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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천사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삼일공공형어린이집’ 강다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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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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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


학기 초 부모님 곁을 떠나는 두려움에 영아반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어린이집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어느새 훌쩍 자라 선생님 품으로 달려와 방긋 눈웃음 인사와 애교까지 넘치는 미소로 반겨준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그리고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며 활기차게 하루의 문이 열린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즈음 안전하고 쾌적한 시설로 아이들에게는 안정감과 부모님에게는 불안감을 덜어주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아침 발걸음이 바쁘다. 각반 아이들의 건강 체크와 급식(식자재) 체크,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담임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계획된 하루 일과표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 후 원장은 자신의 시간을 가진다. 

창문 너머로 보고 있노라면 선생님과 눈을 맞추며 노래와 율동을 열심히 따라 하는 아이, 열심히 선생님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질문에 손을 들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아이, 가을 햇살 아래 친구와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 순수함과 천진스러움이 가득한 공간에 꿈과 희망이 그리고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곳 ‘삼일공공형어린이집’은 강다연(45) 원장의 일터이다.

아이들을 가르친 횟수가 올해로 25년째인 강 원장은 아이들의 눈빛만 보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을 정도다. 내 아이들을 대하듯 원아들에게 똑같이 사랑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득되었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이 많다고 그녀는 손사래를 친다.  
  
45년을 죽변에서...

강 원장은 1남 4녀 중 차녀로 죽변에서 태어나서 죽변을 한 번도 벗어나 살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학교도 초·중·고 모두 죽변에서 나왔다. 1990년도 죽변고 상과를 졸업할 무렵 친구들이 대학 진학 등 입시 준비를 할 때 그녀는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은행 입사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때마침 친구 언니가 아르바이트하면서 시험 준비를 해보라며 주산 부기 학원을 소개해 주었다. 

조금 망설여졌지만 어린 마음에 돈도 벌고 취업 시험에 도움이 많이 될 듯하여, 강사를 구할 때까지만 일하겠다고 승낙을 했다. 학원은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체계가 잡히지 않아 어수선했지만, 강 원장이 보조 교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몇 달만 일하면 되는 줄로 알고 시작했는데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내가 주인이라는 심정으로 학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운영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고 원장님의 업무도 본의 아니게 맡게 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학원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쯤, 미취학 아동들을 돌보는 학원들의 숫자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학원장은 유아반까지 개설했다. 조금씩 규모가 커지면서 강 원장은 학원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아울러 유아반까지 책임지고 운영하며 경리 업무까지 맡아서 일하다 보니 늦게까지 근무하는 날이 늘어갔다.

  
인생의 가장 큰 선물

강 원장은 그러면서 당시 학원 주인인 허인석(54)씨와 함께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학원 운영에 관해 서로가 머리를 맞대어 의논하고, 차량 운행 때문에 늦은 시간에 함께 퇴근하기도 하고, 자연스레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했다.

강 원장과 인석씨는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그녀의 나이가 23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정을 이룬 이후에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노련하게 학원 운영을 하였다.

하지만 결혼 초기에는 컴퓨터 보급으로 주산·부기 등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학원이 어려워졌다. 속셈 학원을 국·영·수 과목 위주의 보습학원으로 체계를 바꾸고 학부모와 학생들을 통해 홍보에 나섰다. 또한 동회관을 빌려 운영하던 유아반도 유치원 교육과정으로 전환시켜 원아들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다녔다.

열심히 노력하고 뛰어다닌 만큼 성과들은 뒤따랐다. 제대로 자리를 잡아갈 무렵 ‘동회관’에서 임대하여 사용하던 유아반 학원을 비워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당장 마땅한 자리도 없고 재정적인 부분도 넉넉하지 못해 부부는 고민에 빠졌다. 다행히 시아버님이 본가를 수리하면서 2층에 유아반이 들어갈 수 있는 학원을 짓게 허락해주셨다.

5남 1녀의 장남인 남편 인석씨는 부모님을 모셔야 했다. 강 원장은 맏며느리라는 책임과 의무 아닌 의무를 느끼며, 집안 살림을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신혼 때 학원과 집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살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시어머니가 일하시면 마음 편히 보고 있을 수 없어 못하는 솜씨지만 집안일을 거들기가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래도 시부모님은 나이 어린 며느리가 고생한다며, 늘 챙겨 주시고 예뻐해 주셨다고 한다.

  
학원 이전... 할 일은 두 배

속셈학원을 운영하던 ‘죽변청년회 건물’이 97년도에 들어와 계약이 만료되어 학원을 비워줘야 했다. 청년회 건물과 본가 2층 유치원 등 두 곳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불편한 것이 많았다. 이번 기회에 유아반과 학원을 합쳐보려고 규모가 좀 큰 곳으로 알아봤지만, 재정 상태가 그리 넉넉하지 못해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 반지하 건물이지만 평수가 제법 넓은 곳으로 옮기게 되면서, 학원과 유치원을 한곳에서 운영하게 되었다. 오전에는 유치원 반을 운영하고, 오후에는 초등학생들을 가르쳤다. 건물 특성상 여름철 곰팡이 등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하는 학부모님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주변 환경과 위생에 늘 신경을 쓰면서 학원을 운영했다.

당시 생수가 그리 흔하지 않은 때라 아침마다 물을 꼭 끓여서 먹였으며, 아이들 식사도 청결을 최우선으로 두고 직접 준비했다. 다른 학원들보다 지리적, 환경적으로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열심히 일하며 아이들을 잘 지도한다는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자연히 원생들의 늘어갔다.

조금씩 형편이 좋아지면서 여유가 생길 무렵 시아버님이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시아버님이 왼쪽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면서 거동이 불편했다. 인석씨는 아버님을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는 일과 몸에 좋다는 약, 음식 등을 구해 드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인석씨가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족한 자리를 채우는 것은 강 원장 몫이 되었다. 다행히 병석에서 일어나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시아버님은 병세가 빠르게 호전되었다. 곁을 지키며 병시중을 해주시던 시어머님이 많이 수월해지면서 인석씨도 학원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강 원장은 5년 정도를 유아반과 통합 운영하면서 “보다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자, 마땅한 곳으로 학원을 옮겨 멋지게 꾸며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러 곳을 물색하고 원하는 위치에 건물이 나와 계약 단계에 들어갔다가도 이상하게도 일이 꼬여 성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석씨는 누군가 감자밭을 판다고 해서 먹은 마음 없이 보러 갔다가 우연찮게 계약을 하고 말았다고 한다. 노년에는 가까운 텃밭에 농사라도 짓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가격도 적당하고, 주인과 흥정도 잘 이루어져 생각지도 않게 밭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러나 학원을 운영할 적당한 건물이 나오지 않아 마음은 자꾸 조급해져 갔다. 우연히 뉴스에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정부 지원금을 주게 될 것이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앞으로는 학원에서 유아반을 운영하는 것은 힘들어질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 계획을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학원에서 어린이집으로 전환

 
 경북전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사진
강 원장은 학원보다 어린이집 개원을 위해 서서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교사 자격증도 필요했기에 당시 후포에 있던 경북전문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을 했다. 학원을 마치고는 저녁에는 동기들과 카풀을 해가며 부지런히 다녀, 자격증 취득과 학업을 마치게 되었다. 

주경야독을 통해 부족한 공부를 채우고 있을 때, 인석씨는 틈틈이 어린이집 개설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개원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건립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구입한 현재의 위치에다 어린이집을 짓게 되었다.

2002년 초순경 공사를 시작해 11월 경에 완공하려고 했지만, 레미콘 차량 등 공사와 관련해 동네 주민들의 민원을 넣어 공사가 수시로 중단되기도 하였다. 또한 비행장 인근에 건립되면서 군부대에서 고도 제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어린이집 개원까지 힘든 일이 한두 건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연을 뒤로하고 겨우 2003년 2월쯤에 어린이집 개원을 하였다. 하지만 원아모집 현수막도 제대로 걸지 못하는 등 어린이집 원아들을 확보하지 못해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원망과 야속함, 재정적인 손실 등 교사들을 미리 다 확보한 상태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을 끓였던 그때 일을 생각하면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또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아이들이 물을 많이 사용하면 식수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동네 주민들이 수도관을 연결하지 못하게 해서 1년 동안 이웃집 어른의 도움으로 그 집 수도에다 호수를 연결해 사용하는 등 웃지 못할 사연도 있었다.

힘든 사연과 모진 시험들을 통과해 어린이집을 오픈했지만, 문을 열고도 행정적인 절차를 잘 몰라 밤을 새워가며 배우고 물어가며 익혀 나갔다. 학원 운영과 어린이집 운영은 행정 절차가 확연히 달랐으며, 교사들의 인원도 많아지면서 의사소통 등 초창기 많은 어려움 속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였다.
  
공공형어린이집으로 지정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교사들의 교육의 질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제일 어려웠어요.” “서로가 원하는 부분에 차이가 있어 민간 어린이집이라 경제적으로 조율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등 서로에게 힘들었어요.” “다행히 우리 어린이집이 2011년도부터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전환되면서 교사들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었어요.”

그때 경북 도내 70군데 어린이집을 선정했으며, 울진군에는 2곳이 선정되었다고 했다. 강 원장의 삼일어린이집이 그중 한곳이다. 교사들 봉급이 기본급으로 지급되던 것이 호봉제로 전환 되고 연금과 퇴직금까지 수령하는 등 교사들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었다.

“특히 이곳은 농어촌 지역이라 교사들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지자체에서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를 지원해줌으로써, 교사들의 이직률이 많이 줄어들었지요.” “보다 질 좋고 경력 있는 교사들과 서로 의지하고, 소통함으로써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어요.”

‘공공형 어린이집’은 3년이 지나면 많은 규정과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거쳐 새롭게 지정받아야 한다. ‘삼일공공형어린이집’은 올해 어려운 과정을 뚫고,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재선정’되었으며, 평가 인정을 위해 교사들이 수고하고 노력한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어린이집 1년은 너무나 바쁘다. 봄이 되면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에 새순이 돋는 것처럼 어린이집에서도 새로운 단장으로 예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학기 초 부모님의 곁을 떠나지 못해 손을 놓지 않으려는 울음소리, 떼를 쓰며 보채는 아이들도 한 주가 지나고 나면 새로운 환경에 관심과 새롭게 만난 친구들에게 손을 내밀면서 공동체 생활에서의 질서와 규칙을 배워가는 적응 기간을 가진다.

이 기간이 끝나면 영아반 아이들은 조금씩 부모님과의 곁에서 어린이집 환경에 더 많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 유아반 아이들은 형님들처럼 의젓함과 스스로 자신의 일을 척척 알아서 하려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연둣빛 잎이 초록으로 변하고 꽃이 피면 아이들이 있는 교실에도 고운 노랫소리와 작은 몸짓의 율동이 펼쳐지고 해맑은 웃음소리가 어린이집 생활 공간을 꿈의 공간으로 만들어 간다. 그동안 그녀의 배움터에서 자란 아이들이 이제는 성인으로 자라 사회의 한 일꾼이 되어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으리라 믿는다.



사회활동에도 적극적

강 원장의 일터인 죽변은 부모의 손길이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나누어 주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우연히 실천할 수 있는 봉사단체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수요일 아침마다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집으로 아침밥을 배달해 주는
‘사랑의 도시락 배달’을 몇 년째 하고 있다.

울진 지역에서도 죽변은 아직도 복지가 열악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대한적십자 모임에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지역의 재난과 구호 현장에 한걸음 앞서 달려가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실천하는 마음을 갖고 바쁜 와중에서도 틈틈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동안은 시간에 쫓기어 친목 만남이 없었던 그녀는 작은 딸아이가 울진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1학년 학부모회 회장을 시작으로 학교 일에 관심을 갖고 아이들의 고민과 여러 가지 정보들을 학모들과의 만남을 통해 해결하고 부모들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지금은 3학년 학부모회장을 맡아 조금 더 바쁜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다. 대학 입시 등 제일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러 넣어줄 수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 또한 어머니 배구회 등 학교 일에 적극적인 참여와 봉사활동을 통해 학교와 아이들에게도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뒤돌아보면 힘들고 고단한 길들을 걸어왔고 그 길들을 혼자서가 아닌 가족이 있었기에, 그리고 주위 분들로부터 도움과 사랑을 받았기에 이만큼 자리를 잡고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나중에 커서도 사랑을 아낌없이 나누어 줄 수 있다고 한다.


미소가 울타리를 넘어

강 원장이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전해지기에 그녀의 어린이집에는 믿음과 사랑이 그리고 꿈이 실현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린이집 화단에 울긋불긋 곱게 물든 나뭇잎들처럼 예쁘고, 앞으로 귀한 인물로 자라날 아이들을 늘 웃으면서 맞이한다고 한다.

한참 익어가는 홍시처럼 아이들의 두 볼에도 통통히 오른 밝은 미소가 환하게 울타리 안을 휘감을 때 그녀의 일터엔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는 선생님들의 따뜻한 손길과 그 품 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손길이 가을 바람처럼 포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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