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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울진세계친환경공무원엑스포」유감(遺憾)

  • 이명동기자 기자
  • 입력 2010.03.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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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원칙과 형평성이 전제된 상식적인 선에서 상훈(賞勳)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상훈이 정말 수고한 사람들을 제치고 일부 특정 기관과 특정 단체의 나눠 먹기식, 또는 자기 식구 챙겨 먹이기로 비춰서는 바람직하지 않고, 당연히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울진군은 2월 9일 엑스포공원 영상관에서「2009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유공자에 대한 시상식을 열었다.  

 

울진군은 시상식에 참석한 김용수 군수가 “엑스포 성공을 위하여 헌신적인 노력과 지혜를 모아주신 공직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한정된 상훈 관계로 모두에게 상을 드리지 못함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그런 얘기는 사후 약방문으로도 바로잡을 수 없는 큰 우를 범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2009엑스포 유공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상을 받은 수상자는 총 227명이다.
구체적으로는 포장 1명, 대통령 표창 2명, 국무총리상 3명,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표창 30명, 경상북도 도지사 표창 65명, 엑스포조직위원장(군수) 표창 88명, 엑스포 유공자 감사패 수여 36명, 2009엑스포 재직 기념패 2명 등 총 227명이다.

 

전체 227명의 수상자 가운데 울진군청 공무원은 총 92명으로, 녹조근조포장과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 경북도지사 표창 등 큰상은 예외 없이 공무원이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7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24일간 개최된「2009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기간 동안 후미진 곳에서 지역을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린 도우미와 자원봉사자는 총 2천여 명으로, 이들은 누가 뭐래도 엑스포 성공 개최의 숨은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엑스포 유공자 시상식에서 자원봉사자는 정부 포장도, 대통령 표창도, 국무총리상도 단 한명 받지 못했고, 홍모씨가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을 단 하나 수상했고, 총 63명이 수상한 경상북도 도지사 표창도 단 5명만이 수상했을 뿐으로 군수표창을 포함해 총 25명이 상을 수상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엑스포 담당 공무원의 대답이 기가 막히게 한다.
“자원봉사자는 말 그대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인데, 상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왜 문제가 됩니까?”  

 

그렇다면 자원봉사자보다도 더한 사명감으로 울진군의 발전을 위해 무한 봉사를 해야 하는 울진군청 공무원들이 큰 상을 거의 다 차지할 수 있는 명분은 무엇인가?   

 

자원봉사자들 일부는 엑스포 기간 동안 직장을 며칠씩 쉬기도 했고, 가정 가사를 미루어가면서까지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열성으로 봉사했다.  

 

이와 달리 공무원들은 정해진 업무시간 또는 업무시간의 연장으로 책정된 봉급을 받으면서, 평소보다 조금 더 뜨거운 땡볕아래에서 일했을 뿐이다.  

 

공무원 윤리헌장에도 나타나 있지 않은가? 
“공무원은 영광스러운 길잡이임을 자부하고... 창의와 공정으로 국민의 신임을 얻고... 겨레의 공복(公僕)으로 국가에 봉사한다...”고.   

 

그런데 심부름꾼이고, 길잡이이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야 할 울진군청 공무원이 일과 시간에 울진군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다른 때보다 조금 더 땀을 흘렸다고 해서 큰 상을 휩쓸어버린다면 앞뒤가 시원스럽지 않다.  

 

이런 경우는 또 어떤가?
엑스포 유공자 감사패 38개 가운데, 울진군의 3개 단체와 농가 1군데를 제외한 34개의 감사패는 엑스포의 시설 조성, 운영에 참가했던 업체에게 돌아갔다.  

 

38개의 감사패 가운데 34개의 감사패가 받을 돈 다 챙겨가며 엑스포의 각종 시설을 조성하고 운영한 업체에 돌아갔다는 사실은 영 찜찜하다.  

 

엑스포의 핵심 동력이었던 지역 농업인의 수상 실적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에 엑스포 유공자로 선정된 농업인은 경상북도 도지사 표창 4명, 엑스포조직위원장인 울진군수 표창 14명, 감사패 1명 등 총 19명에 머물고 있다.  

 

총 227명의 수상자 가운데 농업인 수상자가 19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진정 누구를 위한 엑스포였는가?”를 반문하게 만든다.  

 

지역의 농업인들은 울진군이 주최하는 친환경농업엑스포의 가시적인 성공을 위해 유기농 경작지 확대 조성 등의 다양한 행정 정책에 군말 없이 순응했고, 때로는 유기농 경작으로 인한 갖가지 불편을 말없이 속으로 인내하며 엑스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총 227명의 엑스포 유공자 중 울진군청 공무원 92명, 자원봉사자 25명, 농업인 19명으로 극명하게 나타났다.  

 

엑스포 개최 전에는 말끝마다 “친환경 농업 합시다.” 심지어 공무원들의 전화 컬러링조차 “농업엑스포 성공 개최”를 떠들었던 울진군이다.  

 

하지만 개장 20일 만에 목표 관람객인 100만 명을 돌파함으로써 성공적인 엑스포가 되었다고 한들, 농업인이 성공 개최 유공자에 낄 자리는 결코 많지 않았다.

 

끝내 지난해 땡볕 아래에서 군민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일구어낸「2009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성공은 울진군청 공무원들만의 잔치인「2009울진세계친환경공무원엑스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느낌은 쉽게 떨쳐 버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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