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을 대표하고 경쟁력 있는 관광지 전무(全無)한 실정
울진군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군 홍보자료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되면서 각 지방정부 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천혜의 자연자원과 유명 명승지를 간직한 울진군은 관광울진이라는 슬로건으로 자치 경쟁력에 나섰다.
그러나 민선3기와 4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관광울진'이라는 단어가 흐지부지 사라지는 듯한 인상을 주다가 급기야 완전히 실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
김용수 군수가 6년 동안 울진군을 이끌어 가면서 친환경 정책에 너무 치중하다가 결국 관광울진 정책에 엄청난 구멍이 난 셈이다.
사실 울진군의 경제가 관광 수입에 의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친환경 농업보다 더욱더 중요시 해야 할 것이 관광 산업이었다.
왜냐하면 친환경농업은 울진경제를 살리는 의미보다 아주 기초적인 삶을 꾸려가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울진군의 관광 정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관광개발 및 홍보, 관리라는 측면에서 아마추어리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포플리즘, 즉 쇼(show)를 하고 있는 인상이 깊다.
울진관광 홍보책자에서 그대로 나타나는데 내용은 이렇다.
‘환경의 보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울진!’ 온천욕과 삼림욕, 해수욕이 가능한 천혜의 사계절 휴양지. 은어와 연어가 회귀하고, 수달과 산양이 뛰어노는 곳. 울진소나무의 푸른 정기가 송이를 키우고, 동해 진미 울진대게를 맛볼 수 있는 곳. 꿈의 관광낙원, 울진을 소개합니다. 멀지만 가보고 싶은 곳 울진으로 오세요. 환동해 시대의 중심 울진이 세계 속의 휴양관광도시로 성장합니다. <중략...>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 2005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열렸던 곳. 국내 최고 수질의 백암온천과 덕구온천, 온천휴양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따뜻한 고장. 동해진미 울진대게와 청정한 아침이슬이 키워낸 울진송이가 있는 곳. 스킨스쿠버, 낚시, 등산, MTB, 윈드서핑, 요트... 대자연과 함께 뒹굴 수 있는 레저스포츠의 메카. <중략...>
‘울진(蔚珍)’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귀한 보배가 많은 곳이라 하여 울진이라 명명하게 되었다. 주요 관광지로는 천연동굴인 성류굴, 백암·덕구온천과 7개의 해수욕장, 명승인 불영사계곡, 관동팔경인 망양정과 월송정 등 진귀한 보배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또한 동해에서 갓 잡아 올린 횟감을 맛볼 수 있는 죽변항과 후포항이 있으며, 울진대게 역시 우리고장의 자랑거리이다. 온천, 산림,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가족휴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중략...>
우리 울진은 예부터 산수(山水) 수려하고 풍광이 아름다운 고장으로 줄기찬 태백준령의 동쪽 동해를 바라보는 대자연의 신비가 스며드는 곳입니다. 지하금강이라 불리는 성류굴과 국내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백암온천·덕구온천이 있고, 명승제6호인 불영사계곡, 관동팔경인 월송정과 망양정, 구수곡자연휴양림과 통고산자연휴양림, 500년생 금강소나무가 생장하는 소광리의 거대한 소나무군락지, 푸르다 못해 쪽빛으로 물들인 듯한 동해바다 등 그야말로 천혜의 관광자원과 천연한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어 관광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는 아름답고 유서 깊은 고장입니다. 울진으로 오십시오. 정성을 다하여 맞이하겠습니다. <울진군수>
이상은 울진군을 소개하는 관광책자나 홍보용 자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문구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군의 관광지들이 언급된 것처럼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또 타 지자체의 유수한 관광명소와 겨뤄 경쟁력이 있는 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있을까?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거나, 긍정적인 답변보다는 부정적인 결론을 맺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울진(蔚珍)’이라는 의미는 말 그대로 ‘보배(보물)가 우거져 있다(울창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 지역의 자연환경은 빼어나다. 그리고 ‘산, 계곡, 바다, 온천 등...’ 관광지로서의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군에서 홍보용 자료에 싣는 지역의 관광명소들이 관광객을 위한 어느 정도의 인프라가 구축되었나를 되짚어 보자. 부끄러운 얘기지만 후한 점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낙제점으로 울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다시 찾고 싶은 울진’이 아니라, ‘그냥 스쳐 지나가도 무방한 고만고만한 지역’이라는 인식을 더 깊게 심어 줄 수 있다.
본지는 이번호에 울진군 관광지를 종합하여 간략하게 짚어보고, 다음호 부터 우리지역의 관광 명소들을 심층 취재하여 연재로 보도키로 한다.
◆관동팔경의 2경인 망양정과 월송정
관동 8경이라 자랑하는 망양정과 월송정을 살펴보자. 망양정은 유교문화권 개발사업 명목으로 2005년도 망양정공원조성사업에 따른 기본계획을 완료하였으나 지금까지 해맞이 공원에 울진대종을 설치한 것이 고작이다.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하는 사업임에도 아직까지 후속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면 관광지 조성 사업을 위한 울진군의 의지를 판단할 수 있다.
월송정의 상황을 보면, 월송정에 올라 바다를 조망하고 나면 뭘 해야 될지 의문스럽다. 월송림도 지난해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관광객들이 월송정에 올랐다가 뭘 해야 할까? 관광객들이 다음으로 뭘 해야 될지 몰라 더 머쓱해 지지 않을까. 두 곳 모두 관광객이 머물러 뭘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바다만 바라볼 수밖에...
사진 몇 장 찍고 나면 돌아서야 한다. 200리를 자랑하는 해안선이지만 때론 이것이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똑같은 형태로 이렇다 할 내세울 것이 없기에 단조로움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조로움의 반복은 식상함으로 이어진다.
◆지하금강이라 불리는 성류굴
지하금강이라 불리는 성류굴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30여분간 굴 내부를 둘러보고 나면 다음에는 할 것이 없다.
성류굴 역시 2004년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2005년도에 결과보고서가 나왔음에도 아직까지 승인조차 받지 않고 있는 울진군, 그래도 신기(?)한 것은 여전히 매년 30~4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성류굴을 찾는다는 것이다.
‘한번쯤은 가 볼만 곳’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성류굴이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수학여행의 필수코스였지만 옛 영화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상가의 ‘폐점됐거나 임대한다’는 덩그러이 적힌 문구가 울진의 현 관광지 상황을 말해 준다.
◆7개 해수욕장
군에서 지정 관리하는 해수욕장은 북쪽에서부터 나곡, 후정, 봉평, 망양정, 기성망양, 구산, 후포해수욕장 등 7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해바다를 쪽빛 바다와 송림(곰솔림)과 연상시킨다. 그렇다면 7개 해수욕장 중 한여름의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송림이 조성돼 있는 곳이 어디에 있는가? 그나마 기성망양과 구산해수욕장은 송림이 조성돼 있지만, 인근 지자체인 영덕의 고래불해수욕장이나 삼척의 맹방해수욕장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 군의 해수욕장 중 타 지자체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곳이 과연 있는가?
한편 각 어촌계별로 전복 등의 치패방류로 관광객들과의 끊임없는 바닷가의 입욕 신경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해수욕장도 드물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군의 해수욕장은 남쪽과 북쪽의 해수욕장이 만원이 돼 피서객들이 밀려 밀려서 울진으로 온다고 한다. 해수욕장별로 운영위원회가 구성돼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여전히 미지수다.
◆덕구온천과 백암온천
90년대 중반까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백암온천관광지구의 영화(榮華)는 과거형이 되어 버린 지가 오래 되었다. 이에 군은 백암산 등산로를 정비하고 신선계곡의 트래킹 코스개발, 전지훈련장을 예정하고 있으며, 전국족구대회와 백암온천축제를 개최하는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지역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직접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요원하다.
한편 덕구온천은 국내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이라는 점과 매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백암온천관광지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자구책이 시급하다.
몇 해 전 덕구온천에서 개최됐던 ‘째즈(Jazz) 페스티벌’이 마니아층을 갖고 있고, 지역의 특색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사장됐음을 아쉬워하는 지적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불영사계곡
36번 국도를 굽이굽이 휘감으며 40리에 걸쳐 펼쳐진 불영사계곡은 뛰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기암괴석과 깊은 계곡 맑은 물, 한 허리를 돌때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불영사계곡의 절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이것뿐이다. 36번 국도가 개통되면서 전망대 2곳이 설치돼 있을 뿐 불영사계곡을 조망할 수 있는 편의시설은 전무한 편이다. 4계절마다 특유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불영사계곡이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겨울철 눈으로 덮인 불영사계곡의 장관은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지만, 사고의 위험성 때문에 일반 차량의 접근은 더욱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울진대게와 울진송이 등 지역특산물 음식점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로는 송이와 대게, 문어, 물가자미 등 다양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특산물들이지만, 관광객들의 맛과 향을 자극하며 대표할 수 있는 요리와 음식점의 부재는 누누이 지적돼 왔다.
지난 2005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에 즈음해 지역의 특산물들을 이용한 요리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있어 요리책이 발간되기도 했지만, 지역의 어느 음식점에서도 개발된 요리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뛰어난 재료들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랑할 만한 음식점이 없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숙박시설
지역의 곳곳에는 많은 숙박시설(여관, 모텔, 민박 등)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편안하게 즐기며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관이나 모텔은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고,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구수곡자연휴양림과 같은 숙박 공간은 태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 민박시설도 많이 개선됐지만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는 시설은 아직까지 부족한 편이다.
◆감성돔낚시와 은어낚시 등
우리 군은 낚시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겨울철 감성돔낚시와 초여름에서 여름으로 계속되는 은어낚시, 대구지깅낚시와 가자미선상낚시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감성돔낚시는 겨울철 바다낚시의 백미로서 전국 각지에서 입소문을 통해 최근 몇 년 새 조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를 타고 접근해야 하는 남해안에 비해 갯바위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출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계속된 종묘 방류사업으로 어자원이 어느 정도 형성돼 40cm급 이상도 많이 잡혀 손맛을 보려는 낚시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급수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은어의 아사한 수박 향을 즐기려는 낚시인들을 6월부터 한여름인 8월 중순까지 왕피천일대에서 쉽사리 목격할 수 있다.
이에 지역의 낚시 동호인들이 감성돔낚시 대회와 은어낚시 대회를 지역에서 개최해보려는 움직임이 있기도 했지만 단발성 행사에 머무르는 수준이었다.
한편 타 지자체 공무원들이 해당 지역의 낚시대회 홍보를 위해 낚시점마다 직접 방문하는 열성을 보이는 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들은 누구나 귀하고 중요한 손님이 찾아오게 되면 지역의 관광지를 안내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를 먼저 소개해야 되겠다’는 생각보다, ‘어디로 먼저 안내해야지? 어디가 좋을까? 행여 손님이 식상해 하지나 않을까?’등 다른 고민을 하게 된다.
앞서도 몇 번 지적했지만 군이 가지고 있는 관광명소와 자원의 잠재력과 장점은 뛰어나다.
그러나 서로가 연계가 되어 있지 않고 방문객들을 위하 편의시설이 태부족하고, 엇비슷한 경관들로 인해 쉽게 식상할 우려가 많다.
특히 군의 부처 간 업무에 대해 엇박자가 나지 않아야 한다.
울진군의 홍보 행태는 기획감사실의 홍보계와 문화관광과, 엑스포조직위 등 각 실과원소별로 행해지고 있다.
이는 울진군의 전체적인 기본 틀을 만들어가는 기획실의 홍보업무가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며 계속 추진되는 것은 행정 수행능력에 한계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오랫동안 우려 먹었던 자료들이 사진과 글귀 몇 구절만 바꾸어 가며 습관적인 홍보가 반복되고 있음을 담당자들은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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