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병 소장 |
예전에는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 금줄에 생솔가지를 매달아 나쁜 기운을 막았고, 소나무 생피를 벗겨 배고픔을 이겨냈다. 오늘날은 송홧가루로 다식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숲에서 심신을 달래며 살다가 소나무관에 담겨져 저승길로 떠난다.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금강소나무’는 과연 어떤 나무일까? 학명으로는 ‘Pinus densiflora for. erecta Uyeki.'이다. 명품소나무답게 불리어지는 이름도 다양하다.
나무속이 마치 사람의 창자 색깔과 같이 진한 황갈색을 띤다하여 ‘黃腸木’(황장목), 나무줄기가 붉은색을 띤다고 해서 ‘赤松’(적송), 금강산일대에 주로 자생하는 소나무라 하여 ‘金剛松’(금강송), 또는 ‘剛松’(강송),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있는 기차역을 통해서 전국으로 운송되었다하여 ‘春陽木’(춘양목) 등으로 부르고 있으나 이 모두가 금강소나무를 가리키는 말이다.
‘금강소나무’란 이름은 일제 강점기인 1928년 일본 식물학자(우에끼)가 우리나라 금강산 일대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외형을 보고 붙인 ‘금강형소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금강소나무는 일반 소나무에 비해 재질이 단단하고 잘 썩지 않은데다가 뒤틀림이 적어 과거 왕실의 관곽재나 궁궐 등을 짓는데 주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 경복궁, 광화문, 숭례문 등 주요 문화재 복원에 반드시 금강소나무를 사용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 가치와 우수성을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우수한 가치를 가진 금강소나무 숲이 1996년 고성산불, 2000년 삼척 등 동해안 산불, 2005년 양양산불 등으로 한순간에 3만여 ha가 사라졌다. 이제 남은 곳은 강원도 일부지역과 경북 북부지역인 울진, 봉화, 영양지역 뿐이다.
특히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은 조선시대 황장봉산으로 지정되었던 곳으로서 현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특별관리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소나무 군락지다. 이곳에는 1천2백만 그루의 금강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현재 소광리 금강소나무군락지는 2007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되면서 지난해에는 5만 여명이 탐방했다. 산을 찾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산불발생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올해부터 예약탐방제 운영을 통해 국민들의 탐방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산불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울진국유림관리소에서는 우리나라에 마지막 남은 금강소나무숲을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산불예방대책을 마련하여 시행중에 있다.
지난 11월 1일부터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하면서 지자체, 소방서 등 산불유관기관 간 공조를 긴밀히 하고 있다.
또한 무인감시카메라 9대를 설치하여 실시간 영상으로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감시카메라 사각지대에는 산불예방전문진화대원 30여명을 현장에 배치하여 산불예방과 입산자 감시활동 등 산불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산불예방은 정부의 행정력과 산림공무원의 노력만으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주의와 협조가 꼭 필요하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478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1,161ha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 가운데 등산객 등 입산자 실화가 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쓰레기 소각, 논·밭두렁 태우기,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등 아주 사소한 부주의가 산불을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또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산불이 걱정이다. 소나무는 지금까지 우리 민족과 수많은 애환을 나누며 함께 살아왔다. 이런 소나무를 산불부터 보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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