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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도전이요 창조라 했던가. 흐드러진 벚꽃이 꽃비로 흩날리던 사월 스무날, 들뜬 걸음으로 길을 나선다.
네팔을 거쳐 남 인도 뭄바이까지, 결코 만만찮은 여정이다. 하늘을 난지 예닐곱 시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내린다. 남한(南韓)보다 조금 넓은 국토에 2,700여 만의 인구, 국민소득 400 여 달러의 후진국이다.
동병상련인가, 숙명 같은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우리와 너무도 흡사하다.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에 쐐기처럼 박혀있는 샌드위치다. 코끼리와 사자사이의 생쥐라고나 할까. 사자의 귓구멍을 들락거리다가 코끼리 등을 타고 놀 줄 아는 신출귀몰한 재주라도 있다면 몰라도, 앞을 보나 뒤를 보나 길이 보이질 않는다.
설상(雪上)에 가상(加霜)이다. 얽히고 설킨 여러 민족에 서로 다른 언어가 무려 70 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부족마다 말이 다르고 고을마다 표현이 다르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랴. 한 때는 불교문화가 꽃을 피우기도 했으나 지금은 백성의 80%가 힌두인이다.
파슈파티나트 힌두사원 앞, 악취가 진동하는 개천가에 풍, 수, 화, 토(風水火土)로 돌아간다는 화장(火葬)의식이 여름날 모깃불처럼 자욱하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체 울긋불긋 칠을 한 수행자들이, 손가락으로 카메라 모양을 그리면서 원 달러를 외치는 몰골이 개운치 않다. 대체 돈이란 게 무엇이길래 고행(苦行)의 구도자(求道者)들마저 이 꼴로 만들었단 말인가. 유전(有錢)이면 사귀(使鬼)라는 말이 이래서 있는 것일까.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는 말인데, 하물며 사람을 탓해서 무엇 하랴.
세계 문화유산인 스앙부타트 불교 탑을 눈여겨보다가, 처녀 신을 모시는 쿠마리사원 뜰에서 실꾸리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부처가 환생했다는 룸비니, 여신(女神)이 여자아이의 몸을 빌렸다는 쿠마리, 너무도 다른 문화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살아있는 그 신(神)이 초경(初經)을 하면 불결하다고 다시 인간이 되어야 하는 운명, 그의 남은 삶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하루해가 저문다. 이들의 전통음악과 무용을 감상하며 저녁만찬을 즐긴다. 목젖을 타고 넘는 전통 술 럭시 한 잔이 알싸하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가는 길, 불과 200 여 킬로의 거리를 한나절이 넘도록 털털 거린다. 인도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 천 칠백 여 미터의 고갯마루가 구절양장(九折羊腸)이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나라. 대동맥의 고속도로 하나 뚫을 힘이 없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차창에 스치는 민초(民草)들의 삶이 지지리도 힘겨워 보인다.
티베트 난민촌, 달라이 라마를 따라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무리들이 네팔에만도 2만 여 명이 넘는다고 들었다. 조국의 국기를 걸어놓고 광복의 그 날을 기다리는 이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남의 땅에 임시정부를 세워놓고 목숨을 던져 투쟁하던 우리의 지난 모습이 아른거려 연민의 정을 금할 길이 없다. 부디 이들에게도 감격의 그 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땅 속으로 거대한 물줄기가 빨려드는 데비폭포, 굽데스와르 동굴사원이 인상적이다. 맑은 날이면 설산(雪山)의 영봉(靈峰)들이 거꾸로 박힌다는 페와호수가 말 그대로 명경지수(明鏡止水)다. 처음인데도 전혀 낯설지 않다.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내 순한 그림자와 나란히 앉아, 느릿느릿 노를 젓는다. 순풍서래(順風徐來)하니 수파불흥(水波不興)이라! 산들바람에 물결이 곱고 은은한 해무(海霧)에 젖어드는 노을, 머무르고 싶은 이 순간을 느긋하게 즐긴다.
네팔이 자랑하는 포카라의 풍광(風光), 안나푸르나를 등반하려는 오색인종(五色人種)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네다. 한글 간판이 줄줄이 걸리고 우리 말 인사를 흔하게 받는다. 자랑스러운 내 조국 대한민국, 대한국민(大韓國民)의 긍지가 어찌 없겠는가. 흐뭇한 감흥으로 내일을 위해 여사(旅舍)에 든다.
네팔을 거쳐 남 인도 뭄바이까지, 결코 만만찮은 여정이다. 하늘을 난지 예닐곱 시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내린다. 남한(南韓)보다 조금 넓은 국토에 2,700여 만의 인구, 국민소득 400 여 달러의 후진국이다.
동병상련인가, 숙명 같은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우리와 너무도 흡사하다.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에 쐐기처럼 박혀있는 샌드위치다. 코끼리와 사자사이의 생쥐라고나 할까. 사자의 귓구멍을 들락거리다가 코끼리 등을 타고 놀 줄 아는 신출귀몰한 재주라도 있다면 몰라도, 앞을 보나 뒤를 보나 길이 보이질 않는다.
설상(雪上)에 가상(加霜)이다. 얽히고 설킨 여러 민족에 서로 다른 언어가 무려 70 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부족마다 말이 다르고 고을마다 표현이 다르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랴. 한 때는 불교문화가 꽃을 피우기도 했으나 지금은 백성의 80%가 힌두인이다.
파슈파티나트 힌두사원 앞, 악취가 진동하는 개천가에 풍, 수, 화, 토(風水火土)로 돌아간다는 화장(火葬)의식이 여름날 모깃불처럼 자욱하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체 울긋불긋 칠을 한 수행자들이, 손가락으로 카메라 모양을 그리면서 원 달러를 외치는 몰골이 개운치 않다. 대체 돈이란 게 무엇이길래 고행(苦行)의 구도자(求道者)들마저 이 꼴로 만들었단 말인가. 유전(有錢)이면 사귀(使鬼)라는 말이 이래서 있는 것일까.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는 말인데, 하물며 사람을 탓해서 무엇 하랴.
세계 문화유산인 스앙부타트 불교 탑을 눈여겨보다가, 처녀 신을 모시는 쿠마리사원 뜰에서 실꾸리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부처가 환생했다는 룸비니, 여신(女神)이 여자아이의 몸을 빌렸다는 쿠마리, 너무도 다른 문화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살아있는 그 신(神)이 초경(初經)을 하면 불결하다고 다시 인간이 되어야 하는 운명, 그의 남은 삶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하루해가 저문다. 이들의 전통음악과 무용을 감상하며 저녁만찬을 즐긴다. 목젖을 타고 넘는 전통 술 럭시 한 잔이 알싸하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가는 길, 불과 200 여 킬로의 거리를 한나절이 넘도록 털털 거린다. 인도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 천 칠백 여 미터의 고갯마루가 구절양장(九折羊腸)이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나라. 대동맥의 고속도로 하나 뚫을 힘이 없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차창에 스치는 민초(民草)들의 삶이 지지리도 힘겨워 보인다.
티베트 난민촌, 달라이 라마를 따라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무리들이 네팔에만도 2만 여 명이 넘는다고 들었다. 조국의 국기를 걸어놓고 광복의 그 날을 기다리는 이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남의 땅에 임시정부를 세워놓고 목숨을 던져 투쟁하던 우리의 지난 모습이 아른거려 연민의 정을 금할 길이 없다. 부디 이들에게도 감격의 그 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땅 속으로 거대한 물줄기가 빨려드는 데비폭포, 굽데스와르 동굴사원이 인상적이다. 맑은 날이면 설산(雪山)의 영봉(靈峰)들이 거꾸로 박힌다는 페와호수가 말 그대로 명경지수(明鏡止水)다. 처음인데도 전혀 낯설지 않다.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내 순한 그림자와 나란히 앉아, 느릿느릿 노를 젓는다. 순풍서래(順風徐來)하니 수파불흥(水波不興)이라! 산들바람에 물결이 곱고 은은한 해무(海霧)에 젖어드는 노을, 머무르고 싶은 이 순간을 느긋하게 즐긴다.
네팔이 자랑하는 포카라의 풍광(風光), 안나푸르나를 등반하려는 오색인종(五色人種)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네다. 한글 간판이 줄줄이 걸리고 우리 말 인사를 흔하게 받는다. 자랑스러운 내 조국 대한민국, 대한국민(大韓國民)의 긍지가 어찌 없겠는가. 흐뭇한 감흥으로 내일을 위해 여사(旅舍)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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