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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 울진군 청사(廳舍)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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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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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는 사진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 1972~75년에 촬영된 울진군청 전경 사진이다.
  
사진 속의 구호 가운데 ‘총화 유신의 해’라는 슬로건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사진은 최소 유신 헌법이 공포된 1972년 이후에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유신(維新)’은 1972년 10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특별 선언에 이어 국민 투표로 확정된 새로운 헌법 개정안을 통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들을 살펴보면, 관공서 냄새가 물씬 풍기는 2층 콘크리트죠 건물의 울진군 청사를 두꺼운 담장과 철망이 육중한 무게감으로 둘러싸고 있다.
 
양복과 코트, 가죽점퍼 등을 걸친 일단의 사람들이 울진군청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 한쪽으로 치워진 얼룩진 눈 속에 양철 휴지통이 자리하고 있는 군 청사 전체 전경 사진과 두꺼운 옷을 걸치고 군청 앞을 지나는 사람들, 바짓단을 양말 안으로 집어넣고 들것 등을 나르며 민방위의 날 종합 훈련을 하고 있는 군청 직원들, 국제연합의 상설기구인 유니세프(unicef)에서 지원한 것으로 보이는 ‘울진군립병원’이 새겨진 구형 지프차 등의 이색적인 풍경은 말없이 그 시절의 사회․문화 단면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한산한 비포장 도로 좌우에는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목조 전봇대가 지난 시절의 낭만을 더하면서도 을씨년스럽다. 
  
군 청사 건물 전면 곳곳에는 세계 최빈국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비약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생산된 경제 개발 및 안보와 관련한 다양한 구호와 슬로건이 정감어린 손 글씨체로 내걸려 있다.
  




 ‘~작전 완수’, ‘추곡 수매 8000석을 11월중에 달성하자’, ‘일시에 쥐약 놓아 남은 쥐 모두 잡자’, ‘총화 유신의 해’, ‘멸공 방첩’, ‘근면 자조 협동’, ‘일하는 농촌, 수출하는 어민, 잘사는 울진’, ‘유신 과업 실천하자’, ‘쌀 3400-11만석 돌파 작전’ 등의 거창한 문구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한창 탄력이 붙을 당시에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구호였다.
  
한편, 본지 [울진뉴스] 2006년 12월호에 게재된바 있는 ‘일시에 쥐약 놓아 남은 쥐 모두 잡자’ 현수막이 붙은 사진 한 장은 1970년대 초반의 울진군청(사진 오른쪽 뒤 각진 건물) 앞을 가로 지르는 비포장도로와 길을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복색, 사라지고 없는 각종 가게 간판 등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또 한 장의 사진은 본지 [울진뉴스] 2009년 2월호에 소개됐던 것으로 일제강점기의 울진군 청사 전경 사진이다.
  
이 사진은 목조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일본풍의 울진군청 정문 좌우에 단발을 한 일단의 사람들과 삿갓과 갓, 중절모를 쓴 사람이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개하는 사진 속에 등장하는 ‘유신’과 경제 관련 구호․슬로건 등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것이다.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대통령 직무대행(1962~1963년)을 수행하던 당시인 1962년에 정식으로 출범한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1996년 7차에 걸친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대한한국 헌정 사상 7차로 개정된 제4공화국의 헌법인 유신 헌법은 1972년 5월초부터 개헌 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그 해 10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은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 해산, 정당과 정치 활동 금지, 헌법의 일부 효력 정지와 비상국무회의에 의한 대행, 새 헌법 개정안의 공고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 특별 선언’을 발표했다.
  
이어서 10월 27일 평화적 통일 지향, 한국적 민주주의의 토착화를 표방한 개헌안이 비상국무회의에서 의결․공고된데 따라 11월 21일 유신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92.9%의 투표율에 91.5%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이에 따라 박정희 대통령은 12월 27일 제8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한편, 유신헌법을 공포함으로써 유신 체제를 수립한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울진군 청사 전경 사진들은 이렇듯 시대적 격동기에 촬영된 것으로, 군 청사 전면에 내걸린 각종 구호와 슬로건에 더해 관공서 특유의 딱딱한 무게감을 엿볼 수 있는 건물 외관 등이 지금의 시선으로 볼 때도 꽤나 사실적이고 특이하다.
  
그런 면에서 당시의 역동적인 시대 상황과 사회․문화상을 부분적으로나마 읽을 수 있는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지극히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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