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인생의 짐을 내려놓지 마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장 원 섭 (경민대학교 교수)
얼마 전 인기 프로그램의 하나인 KBS 2TV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자신의 30년 방송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忍)’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하면서 한 말이다.
이경규는 지난 1992년 자신이 직접 제작, 감독, 각본, 주연을 담당했던 영화 ‘복수혈전’이 실패한 후 8년을 기다려 영화사를 다시 만들고 또다시 7년을 기다려 2007년 ‘복면달호’를 성공시킨 경험을 전하면서 “참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간혹 인내가 한계에 부딪힐 때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항상 되새겨 보길 바란다.”면서 “함부로 인생의 짐을 내려놓지 말라”고 밝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본래 이 말은 유대경전 주석서인《미드라쉬(Midrash)》의〈다윗 왕의 반지〉에서 비롯되었다. 다윗 왕이 어느 날 궁중의 세공인(細工人)을 불러 명령을 내렸다.
“나를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어라. 그 반지에는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 기쁨에 취해 교만해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글귀를 넣어야 한다. 또한 그 글귀는 내가 큰 절망에 빠졌을 때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함께 줄 수 있는 글귀여야 하느니라.”
세공인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정작 거기에 새겨야 할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애를 태웠다. 그는 고민 끝에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이때 솔로몬이 세공인에게 일러준 글귀가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였다. 다윗 왕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반지를 몸에 지니고 기쁠 때나 슬플 때 수시로 반지를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았다고 한다.
이 말은 지난 벤쿠버동계올림픽에서 피겨의 여왕으로 등극한 김연아가 인터뷰에서 이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그동안 모진 훈련을 견뎌내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김연아만이 아니다. 골프여제 박세리도, 메이저리거 박찬호도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 말을 되뇌며 슬럼프를 극복해 나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이 어찌 운동선수들에게만 해당되겠는가. 살아오면서 신맛, 짠맛, 쓴맛, 단맛을 다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과 뇌리에 새겨야 할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받은 그 모든 황홀한 찬사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한 순간에 불과할 뿐, 덧없이 지나간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이 있다고 해도 이 또한 한 순간에 지나가는 삶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결국 권력(權力)도 명예(名譽)도 부(富)도 사랑도, 실패와 치욕과 가난과 증오도 모두 한 순간일 뿐일지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사람은 누구나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가며 살아간다. 위기에 봉착하여 수천 번 수만 번씩 넘어져도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는 사람만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모름지기 살아가면서 쓰러지고 넘어지는 일이 하도 많아 일일이 기억할 수도 없을 터인데 한 번 더 넘어진들 무엇이 그리 대수겠는가.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이 있다고 하더라도 털고 일어나 다시 앞으로 나아가면 될 일이다. 딛고 일어서는 자만이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라 했다. 승리의 교만도 절망의 좌절도 모두 다 덧없이 지나간다. 용기와 희망을 갖고 언제나 초심(初心)을 잃지 않으며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는 다시 온다. 그리고 힘들고 지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마다 이 한마디를 주문처럼 되뇌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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