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면 구산리 주민 200여명, 소음 피해와 환경오염 대책 요구 등 반발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 주민 200여 명이 비행기 소음 고통을 호소하며 구산리 소재 울진 비행교육훈련원에서 시위에 나섰다.
구산리 주민들은 전날에 이어 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울진 비행교육훈련원 앞 광장에서 계속된 시위를 벌이며 소음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울진 비행교육훈련원이 개원한 2010년부터 비행기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해소시켜 달라고 계속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비행량 증가로 인한 이·착륙 횟수가 많아지고 소음이 더욱 심해 일상생활마저 불편하고, 어업의 부진으로 어업생산량마저 감소한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날 시위에는 기성면 구산 1,2리는 물론 인근 봉산리 주민들도 동참했으며, 또 구산리 번영회를 비롯 구산리 청년회와 자망회, 부녀회, 노인회 등의 지역 단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창선 비행훈련원 출장소장은 올해 하루 비행기 이·착륙 대수는 335대이고, 특히 화, 목요일의 경우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야간비행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행훈련원이 밝힌 최근 3년간 하루 항공기 이·착륙 대수는 2014년 234대, 2015년 302대, 2016년 335대로 점차 늘어가는 추세에 있다. 하루 항공기 이·착륙 대수 335대라는 것은 평균 4~5분 간격으로 이·착륙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구산리 주민들은 수년 동안 소음 피해에 시달리고 있지만 법적 기준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보상은커녕 소음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행량은 계속 증가하면서 비행교육원에 대한 불신만 커지고 있다.
이한옥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 운영팀장은 “구산리 마을의 경우 공항소음법에 따른 민간항공기 소음피해 보상 기준인 75웨클(WECPNL, 국제민간항공기구 항공기소음측정 단위) 이상보다 낮아 소음 피해대책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항 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공항소음법)은 공항 주변 주민들이 겪는 항공기 소음 피해 보상을 위해 항공소음 영향이 75웨클 이상인 지역을 소음대책 지역으로 지정하고 소음피해에 따른 각종 주민지원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주민의 복지증진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고 있다.
‘공항소음법’은 항공기 소음대책 지역을 소음 강도와 지원 규모에 따라 3개 지역으로 구분한다. 95웨클 이상은 제1종 구역으로, 이주대책이 필요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2종 구역은 90~95웨클, 3종 구역은 75~90웨클으로 구분하고, 시설관리자 또는 사업시행자가 동 지역에 소음대책사업과 주민지원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울진공항에 사업용 조종사를 양성하는 ‘울진 비행교육훈련원’을 열어 조종사를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한국항공대학교와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는 각각 1대씩의 쌍발기(영업용)를 포함 교육용 비행기 26대를 보유하고 있고, 양 기관에서 250여 명의 교육생에게 비행교육훈련을 시키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014년 6월, 조종사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2단계 항공조종인력 양성사업(2014∼2018) 훈련사업자로 한국항공대와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등 2곳을 선정했다. 1단계 사업(2009~2013)에서는 한국항공대학교와 한서대학교가 훈련사업자로 선정되어 총 140명의 사업용 조종사를 배출했다.
◆<기성면 구산리 항공기 소음피해 보상 주민 요구 사항>
10일 오후 구산리 주민들은 항공기 소음 관련 민원을 비행훈련원 출장소를 통해 국토부와 부산지방항공청, 비행교육훈련원에 제기했다. 민원 제기에는 구산리 동중·새마을회·부녀회·번영회·어촌계·자망회·청년회와 기성면 청년회가 함께 했다.
<기성면 구산리 항공기 소음피해 보상 주민 요구 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구산리 주민들의 민원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학교 보유 교육용 단발 자가용 비행기 소음을 줄이기 위해 야간 비행 전면 금지 및 토, 일요일 비행을 금지할 것과, 주간 비행은 월, 화, 수, 목,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할 것. 단 현행 주간 비행은 월, 수, 금, 토, 일(오전 9시-오후 5시)이고 야간 비행은 화, 목(오후 8시-10시)이다.
둘째, 상업용 비행기(쌍발기)의 과도한 소음으로 전면 운항 중지할 것.
셋째, 비행 횟수는 1일 최대 120회로, 최소 이륙 간격은 매 5분 이상으로 규제하고, 이륙 방향을 기존 설계대로 변경할 것.
넷째, 주민들의 소음 피해에 대한 보상(공항 건설 당시 원안대로 상.하수도 무상 공급)할 것.
다섯째, 비행훈련원 운영 및 임대 계약 시 주민 대표단 참여와, 비행훈련원 내에 주민이 참여 감시할 수 있는 사무실을 마련할 것.
여섯째, 피해지역 주민 및 어획량 감소에 대한 피해 보상지원 안을 마련할 것.
일곱째, 이·착륙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대책 안을 마련할 것과, 비행 훈련원에서 구산마을회관으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2차로 도로를 확보할 것.
▣ 주민 요구사항에 대한 정부 결과(답변) 올 때까지 “비행기는 못 뜬다” 천명

주민 대표들은 9일 오후 3시 비행훈련원 2층 한국항공진흥협회 사무실에서 비행훈련원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주민 요구사항에 대한 결과(답변)가 제시될 때까지는 “비행기는 못 뜬다”고 천명하고, “이에 대한 약속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회의에는 주민 대표와 김선우 부산지방항공청 공항시설국장을 비롯 이창선 비행훈련원 출장소장과 권순박 경북도청 공항건설지원팀장, 유병설 한국항공대 원장, 김형균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선우 부산지방항공청 공항시설국장은 “주민들의 건의사항과 애로사항을 본부에 전달해, 규범의 범주 내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최선을 다해 개선하고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공항시설국장은, 주민요구 사항에 대한 결과(답변)가 제시될 때까지는 “비행기는 못 뜬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자신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책임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아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문제로 2시간여 동안 계속된 회의는 한 발짝도 진척되지 못하고 팽팽히 대치하며 끝났다.
이 과정에서 한 주민 대표가 비행교육을 중단한다면 교육운영에 얼마까지 가능한가를 교육당사자들에게 질문했다.
이에 유병설 한국항공대 원장과 김형균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원장은 “하루라도 중단 없이 교육이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만약 국가가 정해준 대로 해야 할 상황이라면 따르겠다”고 전제하고, “비행훈련원은 우리 원장이 책임지고 토요일인 11월 12일까지 비행을 하지 않을 수 있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부터는 비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이번을 계기로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날 회의는 초반부터 주민 대표들이 제기한 “회의 내용을 녹취해도 되느냐”는 요구로 양측에서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주민 대표들은 “지난 2011년 있었던 시위에서 피해보상 문제 등을 요구하였지만 당시 회의록에는 요점만을 기록해, ‘나몰라라’ 발뺌했다”며, “지금 다시 우롱당하지 않기 위해 녹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비행훈련원 관계자들이 회의록으로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히자, 한 주민은 “이런 것조차 접점을 못 찾아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관계자들에게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임춘용 비행훈련원 비행기 소음과 환경오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장(구산리번영회장)은 “지난 6년 동안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으로 받았던 고통과 피해에 대해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달라”며, “특히 주민들이 편안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책임자의 역할을 다 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날 비행훈련원 측과의 회의에는 임춘용 대책위원장을 비롯 대책위 집행부와 황이주 도의원, 장시원 군의회 부의장, 안순자 군의원, 김영중 군청 경제과장 등이 참석했으며 비행훈련원 측에서는 김선우 부산지방항공청 공항시설국장을 비롯 이창선 비행훈련원 출장소장과 권순박 경북도청 공항건설지원팀장, 유병설 한국항공대 원장, 김형균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 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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