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일 교수(홍익대 경영학과)
IMF 경제 위기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충격을 거치면서 경제적 불평등(經濟的不平等)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불평등이란 말 그대로 올바르지 않는, 평등하지 않다는 의미다. 경제적 불평등은 개인 간의 소득 분배가 올바르지 않아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빈부격차가 사회적 주요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빈부격차란,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경제적 차이를 말한다. 코로나19가 미친 경제적 충격으로 빈부격차,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다. 부유한 사람일수록 더 큰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욱 가난하게 되는 것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한다. 빈곤은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에 소득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불평등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라고 천명한 세계인권선언에 반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불평등은 열심히 노력하려는 의욕을 상실하게 하여 사회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 우리가 가난의 대물림을 우려하고 부의 세습을 걱정하는 이유다. 이 불평등 문제는 다음 세대 삶의 불안정, 학력 강조 경쟁적 교육, 고용불안 등을 불러온다. 소득 차원의 빈부 격차가 교육, 주거, 건강, 여가, 정보 등 다양한 차원에서 불평등이 존재한다. 현대사회에서 불평등은 이러한 여러 불평등이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평등은 기회와 소유의 불평등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 기회의 불평등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권리·자격·기회 등이 차별적으로 주어지는 현상이라면, 소유의 불평등은 재산·권력·명예 등을 갖고 있는 정도의 차이를 의미한다.
세계은행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중심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고소득국가, 중위소득국가, 저소득국가로 구분하였다. 세계 인구의 40%는 저소득 국가에서 살고 있고, 15%만 고소득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위 1% 부자의 재산이 전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44%, 2014년 48%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980년대 이후 급속한 자본의 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민주주의적 통제가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불평등의 심화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상황은 우리나라에서 더욱 심각하다.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을 넘어서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상위 10% 집단의 소득 비중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우리나라의 2017년 최상위 집단의 소득 비중은 여러 국가 가운데 높은 수준이다. 상위 10% 집단의 소득 비중은 2000년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4년 41%를 기록하였다. 10년만인 2014년 49%대에 진입, 2017년 50%를 초과했다. 상위 소득 비중 증가는 최상위 1%가 주도하고 있다. 최상위 1% 집단의 소득 비중은 2004년 10%였는데 크게 상승하며 2017년 15%를 돌파했다. 그 당시 사회적 신분과 불평등에 대해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헬조선이라는 말을 통해 지옥에 가까울 정도로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고 풍자했다. 경제적 불평등이나 과다한 노동시간의 문제, 빈익빈 부익부, 청년실업 문제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에서 표출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가계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4분기 하위 20% 저소득층 가구의 근로소득은 13% 넘게 감소했지만, 상위 20% 고소득층은 오히려 2%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 피케티는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1980년대 이후 불평등의 증가에 주목하고, 21세기 자본주의 미래를 우울하게 전망했다. 코엔도 세계는 부유해지고 있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 물론 문제가 되는 계층은 학력도 낮고 기술 수준도 낮은 미숙련노동자층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이들 계층의 비율은 경제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심화하는 빈부격차를 해결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조사한 ‘4차 산업혁명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질 것이다’라는 질문에 85%의 응답자가 빈부격차가 악화될 것으로 대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가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소득 격차는 더 악화됐다. 저소득층에 더 가혹한 셈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의 K자형 회복은 부문·계층별로 회복 속도가 양극화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로 성큼 다가선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정보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된다. 디지털 지식정보를 생산, 활용하지 못하는 디지털 약자 계층의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선진국 국민 대다수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터넷 보급률이 아프리카 대륙 전체보다 훨씬 높은 실정이다. 이처럼 앞으로의 디지털 불평등 경제에서 기술격차와 해당 빈부격차가 과제로 등장했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파괴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생산과 소비 활동을 변화시키고 근로자들의 소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불평등 문제와 연결된다. 사실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스마트혁명과 같이 과학기술은 한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해당 기술을 보유한 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소득차이를 심각히 초래한다.
경제성장의 추진 동력이었던 기술이 불평등을 유인하거나 심화시킨다. 노동시장에서 기술을 가진 숙련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비숙련 노동자를 차별화한다. 노동자의 숙련 정도는 얼마나 새로운 기술을 다룰 줄 아는가 또는 얼마나 남들과 차별적인 기술을 가졌는가에 따라 판단된다. 숙련 노동자의 경우 생산성이 높음으로 고임금은 물론 근로조건, 연금, 건강보험 등 다양한 제도적 혜택을 받게 된다.
과학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은 소수만이 생존하는 경쟁의 세계로 사람들을 몰고 갈 위험이 높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수혜를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최신 기술일수록 그 기술을 구입해서 쓸 만한 소득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그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활용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최신 기술을 수용하고, 생활에 활용해야 살아가면서 불편함이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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