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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구산의 소원바위

  • 임승호 기자
  • 입력 2007.06.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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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면 주인리

임승호

부구 정류장에서 주인 3리행 시내버스를 타고 주인초등학교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포장도로가 나선다. 거기서 망향고개(望鄕峴)를 넘어 대수호(大藪湖)가 앞을 막는다. 얼마쯤 가다 보면 오른쪽에 각구산(覺丘山)이 나타난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숨이 막혀 두세 번을 쉬어야 이곳에 닿는다. 성조암(聖祖庵) 사지(寺址)에 기암절벽이 우뚝 솟은 바위를‘소원바위’라 부른다. 그 밑에서 샘물이 솟아오르고 암자가 있었던 당시에 스님이 그 물을 식수로 사용했다 하여 일명 불정(佛井)이라고 한다. 각구산은 글자 그대로 산속에 들어서면 무언가 깨닫는다고 이른다.

 

각구산은 태백산의 지맥으로 산에서 내려다보면 솟구쳐 흐르는 것이 마치 절산 같기도 하다. 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동해를 바라다보면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가 우리를 반기며 주위의 산들이 병풍처럼 빙 둘러 쌓여 소원바위를 가슴 깊숙이 안고 있는 형상이다.   

거기서 대수호를 내려다보면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고, 양지면 산허리로 용진(龍進)도로가 뚫리어 많은 차들이 분주히 다니고 있어 예사(例事)로운 땅이 아닌가 싶다.

 

옛날 여기에 뛰어난 풍치(風致)를 자랑하던 조그만 암자가 있었다. 암자가 세워진 것은 조선 숙종(肅宗) 15년(1689)에 스님 한 분이 이룩하였다고 하나 지금은 폐허로 절터만이 남아있다. 절터 바위틈에서 샘물이 솟아 오른 우물은 등산객들이 갈증을 못 이겨 마시고 나면 흐려진 정신이 맑아지고 총명해 진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분들이 줄을 잇기도 한다.   

우물 뒤에 규모가 대단히 큰 바위가 소원바위이다. 성조사(聖祖寺)의 력일 스님과 신도들은 소원바위가 영감 있는 것으로 믿어 왔기에 해마다 음력 3월12일에 정화수(井華水)를 길어 불을 밝히고 두 손 모아 빌면 제각기 소원을 이룬다고 믿어 왔다.

 

그 부근에 뿌리내린 노송들이 한층 신비롭고 그 자태가 늠름(凜凜)하다. 이곳 주민들은 부처바위에 매달리고 보면 마음이 후련해지기 때문이 아닌가. 이 소원바위가 촛불에 시커멓게 그을렸지만 그래도 그 해 소망을 이룬다고 믿어 왔기에 이곳을 찾는 이가 많다고 한다.  

한 노파(老婆)의 말에 의하면 이 산은 무언가 인도해 주는 신령이 있기에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어 이 산에 오르면 의례히 손을 모아 빌고 나서 북두칠성께 절을 한다.

 

우리 경제가 어려울수록 매달리는 것은 신앙이다. 이곳 소원바위가 영검하다고 정결(淨潔)한 마음으로 빈다고 했다. 여기 사는 아낙네는 삼진날은 복(福)을, 초파일에는 불을 켜고 불공(佛供)을, 칠석에는 수와 득남 갖기를 기도한다.

토속신앙은 먼 이상과 미래를 전망하는 관념적인 신앙으로 민간의 생활 속에서 생동하고 현실의 생활에서 뿌리내리고 있다. 이 마음은 모두 인간에게 이와 같이 생활상의 이상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없기에 전통적 한국인 모두에게 생활적 희망을 정성스런 마음을 통해 가족의 앞날은 미리 알 수 있다.

 

소원바위는 우주의 한 존재로서 역할을 하고 또한 중요한 위치를 확고(確固)하게 지켜 준다고 믿어왔다. 그리하여 소원바위를 믿는다는 것은 미신(迷信) 이전에 앞으로 살아가는 힘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소원바위의 힘을 온 누리에 평온하게 전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과 현실을 방관(傍觀)하지 않고 이 아픔이 고통을 함께하는 우리 모두의 등불이 되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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