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대 앞 지나는 250m 도시계획도로 ‘중로 3-3호선’ 개설 공사 두고
죽변(竹邊)이라는 이름만큼, 신우대밭은 주민들에게 상징·향토성 지녀
죽변면 4리에서 죽변등대 인근 ‘폭풍속으로’ 세트장을 연결하는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대나무 밭이 무분별하게 훼손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 도로는 개설 과정에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개발 논리와 관광 인프라를 위한 보존 논리를 앞세우는 주민들의 상반된 정서가 동시에 표출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죽변 등대를 경유하여 ‘폭풍속으로’ 오픈 세트장을 연결하는 기존 도로는 수년전부터 인근 주민들이 도로 폭이 좁고 굴곡이 심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해왔다.
이런 점을 감안한 울진군은 지난 2월초부터 ‘죽변도시계획도로 중로 3-3호선 개설공사’라는 노선명으로 연장 250m에 이르는 도로 양쪽의 대나무밭을 2~8m까지 제거하고 중장비를 이용하여 본격적으로 도로 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2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길이 250m, 폭 12m로 확·포장되는 죽변도시계획도로 중로 3-3호선 개설공사는 오는 6월 말경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도로 확·포장 공사 현장을 지켜보는 일부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죽변등대를 사방에서 감싸며 기존 도로 양쪽과 해안선을 따라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는 신우대밭은 ‘폭풍속으로’ 세트장과 죽변 등대를 찾아오는 내·외지 관광객들에게 빼어난 풍광으로 큰 즐거움을 선사할 뿐 아니라, 죽변면 주민들에게도 특별한 상징성과 향토성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이다.
죽변등대 주변의 신우대밭은 오랜 세월동안 죽변면의 정서를 대변해오면서 출향인들에게는 고향을 회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포근한 정경으로, 지역 주민들에게는 안락한 쉼터이자 휴식공간으로, 외지 관광객들에게는 가족과 연인들이 신우대밭을 거닐며 색다른 추억거리를 만드는 데이트 코스로서의 역할을 오롯이 감당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들어 상당한 면적의 신우대밭을 훼손하면서까지 도로를 확·포장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일부 주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각종 시설물 설치로 인해 면적이 점점 줄어드는 대밭을 없애가면서 도로 확·포장 공사를 할 것이 아니라, 기존 도로의 굴곡진 부분과 노후화되어 요철이 심한 바닥을 덧씌우는 등으로 대밭의 피해를 최소화하여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신우대밭의 멋진 경치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신우대가 등대를 감싸고 해안 절벽을 따라 돌며 숲을 이루고, 그 사이로 자연 그대로의 오솔길을 형성하고 있는 곳은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지난해 3월에 죽변면에서 ‘폭풍속으로 세트장’ 주변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해안 절벽 쪽으로 난 신우대밭 오솔길을 정비한 점을 들어 “한쪽에서는 경쟁력 있는 관광 상품을 만들고자 환경을 살리면서 대밭을 정비하고, 또 한쪽에서는 도로 확·포장을 위해 대밭을 망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미 계획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보다 다양한 계층의 주민 여론을 경청하지 않고 특색 있는 관광 자원인 대밭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면서 죽변등대 앞의 도로를 확·포장하는데 대해 일부 주민들의 비난성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데 반해, 그 반대편에서는 도시계획 도로를 확·포장함으로써 도리어 관광 인프라 구축과 함께 주민들의 불편까지 해소하겠다는 여론도 동시에 높은 실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죽변면의 상징으로 또 정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죽변등대 주변의 자생 소죽인 신우대는 신라시대부터 왜구의 노략질을 방어하는 화살대로 사용됐고, 그 품질이 뛰어나서 고려시대부터 군대에 납품되었다.
‘신라의 24대 임금인 진흥왕(眞興王. 재위 540년~576년)때 신라의 국경인 소공령(召公嶺)과 바다를 통해 침투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토축(土築-흙으로 쌓음)으로 성(城)을 조성하고 수군(水軍) 2천명을 주둔시켰다’고 전해지는 죽변등대 일원의 죽변성(竹邊城)은 1천4백년여의 오랜 세월을 증명하듯, 동네 지명까지 대나무 죽(竹)자를 넣어 죽변(竹邊)으로 불리게 했을 만큼 죽변면 주민들과는 그 인연이 매우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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