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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산소가 흔적없이 사라졌다” 공방

  • 이명동기자
  • 입력 2008.06.0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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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고자 “죽변도시계획도로 확·포장하면서 도로 밑에 묻혔다”

 

2005~2006년도에 울진군에서 3차에 걸쳐 도로를 확·포장하는 과정에서 조상의 분묘가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묘지 연고자의 민원 제기에 따라, 울진군이 현장에서 2차례 발굴조사를 실시했지만 묘지를 찾지 못해 연고자가 애태우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다가 수년 만에 귀국한 해당 묘지 연고자 C(여.54세)씨는 죽변면 죽변 3리 군부대 밖에 위치해 있던 할아버지의 묘소를 찾았다가 뜻밖의 황당한 일을 겪었다. 수십 년 동안 관리해오던 조상의 묘소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C씨는 2005~2006년도에 울진군에서 묘지 인근에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한 사실을 확인하고 울진군 담당자 및 묘지에 성묘를 다닐 당시에 인근 군부대에서 근무했던 증언자들과 함께 2007년 7월 3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서 분묘 확인 작업을 거쳤지만 사라진 묘지를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과정에서 C씨는 울진군과 묘지의 행방을 두고 공방을 벌이며 조속한 민원 처리를 위해 관계기관에 진정하는 등의 절차를 밟았고, 지난 4월 8일과 29일 2차례에 걸쳐 주변 증언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현장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발굴 작업을 했으나 없어진 묘지는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다. 

 

묘지 분실 민원인 C씨가 발굴 현장에서 울진군 관계자들과 도로 개설 공사 당시의 현장 사진들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와 관련해 C씨는 “예전에 군부대에서 근무하다가 퇴역한 군인들과 인근 주민들의 묘지 위치에 대한 증언 자체가 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의 지형변화에 따라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당시 도로를 확·포장하면서 작성된 지장물도와 현황도 등을 이용한 측량을 통해 묘지의 끝부분이 물려 있었던 애초의 철제 펜스 위치를 확인한 후에 발굴 작업을 실시해야 묘지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005~2006년도에 울진군에서 기존의 군부대 펜스 외곽으로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할아버지의 분묘가 도로 밑에 매몰됐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추정하며, “울진군이 이런 저런 핑계를 둘러대면서 1, 2차 발굴로 묘지 분실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조상의 분묘를 찾아주는데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반면에 울진군은 2차례의 발굴 작업을 통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C씨 할아버지의 분묘와 관련해서 수해로 유실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 담당자는 “C씨의 묘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퇴역 군인 등의 증언자들과 수차에 걸쳐 묘지 확인 작업을 거쳤고, 증언한 위치에서 2차례에 걸쳐 현장 발굴 작업까지 했지만 묘지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그동안의 수해로 유실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다가올 장마를 대비해 발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현장의 복구공사를 실시하는 일 또한 시급하다”고 말하면서도,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후 복구공사를 시행할 때 투입되는 중장비를 이용해 도로를 파헤친 다음, 민원인이 주장하는 도로 밑을 확인할 용의도 있다”고 전했다. 

 

죽변면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할 당시에 작성된 지장물도. 이 지장물도를 근거로 C씨는 공사 당시 울진군이 이중 ‘ㄴ’자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는 군부대의 방축벽 용도의 타이어와 외곽 철조망 바깥까지 침범해 도로를 개설한 점을 들어 할아버지의 묘지가 도로 밑에 매몰됐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사라진 묘지의 연고자인 C씨와 울진군의 상반되는 입장 차이는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위치로 추정되는 확·포장도로까지 파헤쳐 세밀하게 땅속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난 다음에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울진군은 민원인 C씨의 할아버지 묘소가 위치하고 있던 인근에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3차례에 걸쳐 죽변도시계획도로 확장 공사, 폭풍속으로 드라마세트장 도로 포장 공사, 죽변 4리 군부대 입구 포장 공사 등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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