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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광리 황장봉계표석은 시차를 달리해 만들어졌다?

  • 입력 2016.05.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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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에서 발견된 2개의 황장봉계표석 명문 내용과 매우 흡사한 기록의 문헌 자료가 있어 주목된다.
바로 『관동지(關東誌)』이다. 1829년에서 1830년간 발간된 것으로 알려진『관동지』에는 황장봉산으로 지정된 울진을 비롯해 강원도 19개 읍(邑) 41곳과 평해(平海) 등 7개 읍의 무봉산(無封山 : 당초 봉산으로 지정됐다가 폐지된 곳으로 생각된다)의 내용이 표기되어 있다. 울진군은 1963년 이전에는 강원도에 속해 있었다.

『관동지』가 주목되는 것은 그동안 울진에서 발견된 2개의 황장봉계표석 명문의 내용과 『관동지』권14, 총록(總錄) 상, 황장조(黃腸條)에 보이는 울진의 황장봉산 관련 기록이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또 만약 그 연관성이 인정된다면『관동지』에 구봉산(舊封山), 신봉산(新封山)이라고 표현된 용어에서 두 표석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해 그 의미가 높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울진지역의 황장봉산에 대해서는『속대전(續大典, 1746년)』에 1곳, 『만기요람(萬機要覽, 1808년)』에 3곳,『대동지지(大東地志, 1864년)』에 1곳이 있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구체적 내용의 언급이 없어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울진소광리 황장봉계표석(黃腸封界標石.소광리 산 262)

다행스럽게 울진군에는 현재까지 2개의 황장봉계표석이 발견됐다. 지난 1994년 경북도 문화재(300호)로 지정된 울진소광리 황장봉계표석(黃腸封界標石. 소광리 산 262)과 2011년 금강소나무숲길의 탐방객 박찬문에 의해 발견돼 알려진 울진 소광리 황장봉산표석(黃腸封山標石. 소광2리 산1)이다.


울진소광리 황장봉계표석(黃腸封界標石.소광리 산 262)

1994년 속칭 장군터에서 발견된 울진 소광리 황장봉계표석은 자연석 화강암 바위에 음각으로 새겼으며 명문은 6행 23자이다. 가로 195㎝, 세로 245㎝, 높이 86cm의 돌에 글자 크기는 8cm 정도이다. 또 왼편에 가로 세로 각각 60여cm 되는 곳에 세로 5행으로 19자가, 오른편에는 세로로 4자가 새겨져 있다. 특히 이 봉표에는 산지기(山直)의 이름까지 적혀있어 조선시대 금송정책 시행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울진 소광리 황장봉산표석(黃腸封山標石. 소광2리 산1)

 두번째 발견된 울진 소광리 황장봉산표석은 지난 2011년 금강소나무숲길 1구간, 북면 두천리 임도 입구에서 약 6.3km 떨어진 찬물내기 쉼터에서 200여m 떨어진 숲길 옆 암벽에서 발견됐다. 명문은 너비 250㎝, 높이 130㎝ 면적의 바위에 음각으로 13자가 새겨져 있으며 글자의 크기는 큰 것이 가로 15×세로 20㎝이며 작은 것이 가로 8×세로 3㎝다. 지난해 8월 산림청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울진 소광리 황장봉산표석(黃腸封山標石. 소광2리 산1)

다음은 2개의 황장봉계표석 명문과『관동지』의 내용을 비교해 보자.

우선『관동지』에는 다음과 같이 울진의 황장봉산에 대해 그 규모는 물론이고 위치까지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舊封山 自南界生達峙 至西界石造山 五十里
距堂山 白屛山封標周回五十里 (원문『관동지關東誌(강원도, 2007년)』總錄上 黃腸條 758~9쪽 참조)
[번역: 옛 봉산은 남쪽 경계 생달치부터 서쪽 경계 석조산까지 50리이다. 거당산 백병산 봉표, 둘레 50리 『(國譯)관동지(강원도, 2007년)』下, 730~731쪽 참조]

新封山 自鳥洞東界竅擧峙 至山城周回二十五里
自朴達里谷 至等乙峙周回四十里
[번역: 새롭게 조성된 봉산은 조동의 동쪽 경계 규거치부터 산성까지 둘레 25리이다. 박달리의 계곡부터 등을치까지 둘레 40리이다.『(國譯)관동지』下, 상동]

1994년 발견된 소광리 황장봉계표석에는,
黃腸封 界地名生達 峴安一王山 大里堂城 四回 山直命吉
[번역: 황장으로 봉해진 경계의 지명은 생달현 안일왕산, 대리, 당성의 네 곳이며, 산지기는 명길이다. 『울진의 금석문(13~15쪽)』]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2011년 발견된 소광리 황장봉산표석에는,
黃腸封山 東界鳥城 至西二十里
[번역: 황장봉산은 동쪽으로 조성(鳥城)을 경계로 하고 서쪽으로 이십리에 이른다.『울진의 금석문(15~16쪽)』]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위와 같이 황장봉계표석 2개의 명문 내용과『관동지』내용을 비교해 보면 봉산 지정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명이 生達, 堂城(山), 鳥城(洞) 등으로 표기되고 있어 그 관련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 속의 두개의 빨간 점으로 표시된 것 중 아래쪽 빨간 점은 1994년 황장봉계표석이 발견된 곳이고 위쪽 빨간 점은 2011년 황장봉산표석이 발견된 곳이다.

특히 구봉산(舊封山)과 신봉산(新封山)이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을 통해, 지난 1994년 발견된 울진소광리 황장봉계표석 부근의 쓸 만한 황장목이 많이 소모된 까닭에 어느 시점엔가 찬물내기 인근에서 2011년 발견된 울진소광리 황장봉산표석 부근으로 옮겨 봉산을 새롭게 지정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지역의 황장봉산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봉계표석은 국가에서 일반인들이 나무 베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실시한 제도인 봉산의 경계를 표시한 표지석이다.

황장봉산제도는 조선 숙종 6년(1680)에 처음 시작되었는데 이후 계속해서 여러 지역으로 확대, 19세기 초에 황장봉산은 60개 소에 이르렀다 한다. 이 제도는 양질의 소나무인 황장목을 확보하기 위해 황장목이 있는 지역을 ‘봉산(封山)’이라 지정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았던 일종의 산림보호 정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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