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시·군 진학 매년 50여명 이상, 경제적 부담도 덩달아
지역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의 타 시·군 진학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과 유인책이 없어 빠른 시일 내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월 초 교육발전협의회에서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지난 3년(2005~2007년)간 지역 중3 학생의 진학 현황을 보면 관내 고등학교 진학률이 79.4%, 타 시·군 진학은 20.6%로 나타났다.
2월 4일 개최된 교육발전협의회에 보고된 관내 중3, 고3 학생들의 진학 현황
해당 중학교 진학 담당 교사들에게 문의한 결과, 타 시·군의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각 학교에서 최상위 성적권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또 타 시·군으로 진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진학’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환경이나 여건이 지역에서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것 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고등학교의 교육 여건을 고려한다면 이런 학생들을 지역 고등학교로 유인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교육에 관한 질적 서비스를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최상위 성적권 학생들에게는 해(害)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발전협의회에서도 타 시·군으로 진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의 성적이 상위권이라는 결론과 함께, 이들 학생들을 유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중지를 모았다.
한편 신울진 1,2호기 건설과 맞물린 14개 선결조항을 대신해 지난 1월 23일 ‘신울진원전 관련 특별대책위원회’에서 ‘자율형 사립고 한수원 건립 운영’ 항목을 추가시켜 지역민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교육발전협의회에서도 위원들은 소성수 울진원자력본부 행정실장에게 ‘한수원의 자립고 건립 운영이 가능하겠는가?’라며 질의했지만, 소 실장은 `본인의 위치에서 명확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만약 자율형 사립고가 지역에 설립이 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기반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현재로서는 이들 학생들을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시키기 위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율형 사립고’가 지역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는가? 교육현장에서 만난 몇몇의 일선교사들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포스코에서 지원하고 있는 포항제철고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포항제철고는 포항지역이 평준화로 고교입시가 바뀜에도 불구하고 평준화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수 학생의 집중이 더욱 거세질 것은 명확하다.
또 다른 예를 들 수 있는 학교가 영양여고이다. 최근 몇 년 새 영양여고로 진학하는 지역의 여학생들이 한 해 평균 1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울진중 2명, 부구중 2명, 죽변중 2명, 후포중 5명, 온정중 1명, 평해여중 1명 등 13명이 진학했다.
특히 올해는 부구중학교의 하성실 학생이 수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영양여고는 학년 당 정원이 90명으로 전체 270명 중에서 220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서울대 3명, 서울소재 대학교에 11명, 경북대와 부산대를 비롯한 지방국립대에 20명 등 졸업생의 85%가 4년제 대학에 합격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영양여고도 우리 지역의 사정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신입생이 부족했고 대학진학률도 극히 낮았다.
이런 사정은 현 박순복 교장이 부임하면서 180도 바뀌게 되었다.
박교장은 지역의 중학교를 찾아다니며 지역의 인재를 지역의 학교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제는 경북지역은 물론 멀리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도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다.
입시학원 하나 없는 곳에서 오로지 학교 수업과 방과 후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학력 신장을 꾀하고 있다. 하성실 학생의 아버지인 하인석씨도 학교장이 직접 전화해 설득했고, 학교의 면학분위기가 진학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역의 우수 학생을 붙잡기 위한 해결책은 영양여고와 포항제철고의 학교운영 방식을 통해 어느 정도 제시되었다. 그러나 지역의 교육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금처럼 진행되어 온 행태들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임은 명확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 학교가 설립되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됨을 고려했을 때, 하루라도 빨리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려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한편 지역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호했던 포항지역이 평준화로 바뀜에 따라 올해는 포항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전국 지자체들 중 처음으로 우리 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상교육이 지역의 학생들을 유인하는 작용도 하고 있어 타 시·군으로의 진학이 소폭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관내 중3 학생들의 2008학년도 고교 진학에서는 예년에 비해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이 늘어났다.
그리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포항으로 진학했다고 하면, 그 학생의 가정에서 유출되는 경제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정확한 수치를 계산할 수는 없지만 방값과 식대, 등록금과 학원비, 용돈 등을 합하면 연간 1천만원은 족히 넘는다는 것이 지역 학부형들의 의견이다.
매년 똑같은 사례가 반복되어 왔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지역 경제 유출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시켜 소위 명문대로 진학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선택은 당연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오랜 시간동안 계속적으로 반복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역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이 당연하듯 받아들여져 온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면에서 접근을 한다면 포항지역이 평준화가 됨에 따라, 우리 지역의 교육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경쟁력을 갖춘 고등학교로 변신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현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즉, 우리 지역의 고등학교는 이미 등록금이 면제되고 있어 하나의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교육여건을 개선시키면 오히려 포항 등지에서 우리 지역으로 자연스레 우수 학생들이 유입될 수가 있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 군의 고등학교 체계도 변화가 왔다. 매화종합고등학교가 올해 폐교됐고, 평해중·공고와 평해여중·정보고가 역시 올해 안으로 통폐합되며, 죽변종고는 죽변고로 개명한 후 인문계고로 전환할 예정으로 있다. 그렇게 되면 지역에는 울진고와 죽변고, 후포고, 평해고(전문계고) 4학교로 전환된다. 인문계열의 학교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의 학력을 신장할 수 있도록 지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하며, 각 학교별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또한 각 학교의 동창회 차원에서도 장학사업을 확대하는 등 유인책을 펼쳐야 한다.
지금까지 울진의 교육현실을 자성(自省)한다면 수동적인 면이 강했다. 적극적으로 뭔가를 해야겠다고 하기 보다는 주어진 대로 그냥 그렇게 받아들인 것이 사실이다.
자율형 사립고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켜 공론화 시켜야 한다. 교육환경과 여건의 개선이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지만,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피해는 우리 학생들이 고스란히 안게 된다.
지역의 경쟁력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해당지역 출신의 인재들이 만들어가고 키워가는 것이 아닌가?
2008학년도 관내 중3학생 고등학교 진학 현황 (평해중은 자료 미취합으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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