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의 여러가지 자랑거리 중 하나로 연호공원이 있다. 최근 공원 정비 사업으로 깨끗해진 공원에는 밤낮으로 운동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특히 가족단위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아빠와 엄마와 함께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서 울진의 밝은 미래를 엿 볼 수 있다.
이동철 매화중 교사
연호공원은 매력이 많은 곳이다. 울진읍내 중심에 위치해 있고 예쁘고 아담하다. 여름이면 연(蓮)이 호수를 덮고 있으며 각종 동·식물들이 생태계를 잘 유지하며 서식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아름다운 연호호수를 복원하기 위해 울진읍 청년회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호공원은 여름 못지않게 겨울도 매우 아름답다. 연꽃이 지고 연대가 물밑으로 가라앉으면 겨울 철새들이 찾아온다. 연호호수는 겨울철새들의 중요한 서식지이며 좋은 탐조(探照) 장소이다.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물닭, (큰)고니, 흰죽지, 비오리 등 그 수는 많지 않지만 다양한 겨울철새들이 찾아온다.
그 중 연호호수를 대표하는 겨울 철새는 ‘고니’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찾아와 연호호수를 고니의 호수로 만든다.
천연기념물 201호(1968.5.30지정)인 (큰)고니는 몸길이가 1m 넘고 온몸이 흰색을 띠고 있어 쉽게 눈에 띤다. 고니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백조이다. 그러나 백조는 일본식 한자어이고 순수 우리말은 고니이다. 우리나라에 오는 고니의 종류는 크게 큰고니와 고니 두 가지이다. 몸집의 크기와 부리의 노란색으로 구별을 하나 일반인이 구별하기에는 쉽지 않다.
고니는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3~4천 마리가 월동을 하는데 대부분은 큰고니이고 고니는 많지 않다. 한편 울진에 오는 고니 중 30%정도는 고니여서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다. 고니와 눈을 마주치면 ‘천년이 재수가 좋다’는 말도 있다.
울진의 연호호수와 왕피천을 오가며 월동을 하는 고니 수는 2002, 2003년에 50마리 이상이었고, 2004년부터 점점 줄어 지난해에는 10여 마리가 월동을 했었다. 다행히 올 해는 그 수가 조금 늘어 27마리가 찾아 왔다.
고니는 서식지 파괴 및 여러 가지 환경 변화와 천적(사람)의 위협 등으로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개체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돌을 던지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울진을 찾아오는 고니 수는 점점 줄어 앞으로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니 월동지인 창녕의 우포늪, 창원의 주남저수지, 서산의 천수만, 군산의 금강하구 등은 둘레가 수십 km이상이 되는 큰 호수들이다. 그 곳에서 고니를 탐조하려면 쌍안경이나 필드스코프 등의 관측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호호수는 둘레가 1km인 작은 호수여서 고니를 맨눈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고니와 사람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 그만큼 고니와 사람이 친숙해 있으며 위협을 적게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서울의 한 생태전문가는 겨울 연호호수를 보고 동물원 같다고 했다. 자연 동물원, 즉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 사람들과 친숙해진 자연의 동물원이 바로 연호호수 고니의 호수이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울진, 울진 읍내에 생태계가 잘 보존된 연호호수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나 생태계라는 것이 사람들에 의해서 쉽게 파괴되며 또한 파괴되고 나면 복원하기가 힘들고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생태계가 잘 보존된 연호호수를 잘 지키기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하나는 생태·환경안내판 설치이다. 연호호수에는 고니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도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안내판은 연호호수의 생태·환경적 가치를 알리고 또한 그것을 잘 보존하기 위한 아주 기본적이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 내용으로는 연호호수의 생태계와 주요 동·식물들의 설명 및 그 보존 방법 등이다. 좀 더 나아간다면 겨울철에 탐조대와 탐조 수칙 및 새들의 특징을 설명하는 안내판 등이 필요하다. 안내판은 연호호수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생태·환경프로그램 개발이다. 연호호수는 하루나 몇 시간 정도의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자료가 매우 풍부한 곳이다. 생태계가 잘 유지되어 있어 계절마다 또는 월별로 생태 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지구온난화, 기상이변 등 생태·환경의 관심은 우리나라를 넘어서 전 세계적이다.
이 시점에서 자라나는 울진의 학생들에게 생태·환경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해마다 여름방학 중에 자연생태학교를 진행해 보면 울진에 있는 학부모의 관심 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착순 40명을 받으면 10분만에 참가 신청이 종료가 된다. 방학 중에 하는 생태학교는 프로그램 운영상 참가 학생 수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어 혜택을 받는 아이들이 적다. 그러나 연호호수를 주제로 하는 상시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보다 많은 학생들과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제안은 기본이며 필수이다. 타 지자체에서는 생태·환경안내판은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고 생태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곳에는 연호호수와 같은 곳이 별로 없다.
안내판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곳은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여러 동·식물들과 사람들이 잘 어울려 살아가는 자연동물원인 연호호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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