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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기대세요

  • 페인트 최
  • 입력 2009.09.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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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쿵’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게 됐는데, 어떤 아저씨가 벽 쪽으로 쓰러지면서 나는 소리더란다.  

전화로 119에 신고를 하고 몇 분 후에 도착한 응급차로 그 아저씨가 병원에 후송되는 것을 지켜 본적이 있다고 하면서...   

 

재은이는 또 며칠 전에 전철에서 있었던 일을 웃으면서 이야기 한다.
친구 만나러 서울에 갔다가 저녁에 전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옆자리의 여자가 꾸벅 꾸벅 졸면서 재은이의 한 쪽으로 자꾸 기울어 졌다고.  

 

그 조는 와중에도 재은이의 어깨에 얼굴이 닿을락 하면 퍼뜩 똑바로 자세를 고치고 그리곤 또 졸고... 졸고.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재은이는 자기 폰에 다가 ‘기대고 편하게 주무세요’ 라는 글자를 쳐서는 그녀에게 보여 주었단다.  

 

아니 그런데, 그렇게 몇 십 분을 정신 못 차리게 졸던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 한번도 안 졸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더란다.  

 

지친 그녀에게 나의 어깨에 기대어 편하게 자라고 한건 진심이었는데...
정신 번쩍 나게 잠을 깨워 놨으니, 나의 친절이 도움이 안 된 걸까? 그냥 더 졸게 놔둘걸.   

 

하하...
나는 소리 내어 웃었다 .
가끔 엉뚱한 재은이의 귀여움, 그 끝은 어디일 까나.  

 

딸아!
하하... 내가 소리 내어 웃는 이유를 너는 아니?
‘쿵’ 한쪽 벽에 머리박고 쓰러지고 싶게 아픈 시간이 우리인들 왜 없었겠냐? 

 

그런 체도 안하고, 아픈 사람을 돌아보고 마음을 써주는 네가 고마워서.
또, 힘들다고 징징 거리면서 어디 편하게 기댈 어깨 하나 없나 하고 찾아 헤매지 않고, 한번도 본적 없는 지친 이에게 자기의 어깨를 내어주고 싶어 하는 네 마음이 예뻐서.  

그래서, 나는 웃는단다.

 

서로 쳐다보고 웃고 있는데 나도 착한일 한 거 있다고 재영이가 끼어든다.
“뭔데?” 내가 묻고, 

“전철에서 안절부절 불안해 보이는 어떤 사람이 있었어”
“그래서?” 재은이가 묻고,
“서울에 처음 온 사람인데, 환승도 못하고 같은 노선을 왔다 갔다 하고...”
“그래서?” 내가 묻고,
“어디서 갈아타고 어디서 내리는지 설명 하려다가, 따라오라 그러고 직접 그 역에 데려다 줬어” 

“그래서?” 재은이가 묻고,
“그러느라 정작 나는 차가 끊어 졌어”
“그래서?” 내가 묻고,
“그래서는 뭐... 없는 돈에 택시타고 집에 왔지”
“니, 혹시 그 사람 남자 아니고 예쁜 여자였제?” 재은이가 묻고,
“아, 말이라고 하나... 당근이지... ㅎㅎ”  

 

아 놔, 남자 꼭지라고 돌아오는 재영이의 대답이라니...
하하,
자꾸 나의 웃음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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