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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입맛에 맞춥니다'

  • 김석칠기자 기자
  • 입력 2008.02.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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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일상화 되어 있는 요즈음 차의 종류가 많아진 만큼 혹자에게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긴밀한 수단으로, 혹자에게는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자동차가 가지는 재산적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우리 지역도 2007년 12월 말 기준으로 1만7천여대의 자동차가 등록되어 가구 당 평균 1대꼴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 1만여 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는 현대인에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스무 번째 주인공은 후포면에서 10년 이상을 자동차 수리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상곤(38세)씨다. 상곤씨는 자동차의 보급률이 훨씬 높아진 현재, 오히려 자동차의 기본정비를 할 수 있는 자가 운전자들의 비율은 훨씬 낮아지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대학진학보다는 기술을 배워 제 밥벌이를 해결해야  
후포중학교와 후포고등학교를 졸업(90년)했습니다. 졸업하고 바로 직업훈련원에 입학해 자동차정비기술을 배웠습니다. 방위 근무를 위해 지역에서 보낸 시간을 제외하면 포항과 대구 등지에서 6~7년을 자동차 정비를 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의 많은 학생들이 가정형편이 그렇게 넉넉하지가 않았죠. 저 역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요트부에 가입하면 등록금을 면제해줘서 고등학교 진학 후부터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고(工高)로 진학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그럴 수가 없었어요.  

 

기술을 배워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어야 제 밥벌이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요즈음 들어 굳이 대학 진학은 하지 않더라도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먹고 사는 게 빠듯했죠. 대학 진학에 대한 필요성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 못했습니다. 

 

요트선수로 운동하면서 고3때는 전국체전에서 동메달(고등부 엔터프라이즈급 3위 입상)을 목에 걸기도 했습니다. 운동에 대한 미련이 있기도 했습니다만, 대학교에서 스카웃 제의가 왔는데 조건이 ‘배를 구입해서 오라’고 하기에 미련을 버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선수생활의 인연으로 지금도 주말을 이용해 윈드서핑이나 요트를 타기도 합니다.
  

직업훈련원에서 밤낮으로 열심히 연마해 몇 가지 자격증을 취득

직업훈련원에서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밤낮을 구분하는 것이 그때는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아요. 하긴 그 덕에 자동차정비자격증과 중장비 운전면허 등 몇 가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용납이 안되었죠. 기사생활하면서 손 놓을 뻔한 경우가 몇 번 됩니다. 더 잘하려고 제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고객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 정말로 정비하기가 싫기도 했죠. 

 

97년에 도시생활을 접고 후포로 들어왔습니다. IMF 사태에 직면하면서 카센터에서 기사를 줄일 때, 고향에 내려가서 제 정비센터를 갖는 것이 돈에 대한 큰 욕심이 없다면 월급 받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으로 미련 없이 고향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는 후포에 와서 3번째 이사한 자리이고요. 그때만 해도 후포가 지금만큼 경기가 나쁘지는 않았죠. 오히려 그다지 IMF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 같아요. 후포에 내려 온 그 다음해인 98년에 결혼도 했고요. 문을 연당시만 해도 자동차 고장이 소모품 위주로 많아 수입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차량 기술이 엄청 발달하면서 고장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대형 카센터에서 보증수리기간이 있으니, 수입 면에서 본다면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많이 줄었죠. 저 역시 기사 2명과 같이 출발을 했지만 지금은 10년 넘게 손발을 맞추고 있는 공장장 1명뿐이니까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입맛을 맞춰야 된다’는 생각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입맛을 맞춰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상 큰 재산이기도 하잖아요. 고객의 재산을 관리해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성을 다합니다. 되도록 저렴한 비용이 소요될 수 있게 하고요. 수리를 하다보면 제 능력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기술이 모자랄 때는 주변에 전화해서 해결하거나 직접 가서 고쳐오기도 오고, 다른 정비센터를 소개시켜 주기도 합니다. 고객들이 믿고 맡기는데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요즘 차량들이 전자정비가 잘 갖춰져 수시로 신형 차량에 대한 정보와 교육을 인터넷 등을 이용해 배우고 찾아야 합니다. 자동차 정비조합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기적인 교육에도 빠지지 말고 참석해야 새로운 정비기술을 접할 수 있기도 하고요. 신형차가 정비를 의뢰했는데 못한다고 돌려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돌려보내서도 안되고요. 정비를 위한 새로운 장비도 구입하고 교육도 많이 받습니다.

 

한편으론 모 보험회사의 지정 정비업체로 5년 정도 일을 했는데, 그때는 365일 24시간 대기입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연락이 오면 출동해야 되니까요. 저는 관할 면적이 넓어서 애도 많이 먹었죠. 특히 겨울철 눈 오는 날에는 답이 안나옵니다. 차에 이상이 있어 연락하신 분들이 정비업체가 늦게 온다고 화부터 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늦게 올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는데...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이 다 고맙죠 

친구, 선·후배, 지역 어른들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이 다 고맙죠. 특히 처음 후포에 내려와서 문을 열었을 때는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골도 확보되고 하면서 주위의 많은 분들 덕택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정(情)이 있어 좋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일을 할 때도 이리저리 재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오는 손님들을 만족시켜 드리면 그 손님이 다른 손님으로 연결시켜주기도 했으니까요. 

 

정비업체는 겨울과 여름이 많이 바쁩니다.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에는 첫 시동이 안되는 경우와 냉각수로 인한 동파고장이 잦은 반면에, 여름은 에어콘을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엔진쪽에 부담이 가 손상될 수밖에 없습니다. 엔진오일도 일정 시점에서는 교환을 해주어야 합니다. 엔진이 무거워지고 연비도 나빠지거든요. 

 

타이어와 라이닝의 마모 상태, 휠얼라이어먼트는 운전습관에 따라 정비하는 시기가 차이가 많이 납니다. 부품들은 어느 정도 조정이 될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거든요. 손님 중에 두 달에 타이어 4개를 교체한 분이 있었어요. 손님은 차가 노후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요. 제가 정비해 드리고 이상이 있으면 2주후에 다시 오라고 했는데, 며칠 후에 연락이 와서는 새 차처럼 좋아졌다고 그러더군요. 좀 멀리 사시는 분인데 그날 이후로 단골이 된지 6년 정도 되었습니다.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멀게는 영양군의 수비와 창수, 영해에도 있습니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기름 값을 감안해 비용을 청구하면 다음에 오실 때는 감자, 고구마, 심지어는 꿀을 갖다 주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동차 관리는 운전자 분들이 소모품을 주기적으로 갈아주면 큰 고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차량정비지침서에 따라 교체하면 됩니다. 그리고 단골 정비업소를 정해놓고 이용하면 자동차를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타이어를 스스로 교체할 수 있는 사람이 요즈음은 30%도 안될겁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야 지역이 활기가 있는데... 

지역에서 생활하면서 도시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만, 의료시설이 부족하지만 인구가 어느 선까지는 유지되어야 시설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겠지요. 그런 반면 교육에 있어서는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후포도 젊은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학생도 많이 줄었지요. 지역에 젊은 세대가 많아야 활기가 있잖습니까. 친구들끼리 지역에 젊은 층을 유인할 수 있는 뭔가가, 젊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들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잖아요.  

 

명절에 객지에 나가 있던 친구들을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많은 친구들이 ‘지역에 들어와 살고 싶다’고들 하지만, 생계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수가 없죠. 아쉬움과 여운이 남습니다. 만약 저도 후포에 내려오지 않고 지금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후포로 내려올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할 것 같습니다. 

 

제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이 없겠습니까. 손님들이 믿고 맡겨주시니까 그만큼 제가 신용을 얻었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차에 관련한 최고의 정비를 해야죠. 힘닿는데 까지는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일을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즐겁게 일하면서 실속 있는 정비를 해야죠. 애들(12살, 7살)이 건강하게 자라고 지금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되겠죠.    

 

제가 하는 이 일도 약속과 믿음이 중요하죠. 미리 전화해 협의를 구하고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당부드리기도 하고요. 정비를 하다가 예기치 못한 추가적 비용이 발생하면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고객 모든 분들이 항상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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