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화해위, ‘부역자 명부’, 신청·참고인, 8개 읍·면 133개 마을 현지조사 통해 밝혀내
신원기록편람(울진군 처형자 명단)
부역 혐의에 대한 판단, 부역자 처리 기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군·경이 임의 분류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사적인 보복 감정 등 좌익·부역 혐의가 전혀 없는 주민들도 희생
6.25 전쟁 당시 인민군에 부역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1950년 9월 26일부터 12월말까지 울진군에서 최소 256명의 지역 주민들이 울진경찰서 경찰, 특무대(CIC), 국군 제3사단 군인들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시기는 울진군에 국군 병력이 주둔했던 시기로서 군이 이동한 후에는 울진경찰서와 각 지서 경찰에 의해 주민들이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고, 희생자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도 20여명 포함된 것으로 조사됨으로써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위원장 안병욱. 이하 진실화해위원회)」가 2008년 6월 3일 ‘제73차 위원회’를 열어 울진 부역혐의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할 것을 결정한 이후, 울진경찰서로부터 입수한 4,596명의 명단이 기록된 ‘부역자 명부’를 비롯한 각종 자료와 신청인, 참고인 등의 진술 조사, 8개 읍·면 133개 마을에 대한 현지 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이에 따르면 ▲1950년 10월 20일 국군 제 3사단 소속 보충대 군인들은 우익단체와 이장들이 제공한 명단을 근거로 연행된 주민 가운데, 처형 대상자로 분류된 주민들과 울진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부역 혐의자 40여명을 후정리 부둘골에서 총살하거나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
▲1950년 10월 말에서 11월까지 울진경찰서 경찰들은 각 지서로부터 인계받은 부역 혐의자들을 분류해 그 가운데 일부를 석방했으나, 처형 대상자로 선정된 250여명 가량의 주민들을 신림 올시골로 끌고 가서 총살하거나 매장해 살해. ▲1950년 11월 26일 온정지서 경찰들은 부역 혐의로 온정면 창고에 구금된 온정면 주민 가운데 12명을 울진경찰서로 압송하는 과정에서 황보리 문둥이골로 끌고 가 총살했으며, 1950년 늦가을 부역 혐의로 도피하던 친척에게 밥을 해주었다는 이유로 주민 7~8명이 하당지서 경찰에 의해 북면 사계리 나그네골에서 희생. ▲1950년 10월 국군 제3사단 보충대 군인들이 인민군 패잔병 및 삼척 부근에서 연행한 부역 혐의자 40~50여명을 3~4차례에 걸쳐 죽변 후릿개로 끌고 가 구덩이를 파고 총살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외에도 후포 바닷가, 덕천 원자력발전소 인근 백사장, 서면 하원리 백골, 연지리 현내항 입구 골짜기, 서면 쌍전리 계곡 등지에서 국군 제3사단 보충대 군인들과 경찰에 의해 지역주민들이 희생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신원을 확인한 희생자 256명은 청장년 남성이 94%로 대부분이며, 여성들과 어린이도 20여명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생자들은 6.25 전쟁 당시 인민군이 점령했던 시기에 공적인 역할을 맡았거나 특정 단체에 가입하는 등의 부역을 했다는 혐의로 희생되었지만,「진실화해위원회」는 이런 부역 혐의에 대한 판단은 부역자 처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군·경의 임의 분류에 의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즉 당시에 자발적으로 부역 활동을 했던 사람들은 이미 도피하거나 월북한 뒤였으며, 이웃의 권고나 강요에 의해 인민군 점령 시기에 특정한 직책을 맡았거나 자신도 미처 모르는 사이에 특정 단체에 이름이 올랐던 사람들이 남아 있다가 희생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진실화해위원회」는 좌익 혐의나 부역 혐의가 전혀 없는 민간인이 살해된 경우도 발생했는데, 이들은 국군의 소집 명령에 늦었다는 이유, 인민군 장화를 신었다는 이유, 군 작전 지역을 거닐었다는 이유, 가족이 부역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희생되었고, 일부는 지역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사적인 보복 감정 때문에 희생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경찰과 군인들이 희생자들이 단지 부역을 했다는 혐의만으로 적법한 절차 없이 민간인을 살해한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 범죄라고 결론짓고,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위령사업의 지원 등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6.25 전쟁 당시 울진 지역에서 발생했던 부역 혐의 희생 사건과 관련한 최종 보고서는 9월중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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