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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정미정 기자
  • 입력 2009.03.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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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못 들었을 때

얘야 그 길은 힘들고도 먼 길이다

옆에 있는 저 길로 가면 처음은 험할지라도

돌아 돌아 굽이 돌면 꽃 길이 보일 것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말씀하셨죠

 

기운 없는 내 모습을 보시면

얘야 집에 들러 거라

잠시 쉬었다 가거라

그럼 조금 나아질 게다

좋다는 약들을 다려놓으시며 말씀하셨죠

넌 몸이 약해서 큰일 이구나

쉬 엄 쉬 엄 하렴

 

힘들고 괴로울 땐 언제나 아버지 생각뿐

내겐 힘이요 고향이요 살아있는 이유였을 뿐

내가 당신에게 해준 게 너무 없는 그 슬픔들이

지금은 산산이 부서져 눈이 되고 비가 되고

달이 되어도 그 져 눈물만 흐를 뿐 당신에게

갈수 없는 이 아픔이 너무 가슴아파와

지금 당신이 어느 집 어느 분의 고운 자녀 되어

모든 사랑 한 몸에 받으면 좋으련만

간절히 빌어도 보고 소원해 봐도

당신이 내게 베푼 사랑에 비하면 백분의 일도 되지 않아

 

늘 반말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지

늘 세상에서 가장 이쁜 딸이라며 웃어주었는데

당신이 세상을 뜰 때 간절한 눈빛을 내게 보냈었지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난 정말 가슴이 아파 죽는 줄 알았지

난 금방이라도 나을 병인 줄 알았지

 

못내 아쉬운 긴긴 작별을 하고 난 뒤에야

그때 그 소원 못 들어준 내가 너무 미워

며칠 밤낮을 울며 기절 했었지

기억하기 싫어서 기절한 건 아니야

너무 힘이 들어서 아버지가 안 계신 날들을

기억하기 싫었을 뿐 그것뿐

 

늘 기억할게

내게 베푼 사랑 다 기억하기로

오래오래 기억할께

그리고 사랑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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