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은 단기(檀紀) 4293년(1960년) 6월 강원도 울진군 8개 면(面)의 임명(任命) 면장(面長)들이 울진군청에서 연석회의(連席會議)를 가진 후 기념 촬영한 것이다.
창문과 골기와, 목재 널빤지로 만들어진 왜식(倭式)풍 울진군청을 배경으로 한 면장들의 복색이 눈여겨볼만하다.
사진 속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앉은 인사는 이 사진을 제공한 황지성 백암온천호텔피닉스 회장의 부친인 고(故) 황국문(黃菊文)씨로,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 온정면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황국문씨는 면의회(面議會) 의원(議員), 면의회 의장, 온정면 선출직 면장과 임명 면장 등을 역임했던 인물로, 그 당시 격변의 시대가 요구하는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도 동시에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역사를 살펴보면, 1949년부터 1956년까지는 시․읍․면장 제도가 지방의회에서 선출하는 직선제로 운영됐다.
이는 임기 2년으로 1948년 5월 31일에 개원한 제헌국회(制憲國會,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의회)가 1949년 7월 4일 「지방자치법(地方自治法)」을 제정한데 따른 것이다.
지방자치법은 각 자치단체에 의결기관(지방의회)과 집행기관(자치기구)을 두고 시․읍․면장을 지방의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는데, 서울특별시장과 도지사는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승만 정부는 권력이 분산되는 것을 우려해서 이 법의 시행을 보류하다가 제 2대 국회(1950~1954년)가 구성되고 난 다음에야 지방의회 선거를 실시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1952년 6.25 전쟁 중에 지방의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1952년 2차례에 걸쳐 실시된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친여 세력이 다수 당선됐지만, 1956년 지방선거에서 야당 인사가 다수 당선되면서 이승만 정부는 기존의 선출직 시․읍․면장제를 다시 직선제로 변경하게 된다.
이승만 정부가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여 시․읍․면의 단체장 직선과 의회의 단체장 불신임 제도를 폐지한 것이다.
하지만 2년 후인 1958년 다시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여 시․읍․면장을 임명제로 전환하고 단체장 불신임 제도를 부활시킨다. 그러다가 1960년 4.19혁명으로 집권한 민주당(民主黨)이 1960년 11월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여 시․도․읍․면장에 대한 지방자치를 전격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이 제도는 1961년 5.16 군사정변(軍事政變)으로 정권을 장악한 박정희 정권에 의해 지방의회가 해산되고 자치단체장도 임명제로 전환되는 우여곡절을 겪는다.
5.16 군사정변과 1972년 10월 유신 이후 이 땅에서 지방자치가 제대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소멸한 것이다.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전두환 정권을 지나고 노태우 정권 당시이던 1988년 4월 6일, 여소야대 정국 상황에서 지방자치법이 공포되면서 어렵사리 부활한다.
지방자치는 그 후 김영삼의 문민정부가 출범하고 나서야 안정화의 길로 접어든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6월 27일 1차 동시 4대 지방선거를 실시하면서 지방자치를 튼실하게 뿌리내리도록 한다.
결국 현재의 지방자치 제도는 1995년 6월 27일에 실시된 1차 동시 4대 지방선거가 원년이 되는 셈이다.
이 사진이 촬영되고 난지 5개월 후인 1960년 11월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시․도․읍․면장은 선출직으로 다시 전환된다.
그런 면에서 이 사진은 울진 지역의 지방자치사와 함께 과도기였던 당시의 사회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로써 중요성이 빼어나다. (사진 제공. 황지성 백암온천호텔피닉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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