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송대 큰 소나무님이시여! / 백병산 굽이굽이 유장한 낙동강 / 절벽위에 우뚝 솟아 그 모습 외경(畏敬)한데 / 수백년 긴 세월 굽어보며 굽어보며 / 언제나 한결같이 우리 곁에 계셨는데 / 이제 떠나 가시며는 우리들은 어이할꼬. / 지켜주고 도와주신 우리의 거송님! / 편안히 가시오소서. // 이 무슨 변고란 말입니까. 어이 이렇게 급박하게 / 우리 곁을 떠나시고 말았습니까. / 저희들의 정성이 부족하고 불민한 듯 하여 / 그 죄스러운 마음 이루 씻을 길 없습니다. / 비록 천재(天災)로 떠나게 되셨지만 저희들의 죄가 깊어 /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 부족하고 어리석은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 오늘, 그 안타까운 마음에 정성으로 술과 안주를 준비했사오니 흠감하시옵소서.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추운 날이나 더운 날에도 / 묵묵히 우리를 든든하게 지켜주시던 그 손길 이어주소서. / 저희들도 서로 우애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겠습니다. / 부족한 저희들을 지켜주시고 돌봐주십시오. / 저희들은 거송님의 은덕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 비록 거송님께서 우리 곁에 아니 계시지만, 우리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거송님이 계실 겁니다. / 이제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소서.」
-낙송대(洛松臺) 큰소나무 이별 축문(祝文), 초사(艸史) 신상구-

살아 있을 당시의 금강송 보호수의 위용
서면 전곡리의 수령 250년 된 보호수 금강송이 8월 28일 밤 10시 30분경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두 동강이 나며 맥없이 쓰러졌다.
전곡리 서쪽 낙동강변 언덕위에서 250여년 지난 세월, 당당하고 의연한 자태로 말없이 전곡 마을의 희로애락을 지켜봐오던 소나무는 수고 25m, 흉고 둘레 3.2m, 수관 폭 20m로 1982년 10월 26일 경상북도 보호수 11-33-4-4번으로 지정되어 관리되어 왔다.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잘린 부분은 지상과 맞닿아 있는 밑둥치 부분으로, 속이 썩어서 일부분이 비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미 상당 기간 고사가 진행되어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5월, 낙송대(洛松臺) 현판 게첩·정자 준공 고유제
전곡리 주민들은 앞서 2009년 5월, 보호수 바로 옆에 주민들의 쉼터인 목조 정자를 짓고 낙송대(洛松臺)라고 이름 지은 현판을 게첩하며 정자 준공 고유제를 지내기도 했다.
마을의 상징이자 버팀목으로 오랫동안 동네를 지켜오던 거송이 쓰러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자 마을 주민들은 이별을 안타까워하면서 고별제(告別祭)를 올렸다.

고별제(告別祭)

1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고별제는 마을의 최고령자로 촌장격인 방창극(87세)씨가 헌관(獻官)을 맡아서 제를 주관했고, 주보원(76세)씨가 축관(祝官)으로 고축(告祝)했다.
축관 주보원씨는 “동네 사람들 모두가 아쉬워하는 마음에 고별제를 지내기로 의견을 모으고, 간단하게 주과포(酒果脯)를 준비해서 제를 올렸다.”며, “태풍에 쓰러진 금강소나무는 따로 치우지 않고, 쓰러진 상태 그대로 자연스럽게 썩어 없어지도록 하기로 마을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는 태풍으로 쓰러져 고사한 서면 전곡리 보호수 1그루와 자연 고사한 후포면 후포3리 느티나무 보호수(지정번호 11-33-10-3-1) 1그루가 보호수로서의 가치를 상실하자 9월 10일 보호수 지정 해제를 공고했다.
울진군내에는 조상들의 얼과 마을의 전설 등을 간직하고 있는 정자목, 당산목, 기형목, 명목, 풍치목, 희귀목 등 총 81본의 수목이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어 왔는데, 이번에 2그루가 지정 해제된데 따라 총 79본으로 줄어들었다.

금강송 보호수는 낙동강과 봉화군 원곡마을 양원역(兩元驛)으로 통하는 원곡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250년 금강송을 잉태했던 울진의 백미(白眉), 서면 전곡리(前谷里)! ▣
북쪽으로 백병산(白柄山, 1136m)과 오미산(梧味山, 1171m)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서면 전곡리(前谷里)는 오지라고 불리는 울진 지역에서도 최고의 오지로 손꼽힌다.
낙동강 상류의 강변에 자리하고 있는 전곡리는 서쪽으로 봉화군 소천(小川)·석포면(石浦面)과 경계를 하고 있고, 동남쪽으로 서면 쌍전 2리·광회 1리와 접하고 있다.
전곡리는 산을 하나 사이에 두고 원곡마을과 전내마을로 나뉘어져 있는데, 양 마을을 합쳐 대략 스물대여섯 가구가 모여서 산다.
첩첩산중인 전곡리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산골짜기를 개간한 밭에서 농사를 짓고 토종벌을 치고 약초를 뜯어 팔면서 생계를 이어왔다.
이곳 주민들은 예전부터 울진읍내 5일장보다는 낙동강 건너편 봉화 땅에 위치하고 있는 양원역(兩元驛)에서 기차를 타고 봉화 방면으로 장을 보러 다니는데 익숙하다.
자식들도 대부분 기차를 이용하여 봉화군과 영주시에 소재한 상급 학교를 다닌다.
낙동강을 가로 질러 놓여 있는 원곡교를 지나면 봉화군이고,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200여 미터를 걸어 들어가면 기찻길 건너편에 작은 양원역이 나타난다.
영동선 영주 기점 65.4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양원역은 임시 승강장으로 무궁화호가 하루에 4번 정차하는데, 역무원도 아무런 편의시설도 없다.
한때 울진군의 유일한 역이었던 승부역과는 남쪽으로 3.7km 떨어져 있다.
현재 행정구역상 봉화군 석포면(石浦面) 승부리에 자리하고 있는 승부역(承富驛)은 29년 전까지는 울진군의 유일한 기차역이었는데, 1983년 2월 15일 대통령령에 따른 행정구역 변경으로 서면 전곡리 승부리의 2개 반 27세대 90명이 봉화군 석포면으로 편입되면서 영영 봉화군으로 넘어가 버렸다.
전곡리 원곡마을은 울진군 원곡마을과 봉화군 원곡마을로 갈라져 있는데, 양원역은 울진군과 봉화군 원곡마을 이름 앞의 ‘원’자를 따서 지었다.
양원역은 한국 철도 역사상 매우 중요하고 이색적인 곳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울진 봉화 원곡마을 사람들이 마을버스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 살면서 대체 교통수단인 기차역의 필요성을 각계각층에 청원해서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양원역은 겨우 비나 피할 수 있을 정도의 보잘것없는 규모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마을 주민들이 품을 팔아서 손수 지은 역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얼마 후인 1988년 4월 1일 임시 승강장으로 개장했다.
양원역 안에는 간이 의자, 시계, 열차 시간표, 거울만 덩그러니 걸려 있고, 인근의 간이 화장실은 가리개로 가려진채 앞이 트여 있어서 겨우 중요 부위를 가릴 수 있을 뿐이다.
양원역에서 눈을 들어 울진 원곡마을을 올려다보면 첫눈에 들어오는 것이 깎아지른 듯 한 바위 절벽 위에 강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우뚝 서 있는 울진금강송 보호수였다.
이 금강송 한그루는 사시사철 쉴 새 없이 흐르는 낙동강 물과 오래된 원곡교, 빼어난 주변 풍광과 절묘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져 숱한 외지 여행객들과 사진작가들을 불러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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