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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용 의자

  • 입력 2012.06.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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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시간과 사물을 포괄하는 공간을 우리는 우주라고 정의한다.

그 광대무변의 우주에서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별은 티끌만한 점이고 티끌의 한 터럭 끝만도 못한 백년 안짝에 다 사라지는 우리들 일생이란 게 정말 뭣도 아니건만.
요즘엔 탐욕과 이기심으로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작금에 남의 집이건 나의 집이건 탐욕과 이기심으로 뭉친 것들을 볼 때마다 절대로 지키자고 나 혼자 결심한 게 하나 있다.
‘돈 때문에는 싸우지 않겠다’ ‘누군가 나에게서 내 것을 원한다면 기꺼이 웃으면서 주리라’
  
내가 가진 걸 조금만 잃어도 분하고 억울할 판에 도둑질까지 당했다고 하면 그야말로 부끄러운 진흙탕 싸움을 불사한다.
심지어는 한 피를 물려받고 한 솥 밥을 먹던 식구들끼리도 싸운다. 그 돈이란 걸 더 많이 갖기 위해서.
아마도 그렇게 욕심 부리며 싸우다가 인생을 마감할 사람들은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와 같은 심오한 말은 열두 번 죽었다 깨어나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할 것이다.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불쏘시개 참나무 장작으로 만든 작고 불편한 의자가 하나 있다. 인생의 헛된 낭비를 생각하며 헛된 인생을 살지 말라는 의미로 법정스님이 만드신 의자의 이름이다.

지금 생각나는 그 분의 맑고 향기롭게 퍼지는 말씀.
하나를 가지면 하나의 집착이 생기고 백을 가지면 백에 얽매인다. 하루에 한 가지씩 버리고 살아라. 뱃속에는 밥이 적어야 하고, 입안에는 말이 적어야 하며, 마음에는 일이 적어야 한다. 언젠가 우리는 빈손으로 갈 것이거늘 검소하며 단순한 삶을 살아라.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
本來無一物, 무소유의 진정하고 완벽한 실천자인 법정스님의 말씀을 금과옥조로 삼고 있다.

일전에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돌아가신 시부의 사업체였던 곳을 시삼촌께서 몇 달 전에 팔아 형제자매 몰래 혼자 몇 십억을 꿀꺽 하셨다는데 배 안 터지셨는지 모르겠다.
  
굴지의 재벌들이 내 것 네 것하며 위아래 없이 얼굴 붉히며 버럭 거리시는 짓들이 블랙코미디를 보는듯해 눈 코 입이 다 쓰다.
  
천석꾼은 천 가지 고민이, 만석꾼은 만 가지 번뇌가 있다는 소리가 있다. 내가 절대로 부자를 꿈꾸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나도 인간인지라, 시삼촌의 눈곱만한 양심에 기대어 우리 지분율을 꿈꿔보기도 했지만 순리에 따르며 살겠습니다, 중얼 중얼. 섭리대로 하소서, 중얼 중얼.
  
그리고는 드디어 가진 것 없는 나에게조차 내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웃으면서 드리리까지 딱 3일, 미친년 같은 기도를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내 마음을 채울 때까지 중얼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빠삐용 의자에 내 마음을 앉혔다.
헛된 욕심을 멀리 보내고, 헛된 집착을 멀리 보내고, 어리석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 세상이 뒤집어져도 그런 일은 절대 없겠지만, 몸과 마음이 날아갈 것 같다.
  
빠삐용 의자를 품고 사는 것과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바로 엉덩이 까고 앉아 편하게 똥 잘 싸고 살고 있다는 사실이 누가 뭐래도 진정 내 최고의 행복이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 뱃속에 밥을 적게 하라는 말씀은 왜 이리도 실천이 어려운걸까? 반성 해야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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