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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봉산 경계 표석 ‘발견자 왜곡’에 대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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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1.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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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동기자
문화재 자료 제300호인 ‘울진 소광리 황장봉계 표석(蔚珍召光里黃腸封界標石)’이 발견된 이후 17년여 만에 서면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길 임도 옆 너럭바위에서 또 발견된 황장봉산 경계 표석의 최초 발견자가 뒤늦게 밝혀졌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울산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과에 근무하는 박찬문씨가 메일을 통해 보내온 ‘황장봉산 동계 명문 발견자 왜곡에 대한 진실’과 (사)울진숲길에 전달했다는 ‘황장봉산 명문 발견자 정정을 요구합니다’라는 글, 자연 상태 그대로 찍은 최초 표석 촬영 사진 등을 종합해 볼 때 최초 발견자가 박찬문씨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울진군 해당 부서인 문화관광과 관계자 또한 앞뒤 정황을 고려할 때 최초 발견자가 박찬문씨라는 사실은 확실하다며, 향후 새로 발견된 황장봉계 표석이 문화재 자료 등으로 지정될 시에 최초 발견자를 박찬문씨로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표석이 새로 발견됐다는 최초 신고 이후 6일 만인 9월 20일, “9월 14일 금강소나무 숲길 1구간 숲해설가 전용운(두천리, 61세)씨가 바위에 한자가 쓰여 있음을 발견하고, 9월 15일 (사)울진숲길에 제보”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던 울진숲길 관계자 또한 “표석의 최초 발견자는 박찬문씨로, (최초 발견자로 잘못 알려진) 전용운씨는 신고자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황장봉산 경계 표석의 최초 발견자인 박찬문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와 메일 등을 통해 “10월 10일 오전 11시경 울진숲길의 어느 여성분께서 전화가 와서 9월 14일 아이들을 데리고 숲길 탐방을 했는지 물었고, 그 과정에서 숲길 해설가가 황장봉산 표석 발견으로 인해 도지사의 표창을 받게 되었는데 그 분의 감사 전화가 올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찬문씨는 최초 발견자는 자신인데 숲 해설가가 도지사 표창을 받는다는 사실이 황당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황장봉산 동계 표석 발견과 관련한 다수 언론의 기사를 읽고 난 다음 30여분이 지나서 울진숲길로 전화를 해서 재차 발견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발견자로서의 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박찬문씨는 “억울하다”며, “울진금강소나무 숲길은 숲해설가의 가이드를 받아서 탐방해야 되므로 숲길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해설가에게 알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해설가께서도 이 사실을 위에 알린다기에 신고가 되는 것으로 이해한 것이 나의 실수인가?”라고 되물었다.  

박찬문씨는 최초 발견 당시에 촬영한 황장봉산 표석의 명문이 나타나는 부분 사진과 원경 사진 등을 보내왔다.  

사진을 살펴보면 발견 당시 자연 상태의 암벽 아랫부분에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상태에서 황(黃), 장(腸), 동(東), 계(界), 지(至), 서(西), 이(二), 십(十) 등 글자 일부가 나타나 있다.  

이렇듯 앞뒤가 명확한 상황 속에서 울진숲길 관계자는 “9월 20일 보도 자료를 낼 당시에 전용운씨의 말을 전적으로 믿었고, 9월 19일 2차 조사 당시에 현장에 대동한 울진군청 관계자를 포함한 네다섯 명이 전용운씨를 최초 발견자로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박찬문씨의 메일과 전화 통화 등을 검토한 결과 박찬문씨를 발견자로 보고 있고, 전용운씨는 신고자로 본다”면서도 “박찬문씨의 정정 보도 요청이 있어야만 울진숲길에서 별도의 정정 보도 자료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결국 지역주민들로부터 울진금강소나무 숲길의 관리 운영을 위탁받은 사단법인 울진숲길은 물론, 동계 표석 최초 발견이라는 공로를 내세워 성급하게 경상북도지사 표창을 상신한 울진군 등의 일방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로써 이에 대해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9월 14일 숲해설가 전용운씨로부터 소광리 어느 암벽에 기존에 발견되지 않은 명문이 있다는 제보를 처음으로 받은 울진숲길은 9월 15일 1차 조사를 통해 황장봉산 경계 표석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3일이 지나 4일째 되는 9월 19일 지역 사학가 A모씨, 울진군 관계자 B모씨 등과 함께 2차 조사를 거치고 9월 20일 각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울진숲길은 최초 발견일로부터 9월 20일 보도 자료를 배포하기까지 6일이라는 시간동안 전씨로부터 전해 들은 대로 숲길 탐방객 예약 명부를 뒤져서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한 최초 발견자를 찾아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식 밖의 부당한 처사이다.   

9월 19일 2차 조사에 동행했던 모씨는 “현장에서 전용운씨가 최초로 표석의 사진을 찍었던 발견자는 따로 있는데, 탐방 예약 명부를 뒤지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둘째, 9월 19일 2차 조사에 동행했던 몇 사람이 최초 발견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를 논의했고, 울진숲길은 그 의견을 좇아 전용운씨를 최초 발견자로 해서 각 언론사에 황장봉산 동계 표석 발견 경과와 관련한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최초 발견자는 엄연히 따로 있고 어떠한 경우라도 변할 수 없고 또 변해서도 안 되는 것인데, 2차 조사에 동행한 몇 사람이 무슨 권리로 최초 발견자를 이 사람으로 해야 된다, 저 사람으로 해야 된다고 논의하고 결정한다는 말인가?  

특히 그런 편파적이고 비정상적인 논의 과정 속에서 어느 한사람이라도 탐방객 예약 명부를 뒤져서 최초 발견자를 찾아보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다면 표석의 최초 발견자가 왜곡 보도되어 기정사실화 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셋째, 메일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최초 발견자를 확인한 지금까지도 울진숲길은 자발적으로 정정 보도 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하지 않고 있다.

1994년 9월 29일 문화재자료 제300호로 지정된 울진소광리 황장봉계표석(蔚珍召光里黃腸封界標石)은 조선 시대 봉산(封山)의 경계를 표시한 표지석으로 울진군이 보유한 최대 자산 중의 하나인 금강소나무 숲에 대한 군민들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상징적 표상이다.

그런데 또 다른 황장봉산 표석을 문화재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외지 탐방객이 최초로 발견했다.  

그것이 우연에 의한 것이든, 문화재 관련 종사자 특유의 직업병(?)에 의한 것이든 기존에 그 길을 숱하게 오고가면서도 표석의 존재를 몰랐던 울진군민들은 누구보다 그 외지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최초 발견자를 애써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2차 조사 때 현장에 모인 몇 사람이 최초 발견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논의했고, 또 해당 숲길의 관리 운영을 위탁받은 (사)울진숲길은 최초 발견자를 언론에 잘못 알렸고, 언론은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그대로 (사)울진숲길의 보도 자료를 인용해서 왜곡 보도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  

넷째, 최초 발견자로 잘못 알려진 전용운씨는 황장봉산 발견 공로에 힘입어 10월 19일 ‘2011 경북산림문화축제’에서 경상북도지사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특별상 수상 전날 전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2차 현장 조사에 동행했던 모씨 등의 입을 통해 전해진 것과는 달리, “발견 당시 탐방객(박찬문씨)은 나를 불러서 기존에 발견된 명문인지 확인한 일도 없고 사진만 찍고 갔다. 이튿날 이상하게 생각한 내가 직접 ‘황’, ‘장’, ‘이십리’ 등의 글자를 확인해서 울진숲길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어쨌든 그 공로로 도지사 상을 타게 됐는데, 최초로 사진을 찍었던 탐방객을 고맙게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도 없고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다.  

2차 현장 조사에 동행했던 울진군 문화관광과 관계자가 9월 21일 배포한 보도 자료 ‘황장봉산 동계 표석 발견 현황’에서는 “2011년 9월 14일(수) 금강소나무 숲길 탐방 중 탐방객인 어른과 꼬마가 임도 옆 산 아래 바위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무엇을 보고 있기에 뭐하냐고 숲해설가인 전용운씨가 물으니 바위에 뭔 글씨 같은 것이 있다하여 보니 황, 장 등 글씨가 보여 다음날 15(목) (사)울진숲길 이규봉 사무국장에게 뭔가 글씨 같은 것이 있다고 알림.”이라고 되어 있는 등, 보도 자료를 배포할 당시부터 관련자 대부분은 최초 발견자가 탐방객중의 한명으로 따로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상 수여와 상신에 있어 공명정대하게 일처리를 해야 할 울진군은 언론의 보도만 앞세워 성급하게 황장봉산 경계 표석 발견 공로자라며 전씨를 경북도지사 표창 수상자로 상신하는 우를 범했다.  

울진군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언론에서 다들 전씨가 표석 최초 발견자라고 하기에 그런 줄만 알았다.”며, “표석 최초 발견 공로뿐 아니라 숲을 보전하고 관리해온 평소의 공로도 포함되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표석 발견 공로가 도지사 표창을 수상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부인하지 못했다.   

다섯째, 9월 14일 첫 제보를 받은 (사)울진숲길은 6일 만인 9월 20일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만 5일 동안 (사)울진숲길은 최초 발견자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는 노력은 고사하고,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이유 없이 발견 사실을 울진군 문화관광과를 포함한 해당 기관 등에 즉시 알리지 않았다. 

9월 20일 발견 경위와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보도 자료를 배포한 것도 지역 모 신문에서 황장봉산 경계 표석 발견 사실을 제삼자로부터 전해 듣고 취재하는 과정에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사)울진숲길 이규봉 사무국장은 “나름대로 명문의 뜻을 확실히 알기 위해 조사하는 중이었다. 울진숲길의 관리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울진숲길이 그 정도 권리는 있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문화유적이 발견됐으면 곧장 전문가들과 가장 쉽고 빠르게 연계할 수 있는 해당 기관에 신고해야지, 문화유적 문외한인 울진숲길 사무실 상근자들이 왜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며칠씩 붙들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타당한 지적이다. (사)울진숲길의 상근자들 중에 문화유적과 관련한 전문가는 없다.  

오히려 무슨 이유에선가 (사)울진숲길이 며칠씩 동계 표석 발견 사실 공개를 미루고 있었던 상황에 따른 해석상의 오류로 인해 9월 20일 1차 보도 자료에 이어, 이틀 후인 9월 22일 2차 보도 자료를 통해 “황장봉산 동계 표석 해석에 오해의 여지가 있다”며 일부 해석 문구를 수정하는 수고를 더하기까지 했다.  

특히 명문에 나타나는 조성(鳥城)을 두고 보도 자료에서 “안일왕 산성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또한 해당 전문가도 아닌 문외한들이 성급하게 추정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조선 숙종 6년(1680년)에 시작된 황장봉산 제도가 실시되기 150년 전인 중종(中宗) 25년(1530년)에 편찬된『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울진현(蔚珍縣)조에 이미 ‘안일왕산(安逸王山)은 고을 서쪽에 있는 진산(鎭山)’이라며 구체적인 지명을 기록하고 있는 등 조성을 안일왕산성과 단순 동일시하기에는 무리한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비전문가가 역사적 사실을 함부로 추정하는 것만큼 안일하고 무서운 일도 없다는 것은 모두 주지하는 바이다.  
각종 문화유적은 문화유적 관련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함이 이 때문이다.   

우리들의 정신이자 상징적 표상인 문화유산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문자로 기록된 유물은 지나간 역사적 사실의 퍼즐을 맞추는 암호 해독 코드 역할을 함으로써 객관적 증명을 뒷받침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보배로운 것이다.  

당대에 만들어진 문자 기록 유물이 없으면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이 잊히기도 하고 또 왜곡되기도 한다.  

9월 14일에 새로 발견된 황장봉산 경계 표석의 중요성은 여기에 있다.
그 중요성에 더해 또 다른 기록으로 영구히 남아 있을 해당 문화유산의 최초 발견자의 중요성은 정비례한다.   

황장봉산 동계 표석의 발견 경위와 과정, (사)울진숲길에서 배포한 1, 2차 보도 자료, 울진군에서 배포한 보도 자료, 각 언론에 보도된 천편일률적인 기사들을 지켜보면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도 아니지만 계속 불편한 심정이었다.  

특히 개인이든 단체든 잘못된 일을 반성하고 바로 잡아가려는 노력은 스스로의 품위를 높여가는 자존심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렇지 않은 개인이나 단체를 어느 누가 존중해 줄 것인가?’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정말 갑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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