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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미역짬 기세 닦기 작업

  • 입력 2016.01.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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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1960년대 후반 내지 1970년대 초반에 울진 지역 어민들이 연안 어장에서 미역짬(미역바위)을 ‘기세(磯洗) 닦기’하는 광경을 촬영한 것이다.
  
바닷가에 살면서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온 울진 지역 어민들은 해마다 입동(立冬) 무렵이면 미역 포자가 잘 붙도록 하기 위해 조간대(潮間帶)에 자리 잡고 있는 미역바위를 닦았다.
  
조간대는 만조(滿潮)때면 바닷물에 잠겼다가 간조(干潮)때면 물 밖으로 드러나는 해안선 사이 부분으로 보통 물속 1.5~2미터 정도를 말한다.
  
이 조간대는 대부분의 생물들에게는 혹독한 환경이 되지만, 오히려 자연의 신선한 바람과 햇볕을 적당하게 받을 수 있어 미역이 성장하는 데는 최고의 환경이 된다.
  
어민들은 또 10월 보름이면 춘궁기(春窮期)와 추궁기(秋窮期)에 생명을 부지해주는 중요한 식량이자, 삶을 담보해주는 생명줄이던 미역 풍년을 빌면서 ‘짬고사’를 지냈다.
  
기세 닦기로 불리는 미역바위를 닦는 작업은 짬에 붙어 있는 잡초와 오물을 깨끗하게 제거해줌으로써 미역 포자가 잘 붙도록 해 더 많은 미역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기세 닦기는 동네 어촌계별 품앗이로 좋은 날을 잡아서 ‘낫대’와 ‘씰개’라는 연장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다.
  
‘낫대’는 괭이를 곧게 펴놓은 형태를 하고 있어 웃자란 해초를 벨 때나 짬에 촘촘하게 박혀서 자라는 해초, 홍합, 따개비 등을 제거할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씰개’ 또한 괭이를 곧게 펴놓은 형태를 하고 있지만, 끝이 뭉툭해서 미역짬에 붙은 이끼류의 해초를 긁어내거나 홍합 등을 깨부숴서 떨어뜨릴 때 유용하게 쓰인다. 
  
이런 작업을 거쳐 이듬해 봄에 생산되는 미역은 마을 공동의 재산으로 마을 주민들이 공평하게 나누었고, 일부는 마을 공동 운영 기금으로 적립했다.
  
울진 바닷가 마을에서 생산된 우수한 품질의 미역은 울진과 봉화 지역의 물화(物貨)를 장시(場市)를 통해 연결하던 보부상인 바지게꾼들의 지게에 실려 십이령(十二領) 고갯길을 넘어서 내륙 곳곳으로 팔려 나갔다. 
  
언제부턴가 짬고사는 더 이상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지만, 오랜 시간 이어져온 기세 닦기는 지자체의 예산 지원까지 받아가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진을 살펴보면, 40여 년 전의 미역바위 닦기 작업도 현재의 작업 형태와 별반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낫대와 씰개를 이용하여 미역짬을 닦아내는 어업인들 사이를 오가면서 작업하는 ‘뗏마(덴마)’선은 이색적인 광경으로 눈길을 끈다.
  
노(櫓)를 사용하여 전후좌우로 이동하는 소형 목선 전마선(傳馬船)인 뗏마는 지금은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배이다.
  
사진 속 기세 닦기 작업에는 20여명의 작업자들과 여섯 척의 뗏마가 보인다.
  
특히 앞쪽 뗏마에서는 한 사람이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반원뿔 모양의 나무로 만든 수경(水鏡)으로 물 아래쪽에 잠겨 있는 미역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또 다른 뗏마는 미역짬 가까이에 붙어 기세 닦기 작업을 거들거나,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지켜보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사진은 지금으로부터 40~50년 전 울진 지역 해안가에서 이루어진 미역짬 기세 닦기 작업을 촬영한 것으로, 면면히 이어져온 지역의 어업사(漁業史)와 시대상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예전 특정 시기의 생활상과 향토상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사진 한 장은 시대를 대변하는 소중한 자료로서의 가치에도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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