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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지붕을 슬레이트로 개량(?)한 1970년대

  • 이명동기자
  • 입력 2009.09.1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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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개량및도색작업(1973.2.16. 기성면 망양리)

 

박정희정부는 1967년에‘농어촌 지붕 개량 촉진법’을 제정하고, 우리 고유의 초가지붕을 양철, 슬레이트, 기와지붕으로 개량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특별법은 1972년부터 새마을사업 중 개량사업으로 발전시켜 전국 단위로 확대해서 대대적으로 밀어붙이게 된다.

 

울진군처럼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에서는 초가지붕이 대부분 슬레이트 지붕으로 교체되었다.

 

그런데 초가지붕을 슬레이트로 개량한지 30년이 지난 지금 와서는 슬레이트에 발암물질인 석면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광물성 물질인 석면은 인체에 흡입된 후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악성 중피증 등을 일으키는 심각한 발암물질이다.

 

특수 폐기물인 석면의 심각성을 인지한 충남 보령시는 전국 최초로 석면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슬레이트의 전수 조사를 실시한 후, 오는 2011년부터 슬레이트 처리 시범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한때 삼겹살의 기름이 골을 타고 잘 빠진다고 해서 슬레이트 구이가 인기였던 적도 있었다.
가볍고, 값이 저렴하고, 불에 잘 타지 않고, 단열효과가 높아 초가지붕을 대신해서 시골집 지붕을 모조리 점령했던 슬레이트도 이제는 세월이 지나고 낡아서 대기 곳곳으로 석면 먼지를 날리고 있다.

 

심각한 발암물질인 석면 공해와 함께 슬레이트 지붕은 전통적인 민속자료인 초가지붕을 말살하는데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죽하면 새마을 당시에 전국적으로 초가지붕을 슬레이트로 교체한 것으로 두고 국내·외 건축학도들이 6.25전쟁에 이어 한국 건축사의 두 번째 비극이라고까지 혹평할까?

 

소개하는 사진은 1973년 2월 기성면 망양리의 초가지붕을 뜯어내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교체한 후 페인트를 칠하는 장면까지 한꺼번에 담고 있다.
‘석면 제로’를 외치며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슬레이트 지붕을 전면 교체할 계획을 추진 중인 보령시의 경우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 1967년에 제정했던‘농어촌 지붕 개량 촉진법’에 준하는 법령을 제정하여 슬레이트 지붕 교체를 원하는 주민들에게 예산을 대폭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그것이 진정‘저탄소 녹색성장’을 구호로 부르짖는 정부와 지자체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울진군은 녹색성장을 외치면서 석면 공해에 노출되어 있는 국민들의 생활환경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후진국형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친환경을 모토로 삼고 있는 울진군의 경우야 두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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