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수산물의 보고, 죽변항에서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12월 24~25일 죽변항 수산물축제

죽변항 전경
한때 최고의 번성기를 누렸던 항구가 있었다. 자연의 축복을 받아 각종 어종이 풍부했고, 그 덕분에 사람이 드나들고 물자가 오가며 이름을 떨쳤다. 포항 구룡포항, 경주 감포항과 함께 동해 남부의 중심 어항 역할을 했던 울진 죽변항 이야기다.
내년이면 개항 100주년을 맞아, 죽변항은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동해의 거친 바다를 닮은 투박함 속에 부드러운 매력이 숨어 있는 죽변항으로 초대한다.
죽변항의 옛 이야기
지난 2010년 죽변면 죽변리에서 유물이 발견됐다. 조기 신석기 시대(기원전 6000년경)에 낚싯배로 쓰인 목재 선박과 노 등이었는데, 당시 이 일대에 사람들이 있었고 어업 생활상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이민 이주 정책으로 일본인들이 죽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후 어항의 모습을 갖추고 출어가 합법화되고, 항구의 기반이 되는 등대가 세워졌다.
이처럼 사람들은 고대부터 오랫동안 죽변항 주변에 터를 잡고 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살기 좋은 자연환경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죽변지역은 해류의 영향으로 사계절 비교적 온난한 편이다. 이로 인해 좋은 어장이 형성될 수 있었고, 예로부터 수산물이 풍부했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연어, 자해(대게), 문어, 대구, 방어 등이 울진의 토산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80년대까지, 죽변항은 각기 다른 어종으로 번성기를 누렸다. 1930년대엔 정어리가, 50-60년대엔 명태, 70-80년대엔 오징어가 있었다. 이 지역 말로 ‘개락’날 정도로 어획량이 많았다.
주민들은 거친 동해바다를 누비며 만선의 기쁨을 만끽했고, 가공공장들도 많이 들어서 죽변항의 전성시대가 이어졌다. ‘강아지도 지전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과거의 명성은 이제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흔적으로만 남았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타고 죽변항은 또 다른 전성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수산물의 위판부터 직거래, 식당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수산복합공간과 죽변항 이용고도화 사업 등 수산업과 문화․관광․산업 기능을 겸비한 다목적 어항으로의 개발을 준비 중이다. 명실상부 동해안 어업전진기지로의 변신이 기대된다.

대게 위판
지역 대표 겨울 축제를 꿈꾸다, 죽변항 수산물축제
기후가 변하면서 바다 생태계도 많이 달라졌다. 그래도 죽변항은 여전히 사시사철 다양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는 수산자원의 보고라 할 수 있다.
특히, 겨울바다는 어느 계절보다 수산물이 풍성해 생동감이 넘친다. 이 생생한 모습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시작된 것이 바로 ‘죽변항 수산물축제’이다.
코로나19로 올해 두 번째로 열리게 될 2022 울진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1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죽변항 일대에서 진행된다. 겨울 대표 진미인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부터 방어, 문어, 대구, 가자미, 곰치, 도루묵, 홍새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산물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은 수산물축제답게 수산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먼저, 전문 셰프가 겨울 최고의 횟감으로 불리는 대방어를 부위별로 손질해 맛볼 수 있는 ‘대방어 해체쇼’와 고품질의 수산물을 깜짝 경매로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죽변항을 바다에서 감상하는 요트 승선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행사도 준비 중이다. 성탄절 연휴에 열리는 만큼 크리스마스 포토존과 대형트리 등과 함께 특별한 크리스마스 추억을 쌓을 수도 있다.
이번 축제를 200%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죽변항 위판장 투어다. 기상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게 경매과 수산물 경매가 매일 아침 진행된다. 선홍빛 대게는 보기만 해도 동해의 생명력이 느껴지고, 위판장에 늘어선 다양한 수산물은 죽변항이 수산물의 천국임을 실감케 한다.
경매가 끝난 뒤 일부 상인들은 현장에서 수산물을 팔기도 한다. 갓 잡아 온 신선한 수산물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단골처럼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이렇게 구입한 수산물은 그 맛이 다르다. 동해안의 진한 바다 맛을 느끼고 싶다면, 위판장 투어를 추천한다.

방어 위판
볼수록 매력적인 죽변항 여행
죽변항은 볼수록 빠져드는 곳이다. 그래서 한 번 여행하고 나면 자꾸 생각나서 두 번, 세 번 방문한다는 여행자들이 많다.
최근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죽변항 여행의 필수 코스이며,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운행코스인 죽변곶을 걸어서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승강장 끝과 죽변 하트해변을 잇는 이 길은 ‘용의 꿈길’이라 불리는 산책로인데, 해안절벽을 따라 솔숲 사이로 걷는 것이 특징이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비교적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용의 꿈길은 걷는 중간 중간 미로처럼 숨겨진 장소들이 있다. 때론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때론 포토존으로 활용해보길 추천한다. 그곳에 내려서면 깎아지른 절벽과 짙푸른 바다의 위엄 앞에 잠시 멈칫하게 되지만, 이내 동해의 너른 바다에 포근하게 안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산책길 중간에 있는 죽변등대와 공원도 꼭 들러보자. 경상북도 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된 죽변등대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뱃사람들의 길잡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등대 맞은 편에는 동네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공원이 있는데 독도 최단거리 표지석이 있다. 죽변면 죽변리와 독도 사이 거리가 216.8km로 이곳이 독도와 가장 가까운 땅이라는 의미이다. 맑은 날에는 울릉도도 보인다고 하니, 또 한 번 와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특히, 이 공원은 죽변항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죽변항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일출 명소이자 일몰 명소로 알려져 있어, 이곳에서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 보자.
바다는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시리도록 푸른 겨울 바다는 바다를 싫어하는 사람도 한 번에 그 매력에 빠지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죽변항에서 그 매력을 꼭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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