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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지방에서 불렸던 「석별가(惜別歌)」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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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5.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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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는 자료는 조선(朝鮮)시대 규방 가사(閨房歌辭)의 하나인 석별가(惜別歌)이다.
  
석별가는 혼례식을 끝내고 신방(新房)을 치른 뒤 신랑 집으로 들어가는 의식인 신행(新行)을 가는 신부가 절친하게 지냈던 벗들과 이별의 정을 나누면서 여러 가지 예전 일들을 떠올리고, 신행을 간 다음에 남의 집 며느리로서 지켜야 할 도리 등의 다양한 내용을 엮은 노래이다.
  
이 문서는 지은이와 연대가 미상(未詳)으로 알려지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표준(?) 석별가를 옮겨 적었지만, 다수 가사가 표준 석별가의 원문과 달라서 울진 지역에서 독특하게 불렸던 이 가사와 표준 가사를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자 한자 정성을 들여 손수 붓으로 써내려간 이 석별가는 애초 1958년 21살의 나이로 원남면 금매2리 몽천마을에서 근남면 행곡1리 쌀구마을 샘실로 시집을 가는 남옥랑(75세. 근남면 행곡1리)씨에게 같은 마을에 살던 청년과 처자들이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선물로 전달한 것이다.
  
전통 닥종이를 풀칠해서 겹으로 붙인 후 글을 쓰고 들기름을 먹인 것으로 보이는 이 문서의 크기는 폭 28cm, 길이 2m30cm이다.
  
특히 이 문서는 전체적으로 울진 지방의 사투리를 소리 나는 대로 옮겨 적는 등 울진 지역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문화를 담고 있어 전근대 여성들의 삶과 문학적인 측면에서 그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또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받던 조선시대 여성들의 공간에서 창작되고 회자되고 전승되어온 규방 가사로써, 단순히 전통의 계승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문학에서의 다양성 충족이라는 측면에서도 귀한 자료이다.
  
본지 [울진뉴스]는 울진 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석별가(惜別歌)」를 지난 2월호부터 이번 5월호까지 표준 석별가와 대조하며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울진 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석별가

「아모리 슬더라도 세상천지 여자 팔자 이럿다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굼이여라. 시부모를 모실 재는 하날갓이 모셔주고 시숙을 모실 제는 공손히 모셔주고 낭군을 모실 제는 정잇게 모셔주고 시누를 모실 제는 돗아오는 반달갓이 미소하고 모셔주고 어린애를 달릴 제는 꽃봉오리 처름 어여뿌게 달여 주고 마을사람 모실 제는 예절범절 잇지 말고 말 한마디 조심하여 존대하고 모시여라.

말도 많고 흉도 많타. 시댁사리 말도 많다. 시가를 넉게 하면 시부모가 말할게요. 제사 엄식 잘못하면 마을 노인 사람 말할게요. 언어 염치 잘못하면 낭군님이 성낼게요. 예절 범절 잘못하면 마을 사람 말할게요. 질삼 누이 잘못하면 마을 부녀 말할게요. 거름거리 잘못하면 마을 청년 말할게요. 노름노리 잘못하면 마을 처녀 말할게니. 부대부대 조심해라.

너의 효도 불순하면 친가에 숫치 되고 너의 심리 잘못하면 친가에 숭이 되니 이 두가지 생각하며 변변차는 내말이나 부대부대 조심해라. 욕을 하나 치하하나 부모 말뿐 않이로다. 친척까지 숭이 되니 어른들을 섬길 적에 / 효순하기 주장이요. 조석반찬 하올 적에 정결하기 주장이요. 마을 사람 대할 적에 친절하기 주장이요. 행도거지 할지라도 진정하기 주장이요.

애매한 말 들어나마 발명을 밧비 마라. 절거운 일이 잇더라도 정광창이 조와 말아. 치워서 못 견되도 남 봄에 치워 말고 이불 덥지 마라. 더워서 못 견되도 용망서리 더워 말고 마음대로 벗지 말라. 밧비 정제 갈지라도 맨발로 가지 말라. 거름거리 밧비해도 치마귀를 놋지 말고 남의 앞을 지낼 적에 예를 하고 지내거라.

우물에 가거들랑 지절거리 넘우 마라. 이웃사람 오거든랑 공손히 환영해라. 치가에서 부모동기 왓다 가거든란 보기 실게 서러 마라. 부모에게 효향하고 노숙에게 화순하야 마을 사람 치하하고 향중 사람 칭찬한다. 사람 사람 말할게라 친가 정문 넉든가 원건간에 소문나서 우리 성득 나게 해라.

너가 만약 여차하며 친가도 안 찾는다. 아는 것을 원망 말고 너의 부대 조심해라. 보지 못한 시댁으로 부대부대 잘 가사가 친정 생각 간절하고 아재 옵빠 보고 싶고 노든 동무 보고 지워 슬퍼할 때 잇거들란. 석별가를 내여놓고 가망가망 읽어보면 동무 새로 대한 듯이 눈앞에 완연하니 이것이 비록 좋다. 농속에 간수하야 친가를 / 생각거든 조용할 제 읽어 도가.

이십년을 커든 일을 곰곰이 생각하면 평생 쓴들 다 쓸손냐. 밤도 깁고 고요한대 몽천 산천 잠이 들고. 몽천 동모 든 산천 달거림자 허미하고. 우리 마을 뒷동산이 고요하고 온 동리가 감감하니 내일 아침 생각하고 놋귀실은 붓대로서 이만 쓰고 긋치나니. 이 글 한번 읽은 사람 널리널리 전해 줌을 축원하고 바래나이다. (丁酉)정유 섣달 열사흘 청서함.」

◈표준 석별가 원문

「저 소년들 거동보소. 잘 가거라 그 말끝에 우리 비록 무심하나 木石肝腸(목석간장) 아니어든 찾기야 찾지마는. 부탁하오 부탁하오 시댁사리 부탁하오 말도 만코 흉도 만흔 시댁사리 부탁하오. 昏定豊省(혼정풍성) 늦게 하면 시부모 말할게요. 盤(반)가음 잘못하면 노복이 흉할게요. 제사에 부정하면 친척이 말할게요. 행동거지 잘못하면 마을사람 흉볼게요. 言語操行(언어조행) 부실하면 가장이 성내나니. 조심하오 조심하오. 그대 행실 괴악하면 친가 부모 욕먹나니. 부모 욕뿐 아니로다 지친까지 욕이 온다.

구고가장 바뜰적에 유순하기 주장이오. 盤(반)가음 잔손 일은 칠칠하기 주장이오. 백사가 미진하나 참고 잇기 주장이오. 애매한 말 드르나마 발명할라 하지 말고. 즐거운 일 볼지라도 점전찬히 긋지마소. 백행에 조심하야 구고가장 즐겨하고. 鄕麟(향린)사람 칭찬하야 아모집 아모댁이 현철하고 유순하야. 親家見聞(친가견문) 넉넉다는 이 소문이 차차 나서. 우리 귀에 들리기가 평생에 지원일세. 듯고나니 轎子(교자) 든다. 어화 우리 동무들아 이 이별 어찌할꼬」
(자료 소장·제공-전은우 농업기술센터 지도사. 울진읍 읍내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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