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은 44년 전인 1971년에 불영사(佛影寺) 대웅보전(大雄寶殿) 앞에서 세 명의 스님들이 기념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속에 나타나는 대웅보전과 황화실(黃華室)은 현재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사진속의 스님들은 왼쪽으로부터 수성(守性) 스님과 혜욱 스님이며, 오른쪽 스님은 당시 불영사에서 총무 소임(所任)을 살던 스님으로 알려진다.
사진에서 특히 눈여겨볼 것은 스님 세 명 앞의 아래쪽에 놓여 있는 화분이다.
사진 상으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화분 속에는 주변에서 흔하게 구경하기 힘든 백송((白松, 백골송(白骨松), 학명 Pinus bungeana ZUCC.))의 모나무(묘목)가 심어져 있는데, 이 어린 백송은 사진 왼쪽의 수성 스님이 서울 조계사(曹溪寺)에서 가져온 것이다.

울진군 서면 출신인 수성 스님은 불영사 인근에 자리한 삼근초등학교 제19회 졸업생으로, 1958년 불영사에서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수성 스님은 서울 조계사 경내의 백송에서 씨앗을 직접 채취하여 수년간 정성들여 묘목으로 키우고 난 다음에 한 그루는 자신이 입산(入山)한 불영사에 기념으로 옮겨 심고, 또 한그루는 합천 해인사(海印寺) 지족암(知足庵)에 이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불영사 의상전(義湘殿) 앞에서 자라고 있는 백송이 바로 사진속의 이 나무이다.
불영사 백송은 40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세월을 덜 타서 잿빛 껍질에서 벗겨지는 얼룩이 하얀색이라기보다는 푸른빛에 가깝지만 수세는 왕성해 보인다.
한편, 불영사 백송의 어미나무(모수, 母樹)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의 백송은 천연기념물 제9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고, 수령이 500년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중부와 북서부에서 자라는 백송은 현재 중국내에서도 쉽게 만나기 힘든 희귀한 소나무로, 회백색 줄기가 멀리서 보면 하얗게 보여서 백송이라 불린다.
잎과 솔방울이 얼핏 보면 일반 소나무와 다를 바 없지만, 백송은 잎이 세 개며 수피의 하얀 얼룩 껍질이 독특해서 한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을 만큼 느낌이 강렬하다.
백송은 어릴 때는 푸른빛을 띠다가 나이를 먹어 가면서 큰 비늘조각으로 껍질이 벗겨지면서 하얀색이 차츰차츰 섞이기 시작하고, 고목이 되면 거의 하얀색으로 변한다.
무엇보다 백송은 성장 속도가 무척 느리고 이식력이 약한 편이지만, 중국이 원산지여서 추위에는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조선시대에 중국을 오가던 사신들이 국내로 들여와서 심기 시작했다는 백송은 번식력이 약해서 백년 이상 된 것들은 대부분 천연기념물 등으로 지정되어 특별하게 관리되고 있다.
현재는 백송의 종자가 생산되어 묘목이 양성되고 있고, 정원수나 풍치수 등으로 일반에 판매되고 있다.
소개하는 사진은 불영사에서 출가한 어떤 스님 한명이 입산 13년 후인 1971년에 정결(淨潔)한 애정으로 서울에서 귀한 백송 묘목을 구해 와서 불영사 뜰 한쪽에 옮겨심기 직전에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 한 장은 자칫 잊히기 쉬운 울진 지역 천년고찰인 불영사의 작지만 소중한 역사와 문화의 단면을 증명하는 것으로 가치가 뛰어나다.
수성스님은 자신이 운영하는 ‘정토사 삼장원’이라는 카페에서 불영사에 심은 백송과 관련하여 “이 백송을 모두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며 잘 키워서, 향후 몇 백 년 후에는 이것 또한 울진의 명물로 길이 후대에 전해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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