정비는 낡은 주택 등을 한꺼번에 부수고 새로운 주거지를 만드는 셈이다. 도시재생 사업이 도입된 배경은 기존 재개발·재건축 위주의 정비방식의 한계로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도시재생은 지역이 가진 역사와 문화를 훼손하지 않고 주거, 상업시설을 개보수하는 정비 방식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물리적인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하드웨어 측면에, 도시재생은 지역 특성이나 공동체 활성화 같은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측면에 더 초점을 둔 다는 측면에서 다르다. 민간의 도시정비는 대규모 철거로 인한 서민주택의 감소, 주민 간 갈등, 조합 비리 같은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거나 사업 입지가 떨어지는 경우에 사업성이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도시재생 사업이 이뤄진다. 국내에서 도시재생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건 2013년 말부터이다. 당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선정하면서 사업이 본격화했다.
이후 2017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새롭게 추진했다. 뉴타운 등 기존 사업이 대규모 계획 수립에 초점을 두어 실질적인 사업 추진이 미흡했고, 중앙정부가 주도하면서도 지원은 부족하여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미약했다고 판단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대규모 철거 없이 기존 도시재생사업의 단위 사업 규모를 줄여서, 주민들이 원하는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뉴딜사업은 사업비가 2018~22동안 50조원이다. 사업은 규모와 지원 내용에 따라 다섯 가지다. 우리동네살리기(5만㎡ 이하), 주거정비지원형(5만~10만㎡), 일반근린형(10만~15만㎡), 중심시가지형(20만㎡), 경제기반형(50만㎡)이다. 가장 소규모인 우리동네살리기는 면적 5만㎡ 미만 소규모 저층 주거밀집지역에서 추진하며 거주민 1000가구 이하 마을이 해당된다. 이곳에는 주택 개량과 함께 CCTV, 무인택배함 등 생활밀착형 소규모 생활편의시설이 설치된다. 주거정비지원형은 5만~10만㎡ 저층 단독주택지역을 대상으로 도로 정비, 주택 정비, 공공 임대주택 공급 등이 이뤄진다. 일반근린형은 10만~15만㎡ 주거지와 골목 상권 혼재 지역이다. 여기에는 노인·청소년 등 지역민을 위한 문화 서비스 공간 등 설치된다. 중심시가지형은 주로 상업지역(20만㎡)에서 이뤄지며 노후 시장 개선, 빈 점포 리모델링을 통한 창업 공간 지원 등이 이뤄진다. 경제기반형은 역세권, 산업단지, 항만 등 대규모 사업지(50만㎡ 산업 지역)가 해당된다. 여기에는 복합지식산업센터 건립, 국유지 활용 개발 등이 이뤄진다. 지금 뉴딜사업은 2017년 68곳, 2018년 99곳, 2019년 현재 22곳 등 189곳을 지정했다. 뉴딜사업 지역으로 전남 순천이 대표적이다. 과거 지역의 행정·문화·관광·경제 등의 기능을 담당하던 구도심을 도시 관광의 거점으로 만든다. 지역 역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여 도시를 살리는 순천형 도시재생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곳곳에 생태마을과 문화예술 창작촌, 테마거리 등 조성했다. 2014년부터 200억원을 들여 순천시 향동과 중앙동 일대 주거환경을 바꿨다. 빈집과 옛 파출소, 적산 가옥 등을 개조한 창작 스튜디오나 상점, 식당이 늘었다. 화랑, 공예점만 70곳에 이르는 문화거리로 변신했다. 오래된 집이 많았던 금곡동 일대는 생태를 테마로 한 마을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뉴딜 사업은 유사 사업과의 중복 논란이 일고 있다. 뉴딜사업과 비슷한 취지의 정부 사업은 다양하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농어촌ㆍ도시의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하는 새뜰마을사업으로 소규모 뉴딜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 지붕 개량, 소방도로ㆍ상하수도 설치 등 생활 인프라 확충과 문화ㆍ복지 사업을 지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도 있다. 이렇다 보니 기초단체가 복수로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노후화한 원도심의 환경 개선에 주안점을 둔 사업이 너무 많다. 문제는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지자체는 사업을 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다. 뉴딜사업 대부분이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하기 때문이다. 한편 구도심 복원과 환경 개선 사업이 지역 경제에 도움은 되게지만 정작 일자리까지 보장하는 사업은 적다. 젊은이가 도시로 빠져나가 쇠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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