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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은어(銀魚) 보행교 밑 남대천...‘도 넘은 오염으로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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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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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행교 개통 한달째, 다리 밑 하천 썩으면서 역겨운 악취 풍기고...생활 쓰레기 더미에 물고기 사체 둥둥 떠다니며 혹취 유발해

여과 과정 거친 울진군위생처리장 방류수도 오염 가중에 한몫...관광․시설물 통합 관리 위한 울진군청 각 부서 유기적 협조 절실


은어 보행교 아래 남대천이 심각한 수질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울진읍 남대천 보행교, 일명 ‘은어(銀魚) 아치 보행교’ 아래를 흐르는 하천이 생태 관광 울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심각한 수질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울진읍 읍남리(말루)와 근남면 수산리를 잇는 보행교는 관동팔경 녹색경관길을 이어주는 다리로 내․외지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사진 애호가들 또한 은어 아치를 배경으로 하는 해돋이 촬영 장소 등으로 즐겨 찾고 있지만, 이곳은 폐수와 각종 쓰레기로 인해 하천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검게 변한 채 악취를 풍기며 썩어 들어가고 있다. 


외견상 그럴듯하게 보이는 은어 보행교와 황어 사체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생활 쓰레기에 더해 바다와의 통수로(通水路)가 없어 상류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고인 채 썩으면서 발생하는 녹조 현상은 하천의 오염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시급하게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고, 악취를 뿜어대는 관광 코스가 외지인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기억될지는 뻔하다.
  
은어의 형상을 주제로 한 보행 전용 교량인 남대천 보행교는 울진군이 국비를 포함한 4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남대천 생태 하천 조성 사업의 하나로 건립해 지난 4월 중순에 개통했다.
  
◆상징성이 큰 울진읍 남대천을 가로질러 놓인 은어 보행교를 멀리서 바라보면 꽤 그럴듯해 보인다.  
  
2013년 2월에 공사를 시작하여 2015년 3월 말경에 완공된 243m 길이, 3m 폭의 은어 아치교는 1등급 내진 설계까지 갖추고 있다.


말루마을 초입의 관동팔경 녹색경관길 철제 계단은 담쟁이 넝쿨로 뒤덮여 있어 보행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근남면 수산리 엑스포공원 북쪽 진입부에서 울진읍 읍남리 말루마을을 연결시켜 주는 은어 보행교는 관동팔경 녹색경관길의 단절된 구간을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 발짝 비켜서서 들여다보는 하천은 각종 오염원에 뒤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하고, 코를 찌르는 악취와 함께 시커먼 부유물로 뒤덮여 있다.
  
뿐만 아니라, 하천변과 제방 곳곳에는 비닐봉지, 낡은 운동화, 크고 작은 병, 깡통, 화장지 등 다양한 종류의 생활 쓰레기가 뒤섞여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황어 등의 물고기 사체가 오염된 수질을 증명하며 둥둥 떠다니고 있다

또 물속에는 오염된 수질을 증명이라도 하듯 황어(黃魚) 등의 물고기 사체가 둥둥 떠다니거나 물속에 가라앉아 혹취를 내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죽은 생선도 즐겨먹는 것으로 알려지는 갈매기지만, 말루 해안 백사장에 무리지어 앉아 있는 갈매기조차 황어 사체는 외면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운동 삼아 은어 아치교를 즐겨 찾는다는 주민 K(63세. 울진읍)씨는 “날씨가 저기압일 때면 다리 아래에서 올라오는 역겨운 냄새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기분 좋게 나섰던 산책길이나 운동 길이 오히려 하루 기분을 잡치게 하는 일이 잦다. 울진군은 교량을 놓기에만 급급했지, 보행자의 쾌적한 보행 환경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돈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닐 텐데, 멋진 다리에 걸맞게 주변 환경도 깨끗해야지 않겠는가?”라고 질타했다. 
  
끝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은어 아치 보행교 주변의 다양한 오염원이 관광 울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은 자명해 보인다.  


관동팔경 녹색경관길을 찾는 수많은 외지인들에게 오염된 울진의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될지는 뻔하다

◆은어 보행교는 해안권 발전 시범 사업인 관동팔경 녹색경관길의 울진 구간을 연결하는 기능을 겸한 조금은 특수한 성격을 지닌 교량이다.
  
관동팔경 녹색경관길 사업은 강원도 고성군 대진등대 일원에서 해안 길을 따라서 울진군의 월송정까지 남한 지역에 위치하는 6개소의 관동팔경을 연결하는 약 330km의 도보 길로 조성됐다.
  
그런데 북→남 방향으로 은어 보행교에 이르기 전의 녹색경관길 또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도보 길을 걷는 내․외지인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공세항을 지나 말루마을을 연결하는 초입의 철제 계단 길은 녹슨 채로 방치되어 있다시피 하고, 그마저도 왕성한 세를 자랑하는 담쟁이 넝쿨로 뒤덮여 있어 보행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언제 사용했는지도 모를 군사시설 ‘해안 즉각 조치 사격장’은 도색이 벗겨진 흉한 몰골로 방치되어 있다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사로 내부에는 쓰레기가 잔뜩 뒤섞여 심한 악취를 내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철계단과 은어 보행교를 잇는 길가에는 언제 설치했는지도 모를 육군 0000부대의 ‘해안 즉각 조치 사격장’이 군데군데 허물어진 채 방치되어 있다.
  
벽돌로 쌓은 사격장 사로(射路)는 국방색으로 칠한 도색이 얼룩덜룩하게 벗겨지고, 한 초소는 전면 유리창이 깨지고 시뻘겋게 녹슨 철조망 아래 언제 사용했는지도 모를 자물통이 매달려 있어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또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한 사로 내부에는 쓰레기가 잔뜩 뒤섞여 심한 악취를 내뿜으면서 사나운 몰골을 하고 있다.
  
이렇듯 무관심하게 방기되어 있는 철계단과, 흉한 폐기물로 방치되어 있는 사격장에 더해, 시커멓게 썩어 들어가는 하천에서 쉼 없이 올라오는 악취를 맡으면서 은어 보행교를 오가는 외지인들에게 관광 울진의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될지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은어 보행교 지척에 위치한 울진군위생처리장의 방류수 또한 남대천 수질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울진읍은 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일부 가정용 하수와 빗물은 여전히 남대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런 사실은 발품을 조금만 팔면 울진읍내 곳곳에서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결국 정식으로 하수처리장으로 가지 못한 오수와 빗물 등이 여과 없이 남대천으로 흘러들어서 모이고, 이 또한 바다로 들어가는 물길이 가로막히면서 고인채로 그대로 썩어 들어가는 것이 현 수질 오염의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또한 엑스포공원 인근으로 산책이나 운동, 드라이브를 나온 일부 주민들이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는 하천변의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은어 보행교 지척에는 1998년 7월에 가동을 시작한 ‘울진군 위생처리장’이 위치하고 있다.
  
주민들이 흔히 ‘똥공장’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울진군민들이 배출하는 분뇨(糞尿)를 수거하여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위생처리장은 2012년 기준으로 시설 용량이 1일 50㎥지만 실제 1일에 처리하는 양은 52㎥로써, 시설 용량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에서는 액상부식법을 통해 부식시킨 분뇨를 여과 과정을 거쳐 남대천으로 방류하고 있다.
  
위생처리장은 평소는 물론 기압이 낮은 날이면 남대천 건너 마을인 말루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두통에 시달릴 만큼 심한 악취를 풍긴다.
  
지역 주민들 다수는 위생처리장이 분뇨에서 나오는 악취 제거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는 있다고 하지만, 실제 처리할 수 있는 용량보다 더 많은 양을 처리한 후 여과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남대천으로 방류하는 만큼 남대천 하류의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주민 K(63세. 울진읍)씨는 “예전에 위생처리장을 처음 만들 때 하천의 오염 방지를 위해서 여과 처리된 물을 울진군청 간부 공무원들에게 한 컵씩 마시고 퇴근하도록 한다는 풍문이 있었다. 아니 할 말로 그런 제도를 실제 적용한다면 아마도 사정은 확 달라질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위생처리장에서 하천으로 방류하는 물이 남대천 하류 오염의 최고 주범이다”고 지적했다.


바다와 통수가 되지 않아 상류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고인 채 썩으면서 하천 오염을 가속화하고 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수질 오염이 심각한 남대천 하류는 혹취를 풍긴다

◆울진군은 현재 ‘남대천 생태 하천 조성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은어 보행교 일원을 포함한 남대천 일원에서 하천 시설 개․보수와 하도(河道) 개선 작업을 시행중이다.
  
울진읍 읍내리~근남면 수산리 3km 구간에서 실시하는 생태 하천 조성 사업은 74억여원의 예산으로 식생 블록과 자연석 쌓기, 쉼터와 초지 조성 등의 친수 공간, 자전거 도로 4.8km 등의 시설을 조성하게 된다.
  
그러나 남대천의 생태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을 세밀하게 규명하고, 오염원에 대한 철저한 개선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친수 공간’ 또는 ‘생태 하천’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는 장밋빛 청사진은 결국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나아가 남대천 일대에 산재한 다양한 관광 코스를 한데 묶어 전문적으로 총괄하면서 생태 관광 울진의 구호에 걸맞은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관광․시설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담 부서의 신설 내지 울진군청 각 부서의 유기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절실해 보인다. 


현재 남대천생태하천조성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유기적 체계 구축 없이는 이 또한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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