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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가르치러 칼퇴합니다” ‘한수원 근무복’입고 수학 강의하는 선생님

  • 울진뉴스 기자
  • 입력 2021.04.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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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건설소 이재훈 주임, 김인섭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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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주임(가운데)과 김인섭 주임(왼쪽)이 아이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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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수업하러 왔던 날이 아직도 선합니다. 서먹서먹했던 아이들이 이젠 먼저 놀자고 다가와요.”


하하호호 자그마한 교실을 넘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새 수업에 집중하는 얼굴들이 사뭇 진지하다.

   

경북 울진군 울진지역아동센터 방과후교실의 풍경이다. 학교를 마치고 온 학생들이 시간을 보내며 공부하는 모습이 겉보기엔 다른 아동센터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금세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조금 특별해 보인다. 똑같은 남색 점퍼를 입고 있는데 가슴팍엔 이름표까지 달려있다. 그렇다. 이곳 선생님은‘근무복’입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다.


“오후 8시면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갑니다. 귀가 시간에 맞춰 수업하려면 옷 갈아입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와야 해요.”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건설소 이재훈 주임(32)과 김인섭 주임(29)은 멋쩍은 미소와 함께 근무복 입고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직장인에게 천금과 같다는 퇴근 후 휴식시간을 쪼개 활동할 만큼 열정 가득하다.

 

이재훈 주임은 “2017년 별 생각없이 시작한 봉사활동이 어느덧 5년째 접어들었네요. 아이들과 실컷 어울리고 나면 오히려 제가 에너지를 받고 갈 때가 많아요.”라며 재능기부 봉사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아이들이라고 꼽았다. 


김인섭 주임 역시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친해졌는지 서로 장난도 많이 쳐요. 딱딱하게 공부만 하는 게 아닌 즐겁게 소통하고 싶어요. 신나게 강의하다 보면 땀까지 날 정도라니까요!” 라며 거들었다. 


이들이 근무중인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건설소는 지난 2013년 10월부터 울진지역아동센터와 인연을 맺고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도교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돕기 위해서다. 한해 한해 이어진 발걸음이 벌써 9년째를 맞이했다. 오랜 세월 함께한 만큼 아이들에게 쏟는 애정이 남다르다.


수업은 매년 반기마다 3개월씩 주2회에 걸쳐 진행된다. 과목은 영어와 수학. 이공계열을 전공한 이재훈 주임과 김인섭 주임은 수학 담당이다. 가장 중요한 과목이면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해서 책임이 막중하다.


이 주임은 “학교 수업에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저희 수업의 목표입니다. 기초적인 중등 과정이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해요. 그 덕분인지 잘 따라와 주는 거 같아 고마워요.” 라고 수업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때로는 수학 선생님에서 든든한 맏형으로 변신한다. 진로나 교우관계 등 고민을 털어놓을 때면 자기 일처럼 들어주고,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할 때는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김 주임은 “수업이 중요하긴 하지만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짧은 시간이지만 앞으로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해주고 싶어요” 라고 했다.  


학생들 또한 이런 두 사람의 관심이 싫지 않은 모양새다. 문제 풀자는 말에 툴툴대긴 하지만 이제는 먼저 다가와서 안부를 물을 정도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울진지역아동센터 A학생은 빙긋 웃으며 “선생님들이 문제 몇 개만 더 풀자고 할 때면 그렇게 미울수가 없어요. 그래도 재밌게 가르쳐주시고 말도 잘 통해서 정말 좋아요” 라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 재능기부 외에도 정기적으로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아동센터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말에는 신한울건설소 직원들이 십시일반 내놓은 기부금으로 인쇄용지를 비롯한 사무용품과 스케치북이며 크레파스, 사인펜 등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에 책까지 알차게 장만해 전달한 바 있다. 일회에 그치는 보여주기식 사회공헌활동이 아닌 꾸준한 발걸음 덕분인지 센터에서도 한울원자력본부를 든든한 지원군으로 여긴 지 오래다. 


울진지역아동센터 임순남 센터장은“한울원자력본부의 지원은 시설 운영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며 “무상으로 운영하는 시설이다 보니 늘 일손이며 물품이 부족하기 일쑤인데 물심양면으로 적극 나서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고 전했다.


이재훈, 김인섭 주임은 “아이들이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다고 생각하면 항상 보람 가득하다”면서“앞으로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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