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도로 점용료는 받으면서 개인 토지 사용료는 ‘나몰라라?’
울진군이 하수도를 설치하면서 개인의 사유 토지를 무단으로 점용하여 십수년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토지 소유주의 하수도 관로 이전 요청을 무시해온 것은 물론, 토지 사용료 한푼 지급하지 않고 있다가 개인으로부터 토지 사용료 청구 소송에 휘말려 그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이는 공공시설물인 상·하수도 관로를 설치하면서 사유지를 무단 점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역에서 처음 제기되는 소송으로서, 원고 측이 재판에서 승소 또는 일부 승소할 경우 지금까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지내던 수많은 주민들의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죽변면 K모씨는 지난 92년 4월에 죽변면 1리에 소재한 토지를 매입한 후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 건물을 계획하면서, 울진군에서 매립·설치한 하수도가 신축 건물 면적의 상당 부분을 무단으로 점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울진군에 하수도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하수도를 이전하지 않으면 자신이 신축을 계획하고 있는 건물의 면적과 외형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울진군은 K모씨의 민원에 대해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하수도를 이전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 뿐만 아니라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하수도 이전을 미루던 울진군은 민원을 제기한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고 하수도 관로 무단 점용에 대한 부분을 방치해왔다.
이에 따라 K모씨는 십수년간 개인의 사유 토지를 무단으로 점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울진군에 대해 토지 사용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K모씨가 울진군에 청구한 토지 사용료는 1992년 K모씨가 토지를 매입하고 난 다음부터 현재까지의 토지 사용에 대한 비용으로써, 지방자치조례에 따른 토지 기준가의 5%를 적용해 무단 점용하고 있는 하수도 면적인 19.2㎡(약 9평)에 공시지가를 곱한 금액으로 그 액수는 약 962만원에 이른다.
이번에 울진군을 상대로 개인 사유 토지 점·사용료를 청구한 K모씨는 “울진군은 소하천은 물론 도로 점용료에 대한 조례까지 제정하여 운용하고 있으면서, 개인의 사유 토지를 소유주의 허락도 없이 십수년째 무단으로 점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부분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공공기관의 개인 토지 점·사용료 청구에 대한 자신의 소송이 그동안 알게 모르게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주민들이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울진군은 군민들을 대상으로 ‘울진군 소하천 점용료 및 사용료 징수조례(1995년 제정)’와 ‘울진군 도로 점용료 징수조례(1977년 제정)’를 제정·운용하고 있다.
이번에 제기된 K모씨의 소송과 관련해서 울진군 관계자는 “빠르게는 이미 십수년 전에 설치했던 상하수도 관로는 설치 당시에 대부분 토지 소유주의 구두 허락 하에 공사를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토지 소유주를 만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 보았지만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민원인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지만, 원고가 일부라도 승소할 경우 이와 유사한 경우의 관내 상·하수도 관로 무단 점용 관련 민원인들이 집단으로 사용료 청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애를 태우고 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현재 울진군 관내의 상·하수도 관로 가운데 사유 토지를 무단으로 점용하고 있는 관로는 최소 수백 군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에 울진군을 상대로 개인 사유 토지의 점·사용료 청구에 대한 죽변면 K모씨의 소송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K모씨가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울진군 담당자의 우려처럼 울진군이 십수년 전부터 현재까지 무단으로 점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지역 토지 소유주들의 집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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