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산터널·대흥6교 동시 시공, 계곡 하류 200미터까지 피라미·버들치·퉁가리 집단 폐사

대흥6교 시공 현장. 교량삐아(다리발) 작업이 한창이다. 왼쪽 아래쪽이 광천의 지류(支流) 계곡이다
국도 36호선 건설 구간인 울진읍 대흥리 금산터널 공사 현장 주변 계곡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되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월 15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800여 미터 길이의 금산터널과 126미터 길이의 대흥6교 시공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공사장 아래 계곡 곳곳에는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피라미, 퉁가리, 버들치 등의 민물고기가 눈에 띄었다.

폐사한 물고기 사체(피라미, 퉁가리, 퉁가리와 버들치, 피라미)
계곡이 뿌연 회색빛으로 정체불명의 거품까지 둥둥 떠다녀 수면 아래가 잘 보이지 않고, 갈수기에는 물고기가 빨리 부패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실제로 폐사한 물고기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 현장에서 하류 쪽으로 200여 미터까지는 흔한 민물고기 한 마리 찾아볼 수 없는 대신, 공사장에서 내려온 회색빛 흙탕물이 형성한 진흙뻘층으로 뒤덮여 있다.


계곡은 뿌연 회색빛으로 정체불명의 거품까지 둥둥 떠다녀 수면 아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장 시공 업체는 하류로 흙탕물이 유입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오탁방지망 2곳만 설치했을 뿐, 침사지나 침전조 등의 시설은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다.
게다가 오탁방지망 2곳은 설치 이후에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흙탕물이 고스란히 아래로 흘러내려가며 수서 생태계 파괴와 수질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오탁방지망은 관리 부재로 흙탕물이 고스란히 아래로 흘러내려가며 수서 생태계 파괴와 수질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사현장에서 떠밀려 내려온 진흙이 계곡 전체에 두꺼운 뻘층을 형성하고 있다
물고기 폐사 사실을 본지에 제보한 Y모(71세)씨는 “이 계곡은 광천의 지류로 천연기념물 수달이 서식하는 청정한 곳이다. 수질 오염에 따른 생태계 파괴는 안중에도 없는 공사 현장을 우연히 보고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며, “당장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더 이상 계곡의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 하류 생태계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평소 일반인의 통행이 뜸한 외진 곳이니까 수질 오염 정도는 신경 쓰지 말고 대충대충 하자는 식으로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혹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며,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이라도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겠는지 공사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폐수처리시설에서 바라본 금산터널 공사 현장

터널폐수처리시설. 이곳에서 처리된 물은 계곡으로 방류된다. 공사 관계자는 이 시설이 기계적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고 밝혀, 계곡 오염의 원인 작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6월 17일, 울진군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과 다시 금산터널 공사 현장을 찾았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계곡의 수질 오염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시인하면서, “터널 내부의 오염된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화 약품이 자동으로 투입되는데 가끔씩 기계적인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고 밝혀, 터널 폐수 처리 시설의 오류로 인한 약품 과다 투입 등의 문제가 계곡수 오염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또 현장 관계자는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오탁방지망에 대한 지적에 “빠른 시일 내에 보수·보강하고, 침사지나 침전조 등을 새로 설치하여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울진군청 관계자는 물고기 폐사 원인에 대해 터널 폐수를 처리하는 폐수처리시설의 오작동 또는 터널 굴착 과정에서 생기는 암버럭(암 파쇄 후 남는 조각)에 비소 등의 특정 물질이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폐수 처리 시설의 오작동이 오염원의 하나일수도 있지만,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굴착암에 비소 등의 특정 물질이 섞여 나와서 계곡으로 흘러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계곡에서 올려다본 대흥6교 시공 현장
이에 울진군은 “공사 현장 상류와 하류의 진흙층을 각각 비교 샘플로 채취한 후 전문 검사 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해 물고기 폐사의 원인 분석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금산터널 현장의 환경오염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오탁방지망 등 환경 보호 시설의 실효성 있는 운용을 철저하게 지도 감독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울진군 관내에서 진행되는 36번국도 현장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 지도 점검을 펼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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