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에서 유리화 설비에 이어 또 다시 지역 주민들과의 사회적 공론화 과정 없이 핵관련 시설인 증기발생기 저장고를 신축중인 것으로 드러나 큰 물의를 빚고 있다.
한수원은 울진원전 1,2호기 대해 각 호기당 3개씩 총 6기의 증기발생기를 교체할 방침을 세우고, 오는 2012년까지 증기발생기 교체작업을 끝마칠 계획이다.
이는 울진원전 1,2호기가 가동된 이후부터 수차례에 걸쳐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증기발생기 세관의 길로틴 파단 등에 의한 응력부식균열과 관련한 관막음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울진원자력발전소의 원전 1,2호기 증기발생기 교체에 따르는 폐 증기발생기 보관 저장고 신축과 관련해, 전 매일신문 사회부 기자·부장 등을 역임한 황이주 도의원은 8월 12일 울진군청 홍보계를 통해 지역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황이주 도의원은 보도 자료를 통해 국내 최초로 울진원전 부지 내에 건설되는 저장고에 방사능에 오염된 설비인 폐기되는 증기발생기를 보관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정확하지 않은 건축물 규모’, ‘연구동 또는 저장고로 불리는 건축물의 명칭’, ‘임시시설인지, 연구시설인지의 여부’, ‘주민 설명회 또는 공청회가 없었던 사실’, ‘울진은 핵실험 실습장인가?’, ‘주민들의 주장’, ‘한수원의 입장’ 등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이에 본지 [월간울진]에서는 황이주 도의원이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 황이주 도의원의 보도자료 전문 ■
한국수력원자력(주)가 울진원자력본 부지내에 핵폐기물 관련 시설을 증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한수원측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무시한 채 설계 도면과 신청서를 울진군에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향후 상당한 주민 마찰이 예상된다.
한수원측은 울진원전1~6호기에서 발생하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임시 보관하고 있는 드럼저장고 인근인 울진군 북면 덕천리 207-4번지 외 1필지에 중저준위 드럼 저장고와 유사한 크기의 건축물을 짓고 있다.
한수원측은 이 사업을 위해 지난 2009년 2월 울진군 민원실에 ‘전원설비 시설물 위치변경’을 한다며 설계도면과 신청서를 제출한 뒤 그해 11월 착공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 건축물의 용도로서, 이 건축물은 핵 관련 시설인 증기 발생기 저장고로 국내 최초라는 것.
현재 가동 중인 울진 1,2호기 내에 설치돼 있는 6개의 증기발생기(호기당 3개)가 노후화됨에 따라 한수원측이 새로운 타입의 증기발생기로 교체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이 경우 교체한 증기발생기를 이 건축물에 보관할 계획이다.
기존의 임시 저장고는 울진원전 또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사용한 옷과 장갑 등 중저준위 폐기물을 드럼에 넣어 현재 경주에 짓고 있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완공 때까지 임시로 보관하는 것이지만, 이 건물은 방사능에 오염된 전원 설비를 보관한다는 측면에서, 그것도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한수원측이 이 설비를 언제까지 보관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정확치 않은 건축물 크기
건축물의 크기의 표기도 정확치 않다.
한수원측이 울진군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문제의 건축물의 건축면적은 1천756㎡, 연면적이 1천884㎡이지만 공사 현장에 마련된 현황판에는 건축면적이 1천690㎡, 연면적이 1천830㎡이라고 씌여 있다. 이를 두고 한수원측은 영문 설계는 한국전력기술측이, 군청에 제출한 서류상 설계는 건축사가 맡았는데, 이들 간에 건축법상 기준점을 벽체 중심선으로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동이냐 저장고냐
건축물의 명칭도 제각각이다.
울진군에 제출된 서류에는 건축물의 용도를 ‘증기발생기 저장고’로 표기하고 있지만 공사 현장의 현황판에는 ‘증기발생기 연구동’으로 표기되고 있다.
한수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예 ‘저장고’가 아닌 ‘연구동’으로 명명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임시 시설이냐, 영구시설이냐
이 시설에 대한 준공 시한은 있어도 보관 만료일은 없다. 다시 말해 1,2호기 안에 있는 증기발생기를 뜯어 옮겨와 보관은 하는데, 언제까지 보관을 해야 하는 지, 어디로 옮겨갈 것인지에 대한 규정도 계획도 없다.
한수원은 한 관계자는 “지금은 교체 증기발생기를 부지내 증축하는 저장고에 옮겨 간다는 것 뿐이지, 언제, 어떻게, 어디로 옮겨가는지 아니면 그냥 놔 두는지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영구시설은 아니라고 궁색한 대답을 했다.
한편 울진1,2호기 보다 앞서 증기발생기를 교체하면서 원전의 수명 연장을 한 부산 고리원전의 경우 교체한 증기발생기를 발전소 내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져 울진원전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주민 공청·설명회도 없어
이 사업 추진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주민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한수원측은 주민들에게 사업 설명회나 공청회 한번 열지 않았다. 한수원측은 지난 2008년 12월 지식경제부가 전원개발촉진법과 동법 시행령 규정에 의거, 전원개발사업(울진원전) 실시계획 변경에 대해 고시를 한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울진은 핵실험 실습장
이번 증기발생기 저장고 증축 문제를 지켜보고 있는 다수 군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왜 이런 시설들이 울진원전이 최초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검증되지 않은 시설이라는 것. 울진이 2008년 유리화 사업에 이어 또 한번 핵관련 시설의 실험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녹인 유리 내에 방사성 물질을 가둬 외부 유출을 차단하는 유리화 사업을 울진원전 5,6호기에 국내 및 세계최초로 설치해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한편 울진1,2호기 보다 앞서 증기발생기를 교체하면서 원전의 수명 연장을 한 부산 고리원전의 경우 교체한 증기발생기를 발전소 내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져 울진원전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
주민들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일로 일축하고 있다.
이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울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꼴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시설물을 울진원전 부지 내에 보관할게 아니라 ‘3천억+알파’를 받고 현재 건설중인 경주 방폐장으로 옮겨 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유리화 사업에 이어 증기발생기 저장고 증축은 울진군민을 무시하는 처사인 동시에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만큼,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사업 폐기와 함께 군민들 앞에 공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한수원의 입장
한수원측은 법적으로나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측은 도리어 설비의 신뢰성 및 경제성 제고를 위해 조기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수원측은 이 건물이 완공되면 2호기 증기발생기부터 내년 9월~11월까지 옮기고 1호기는 2012년 3월~5월까지 이송, 보관할 계획이다.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란 발전기 터빈을 돌려 증기를 만드는 기기로 핵연료와 인접한 거리에 있는 1차측 계통이어서 방사선량률이 매우 높은 기기다.
증기발생기 1개를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은 1천억~2천억 원 정도이므로 1, 2호기의 증기발생기를 모두 바꾸려면 6천억~1조 2천억 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원전 1개 호기의 건설비용은 2조 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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