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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중학생과 학부모, 정신적 피해·경제적 비용 심각한 수준
경북도교육청, 울진군 전체 고등학생 정원미달로 난색 표명
2007년 울진중 졸업생 236명중 104명(44%) 울진고 진학
울진고등학교의 학급증설 문제가 특히 울진읍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울진중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김성길)측은“현재 울진중학교 졸업생 중 과반수이상이 목전의 고등학교(울진고)를 두고도 진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울진고의 학급증설 논의를 중·고등학교 학부모와 동문회, 교육청 등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공청회 자리를 마련해 공론(公論)화하여 해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울진중운영위원회는 울진고에 진학하지 못한 울진중학교의 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이 정신적·물질적(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와 자괴감에 빠져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울진에서 죽변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하루 평균 1만원 정도의 경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학생 본인은 물론 부모까지도 속앓이를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울진고로 진학하진 못한 학생들은 본의 아니게 죄인(?)처럼 낙인찍힌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많이 지쳐 있고 울진중학교 학생들 역시 수행평가 등에 의해 친구간 갈등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울진고등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장용훈)는 ‘만약 울진고가 학급증설이 되었을 경우, 관내 타 고등학교에 진학할 학생들의 울진고 진학의 쏠림 현상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고 면학분위기 조성을 흐트릴 수 있지 않느냐’하는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울진고의 학급증설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울진군 전체 고등학교 학생 수가 정원에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울진고등학교 학급증설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남만희(월송초등 교장) 울진중고총동문회장은“공식적으로 울진고등학교 학급증설과 관련된 문의가 총동문회로 접수된 것이 없지만,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총동문회 차원에서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 학부형은 울진고의 학급증설과 관련해 ▶교육비의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단지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타의(他意)로 울진읍이 아닌 타 지역으로 진학하는 것은 문제가 분명히 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일반적인 행정적인 목표에 현저히 위배된다. 울진중학교 출신의 과반수 이상 학생이 희생(?)되고 있다. 울진고가‘명문화’라는 명목으로 지역사회에 여러 가지를 요구해 왔지만 그렇다면 지금까지 울진군이 아닌 타 시·군에서 울진고로 전학 온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며, 오히려 울진중학교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진학 가는 사례가 더 많기에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보더라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지역연고주의(애향심, 애교심)와 연계해 고민돼야 한다. 지금까지 울진군은 각 읍·면별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구심점으로 하여 선·후배가 긴밀히 연계되어 왔다. 울진고의 명문화 지향과 맞물려 지역해체의 가속화가 이뤄지고 향후 각 동창회가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울진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냉정히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현실을 살펴보면 고등학교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보다 중·하위권의 학생들이 그들의 부모들로부터 일을 이어받거나 일자리를 마련해 울진에서 생활하며 고향을 지켜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울진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이유 하나 만으로 주위 어른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어린 학생들에게 치유하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가하는 것도 문제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울진중학교 졸업생 중에서 울진고등학교로의 진학 현황을 살펴보면 △2004년도 졸업생 200명중 106명(53%) △2005년도 졸업생 218명중 114명(52%) △2006년도 졸업생 236명중 104명(44%)이다.
울진고등학교의 최근 3년간 신입생 출신학교별 현황을 보면 울진군 10개 중학교에서 모두 진학하고 있으며, 흥해중(2005년도)과 영덕중(2007년도)에서도 1명씩 입학했다.
2007년도 울진군 소재 고등학교 정원과 입학생 현황으로는 △울진고등학교 183명 정원에 183명 입학(3명은 특수학급 학생) △평해공업고등학교 60명 정원에 41명 입학(19명 미달) △평해여자정보고등학교 60명 정원에 38명 입학(22명 미달) △죽변종합고등학교 150명 정원에 142명 입학(8명 미달) △후포고등학교 120명 정원에 93명 입학(27명 미달)으로, 총 정원 573명에 76명이 미달된 497명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2007년 관내 중학교 졸업생수는 638명으로 관내 고등학교에 489명이 입학했고, 138명이 타 시·군으로 진학했으며 11명이 미 진학했고, 타 시·군에서 8명이 전입했다.
취재 後記
동일한 출발선을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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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칠 기자 |
취재를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먼저 원론적인 문제인‘교육이란 무엇인가?’와‘명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교육인가?’에 대한 물음을 가지는 것 자체가 한편으론 우문(愚問)일 수 있다. 전인교육과 인성위주의 교육이어야 한다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입시위주의 교육이 만연한 현실에 비춰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망상이라고 치부할 수 있고,‘난사람이 아닌 된사람을 위한’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공염불일 수 있다.
울진고등학교 학급증설은 단지 울진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문제만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 울진군 전체의 중학교 학생들이 울진고로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이리저리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울진고등학교의 학급증설은 관내 다른 고등학교 입학생의 숫자를 줄여 오히려 해당 학교의 파행적 운영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에서 학급증설을 반대하는 주요 이유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울진군 전체의 고등학교 정원에서 울진고를 제외한 나머지 고등학교의 정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그럼 왜 학생들이 울진고로 모이는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대학진학률 때문일 것이다. 학연이 팽배해진 우리나라 교육 현실상 남보다 나은 일류 대학으로의 진학은 학생들과 부모들의 당연시되는 공통된 희망사항이다. 따라서 관내에서 대학진학률이 가장 높은 울진고로 모이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물음을 던져보자. 그럼 왜 울진고가 대학진학률이 높을까? 울진고등학교는 몇 해 전에‘농산어촌1군1우수고’에 선정돼 국가로부터 교육환경 개선에 관해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단편적인 예로 울진고의 교직원은 38명인데 반해(교장, 교감, 행정실 근무자는 제외), 후포고등학교는 21명이고, 죽변고등학교는 30명 중에서 9명이 상업을 담당하고 있다. 교직원 수는 각 학교의 학급 수에 비례해 정해지게 되므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서 입시전쟁에 뛰어든 학생들이 과연 동일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각도를 달리해 생각해 보자.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출발 선상이 다르다면 목표지점에 누가 빨리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지는 자명하다. 울진군 교육여건이 (울진군 전체 고등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급 등 외형적인 것은 별도로 하고) 타 지자체와 비교해보면 불리한 것은 누구나 납득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리상의 문제로 인해 교사들이 기피하는 지역이고 설령 발령받아 왔다하더라도 잠시 거쳐 가는 경유지로 인식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울진고와 죽변고에 각각 신임 교사 10여명이 초임 발령받아 온 것도 이런 울진군의 교육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교육의 현장에서 개개인의 교사들이 축적하는‘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울진군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치르기 위해 타 지자체의 학생들과 비교해보면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우리 군의 학생들이 불리한 조건에 위치해 있음은 틀림없으며 오래전부터 상당수의 학생들이 인근 지역인 포항과 대구, 강릉 등지로 진학해왔다. 그만큼 울진군의 교육여건이 불리하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또한 거기에 맞물려 지금까지 유출된 경제적 비용도 상상 이상일 것이다.
다시 시각을 돌려 울진군 내의 상황을 살펴보자. 울진고와 죽변고, 후포고에 다니는 학생들이 과연 같은 출발점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가? 혹자는‘성적에 의한 진학이니 학생 각자의 몫’이라고 단정 지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학생들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을(?) 수는 없다.
학생들이 대학입시라는 전쟁터에 제대로 된 무기를 갖출 수 있도록 울진군 교육 전반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내실화를 다지는 것이 필요한 부분이다. 울진군을 널리 알리고 경쟁력을 갖춘 지자체로 가꾸는 것 역시 우리 군의 교육여건과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불가분의 관계일 수가 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타 지역으로 유학 보내지 않고 그들의 부모님 품에서 안정되고 편안하게 경쟁력을 키우면서 학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울진군 교육전반에 대한 개선과 투자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틀이 마련될 수 있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시쳇말로 ‘청소년이 울진군의 꿈이자 희망’이라는 입에 발린 얘기가 아닌, 그들이 진정으로 울진군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울진군의 기성세대 모두가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이다.
행여나 혹 가까운 장래에 우리 군의 학생들이 무더기로 명문대학교에 합격하여‘울진의 아름다운 자연과 친환경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이 학력 신장에 많은 힘이 됐다’고 방송과 신문지상에서 회자되면 더할 나위 없는 울진군의 홍보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저만치 앞서 달리는 타 지역의 학생들을 따라 잡을 수 있도록 울진군의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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