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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온정면 차도 개설·노선버스 운행 기념

  • 입력 2015.11.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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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1954년경 평해읍에서 온정면 소재지로 연결되는 차도(車道) 개설과 함께, 울진~온정간 노선버스 운행을 기념하며 촬영된 것이다.

백암 여관(현 백암온천호텔피닉스)을 배경으로 촬영된 사진 속의 버스 전면 상부 유리창에는 ‘급행’이라는 글자가 친숙한 손 글씨로 새겨져 붙어 있고, 조수석 전면 유리창 하단부에는 행선지가 ‘울진’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버스 앞쪽으로는 아홉 명의 인물이 제각각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제일 오른쪽에 서 있는 인물이 사진을 제공한 황지성 백암온천호텔피닉스 회장의 작고한 부친인 황국문(黃菊文)씨다.

황국문씨는 면의회(面議會) 의원(議員), 면의회 의장, 온정면 선출직 면장(面長)과 임명 면장 등을 역임했던 인물로, 격변의 시대를 살면서 당시 시대가 요구하던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도 동시에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머지 인물들 가운데 몇 명은 당시 온정면 지역의 유력 인사들로 보이고, 중간의 젊은 여성과 제일 왼쪽에 선 남성은 옷차림 등으로 살펴볼 때 버스 차장(車掌, 안내양)과 운전기사로 추정된다.

현재의 눈높이에서 살펴볼 때 제일 이색적인 것은 버스의 외관이다.
버스의 전면 유리창이 지금처럼 통유리로 되어 있지 않고 세 쪽의 유리를 붙여서 제작한 형태로, 특히 유리창이 달려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중간의 공간은 유리 대신 철판으로 막혀 있다.

마치 보트의 조타실과 흡사한 모양을 하고 있는 버스 정면 유리창만 놓고 보면,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후 1960년대 초반까지 서울 등지에서 운행됐던 전차의 전면부 또는 목탄(木炭) 버스의 구조를 닮아 있다.

각종 자료는 해방 당시의 버스는 모두 군용 트럭을 펴고 두들겨서 만든 것으로, 부품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조립과 고장 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기록으로 짐작할 때, 6.25 한국전쟁이 휴전된 지 1년 후인 1954년에 촬영된 이 사진 속의 버스 또한 목탄버스나 군용 트럭을 개조한 버스일 가능성이 높다.

기록에 따르면, 미군이 폐차한 자동차 차대(車臺, 섀시)에 양철 드럼통을 자르고 펴서 두들겨 만들고, 일본 이스즈자동차(いすゞ自動車)에서 직수입한 디젤엔진을 얹었던 국산 디젤버스 1호는 1950년대 말에 제작된 ‘시발(始發) 자동차’의 시발 디젤버스이다.

1955년 미군들이 쓰고 버린 폐차의 부속을 뜯어내어 개조하고, 구하기 쉬웠던 양철 드럼통을 잘라 펴서 차체를 만들어 씌워 국산 자동차를 제작했던 시발 자동차는 여전히 한국 자동차 업계의 명차 메이커로 남아 있다.

공식 상표 엠블럼이 순 한글로 ‘ㅅㅣ-ㅂㅏㄹ’이던 시발자동차는 미군들의 지프 부속을 이용한 택시, 자가용, 용달 픽업트럭에서부터 미군의 트럭 부속을 이용한 버스까지 만들었던 회사였다.

그러나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일본 이스즈자동차와 제휴하여 대형버스와 트럭을 도입해 생산하려고 무리하게 투자하는 등의 곡절을 겪다가 결국 1963년 회사가 문을 닫았다.

소개하는 사진은 1950년대를 전후한 시기의 울진 지역 교통사(交通史)와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사진 제공. 황지성 백암온천호텔피닉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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