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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詩集)을 들고서

  • 정미정
  • 입력 2010.04.0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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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詩集)을 들고서
                                                    정미정


시집을 들고서
봄에 피어나는 담장 옆
목련꽃의 숨결과
강가에 웅크린 풀들의
억센 삶의 진지한 이야기,
혹은
고독한 사람의 멋진 뒷모습의
향기를 알았네.

시집을 들고서
꽃 같은 얼굴과
새의 노래를 들을 줄 알게 되었고
지는 노을 속에서
옛사랑의 상처를
보살펴, 보낼 줄 알았네.

시집을 들고서
소년의 불행을 알았고
세계의 고통을 알았고
조금씩 함께 하는 법을 알았네.

눈물로 웃는 법을 알았고
내 형제의 아픔과 내 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을 알았네.
시집을 들고서
시집을 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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