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하는 사진은 1941년 9월에 촬영된 근남면 진복1리(進福一里) 마을 전경이다.
『울진군지(蔚珍郡誌)』는 ‘진복리는 백연산(白蓮山, 성류산) 지맥(支脈)이 동남쪽으로 뻗어 마을 뒤를 둘러싸고 있고 마을 앞은 동해(東海)이다. 서쪽은 원남면 금매리와 경계를 하고 있으며, 남쪽은 오산리 무릉(武陵)과 접하고 북쪽은 산포리(山浦里)와 인접해 있다. 리명(里名)을 진복리(進福里)라 하는 것은 마을 뒷산이 진복봉(進福峯)이므로 진복리(進福里)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진복리는 마을 앞으로 드넓은 동해바다가 끝 간 데 없이 펼쳐져 있고, 뒤쪽으로는 얼마간의 논밭이 형성되어 있는 울진 지역 바닷가 곳곳에 자리 잡은 전형적인 해촌(海村, 갯마을) 마을이다.
진복1리 마을회관에 걸려 있는 이 사진을 살펴보면 헐벗기는 했어도 마을 북서쪽에 위치한 산이 겨울철 매서운 샛바람과 삭풍을 막아주는 자연적인 방풍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얼핏 봐도 1백여 호에 가까운 초가집 사이에는 드물게 기와집도 눈에 띄고, 현재의 마을 전경과는 달리 마을 남서쪽으로는 꽤 넓은 전답이 자리하고 있다.
이 사진은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기 4년 전에 촬영된 것인데, 이 시기는 일제의 한반도 지배 경영 제3기인 조선의 병참 기지화·전시 동원 시기로써 일제의 강탈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이다.
근남면 진복리에는 일제강점기에 정어리기름을 짜내던 공장이 있었다.
본지 울진뉴스(월간울진) 2008년 11월호 ‘우리 곁의 이런 삶’ 코너에 소개됐던 김순영(金順英. 당시 92세. 근남면 진복리)씨는 인터뷰를 통해 “해방을 전후해서 울진 지방에서는 정어리가 참 많이도 잡혔습니다. 그때 진복에도 큰 정어리 처리공장이 있었어요. 인근 바다에서 정어리를 잡은 배는 다 진복 정어리 공장으로 몰려들었지요. 기름기가 많은 정어리에서 짜낸 기름은 식용이 아니라 양초나 비누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었어요. 밤낮없이 정어리기름을 짜내기에 바빴지요. 저도 덩달아 바빴지요. 정어리기름 공장에서 일하느라고 바빴던 게 아니라, 정어리에서 기름을 짤 때 흘러나오는 물을 퍼다가 논밭을 걸군다고 바빴던 거지요. 지독하게 비린 냄새가 나는 그 물을 날마다 논밭으로 이고 져 날랐습니다. 정어리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라지(찌꺼기)는 불앞(백사장)에 쭉 내다 펴고 말리고 부서뜨려서 사료로 내다 팔았고, 거기서 나오는 물만 동네 사람들이 퍼갈 수 있게 해 주었어요. 매일 몇 동이씩 가까운 밭으로 퍼다 날랐어요. 진복으로 시집을 와서 풋각시때 한 7~8년 정도 했는데, 더 이상 울진 앞바다에서 정어리가 나지 않으면서 정어리 공장도 문을 닫고 말았지요.”라고 육성으로 일제강점기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전해주었다.
그러나 사진 속에서는 정어리기름 공장으로 추정되는 건물은 확인하기 어렵고, 대신 백사장에 끌어 올려져 있는 뗏마(소형 목선)가 대여섯척 확인된다.
진복1리는 예로부터 멸치 후리로도 인근에서 유명을 떨쳤던 곳이다.
근남면 산포1리 도촌(島村)에서 태어나 진복1리로 시집을 왔던 김순영씨는 “시댁이 멸치 후리배를 했는데, 진복 앞바다로 멸치가 몰려 들어오면 동네 노인네들이 저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웃옷을 벗어들고 흔들면서 ‘여~여~’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게 외치는 소리가 동네 아래에까지 들리면 큰 목선 하나가 멸치잡이 그물을 싣고 바다로 나가서 양쪽 끝이 백사장에 닿게끔 그물을 치는 거지요. 그물을 다 치고 나면 온 동네 청장년들이 모두 나와서 양쪽 그물로 갈라져서 그물을 힘껏 불앞으로 당깁니다. 한쪽에서 그물을 당기면 한쪽에서는 펄펄 뛰는 멸치를 퍼내기에 바빴고... 눈에 선하네요. 그렇게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잡은 멸치는 온 동네에서 나눠 가졌어요.”라고 전해 주었다.
멸치 후리가 유명했던 진복리에는 전승되어 오는 ‘그물 치기’ 노랫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울진군지(蔚珍郡誌)』는 진복리 주민들에게서 채록한 ‘그물 치기’ 노래를 소개하고 있다.
「에에헤에 얏샤아/에-이-얏샤//에-이-마이다(많다)/에-이-얏샤//에-이-마이다./에-이-얏샤//고기도 어 마이도 얽끌렸다./에-이-얏샤//기분도 좋다/에-이-얏샤//에이-마이다/에-이-얏샤//어여 당겨라/에-이-얏샤//어여 싣고/에-이-얏샤//질채 날 적에/에-이-얏샤//사그 드가자(빨리 들어가라)/에-이-얏샤//에이-마이다/에이-마이다//사그 돌려라/사그 돌려라//마개를 사그 돌려라/에이-마이다//마이도(많이도) 얽끌렸다/에이-얏-샤//에이-얏샤/에이-얏샤//사고 당겨가지고/에이-얏샤//에이-얏샤/에이-얏샤//사그 젓어라/사그 젓어라//노리야 노리야/에-이-얏샤//배거 젓어(빨리 저어라는 뜻)/배거 젓어//에-이-얏샤/에이얏샤//에-이-마래야/에-이-마래야//마이도 얽끌렸다/아이그 빨리 당기자//빨리 당겨라/빨리 당겨라//아이고 빨리 당겨라/어여어//」
※개인 또는 단체에서 소장하고 있는 울진 지역의 옛 사진을 제공해 주십시오. 지역에 미처 알려지지 않은 사진 자료를 제공해주시면 [울진뉴스] 지면에 게재하겠습니다. (소개하는 사진은 개인 소장 자료로써 무단 전재, 스캔,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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