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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대 끊긴 울진 ‘깨끼농’, 원형 되찾았다

  • 입력 2012.11.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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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퍼센트 수작업으로 전면 해체 후 보수···높이 1m30cm, 넓이 86.5cm, 천판(天板) 넓이 93cm 크기
김천학 소목장이 “복원품 제작하여 울진 깨끼농을 전국에 알리고 싶다” 포부 밝혀


백퍼센트 수작업으로 전면 해체 후 보수된 ‘깨끼농’


김천학 소목장이가 수작업으로 원형을 되살린 ‘깨끼농’ 복원품


 
제작 기법이 완전히 끊긴 울진 지역 고유의 전통 이층장(二層欌)인 ‘깨끼농’이 우연한 기회에 원남면의 한 소목장이에게 발견됨으로써 보수 과정을 거쳐 제 모습을 되찾았다.
  
백퍼센트 수작업으로 전면 해체 후 보수가 이루어진 ‘깨끼농’의 크기는 높이 1m30cm, 넓이 86.5cm, 천판(天板) 넓이 93cm이다.  
  
‘깨끼농’은 강원도식 목가구의 영향을 받은 울진 고유의 이층장으로, 지방마다 개성이 뚜렷한 목가구들 가운데서도 특히 투박한 무게감이 있는 실용적인 가구로 알려져 있다.
  
‘깨끼농’의 소유주는 울진군의회 장용훈 군의장으로, 장의장의 어머니가 20살에 서면에서 울진읍내로 시집을 올 당시에 혼수품으로 가져온 것이다.
  
이번에 ‘깨끼농’을 보수하여 애초의 원형을 되살린 김천학(金千學. 61세. 원남면 매화리) 목수는 “우연한 기회에 장용훈 군의장의 본가 앞을 지나갈 일이 있었는데, 담 너머로 보이는 울진 전통의 ‘깨끼농’을 보고 수소문 끝에 주인이 장의장인 것을 확인했고, 장의장의 허락 하에 꼬박 일주일동안 다른 일을 제쳐두고 ‘깨끼농’ 보수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김 목수는 일주일간에 걸쳐 세월의 무게로 빛이 바래고 크고 작은 흠집들로 얼룩진 금강송 판재 일부분이 뜯어지고 장석(裝錫, 목조가구나 건축물에 부착하여 경구나 모서리를 보강하는 금속제 부제)이 떨어져 나간 고가구를 완전히 해체한 후 재조립하며 짜 맞추는 섬세하고 복잡한 공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달려있던 함석(白鐵) 재질의 장석이 삭으면서 일부분이 없어지거나 떨어져 나간 것은 며칠 동안의 수소문 끝에 멀리 서울에서 동일한 문양의 전통 장석을 구해 와서 새로 달았다.
  
금강송으로 제작된 ‘깨끼농’의 벗겨지고 흉한 판재(板材) 표면에는 충남 서산의 친분 있는 목수에게 부탁해서 구한 동백꽃 기름을 여러 번 덧칠하는 과정을 거쳐서 자연스러운 윤기가 돌도록 했다.
  
목가구 표면에 바르는 식물성 기름은 아주까리(피마자) 기름이나 콩기름을 바르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도 동백꽃 기름을 최고로 친다고 김목수는 전한다.
  
김천학 목수는 “지난 6년여 동안 울진 전통의 깨끼농을 찾으러 다녔는데, 우연히 발견하게 돼서 너무 기뻤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서울로 올라가서 목수 기술을 처음 접한 이후 지금까지 47년 동안 목수로 외길을 걸어오며 숱한 나무를 깎고 만졌다. 그러다보니 예전 울진의 목수 선배들이 만들었던 깨끼농을 직접 보고 꼭 복원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늘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이층장도 지역마다 모두 다 틀린다. 울진 전래의 깨끼농 제작 기술은 대가 끊긴지 이미 오래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장용훈 군의장이 소유한 깨끼농을 완전히 해체한 후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울진 전래의 깨끼농 제작 방식을 터득하게 된 건 개인적으로도 큰 성과이다. 깨끼농 보수를 끝낸 후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복원품을 하나 만들었다. 향후 각종 공모전과 전시회에 출품하여 울진의 깨끼농을 전국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목수는 다양한 고가구가 특히 그 가치를 새롭게 각광받고 조명 받는 이 시대에 고풍스럽고 담백한 매력이 돋보이는 울진 깨끼농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목수는 “서울의 이층장은 옆 대의 두께가 팔푼인데 울진 지역의 이층장인 깨끼농은 한치이다. 장석의 경우 서울 것은 화려하게 많이 붙여서 도리어 가볍게 보이는데, 울진 것은 꼭 필요한 곳에만 장석을 대는 만큼 보다 남성적이고 무게감이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서울 이층장은 조금은 경박하게 보이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원남면에서 ‘매화목공소’를 운영하며 소목장이로 활동하고 있는 김천학 목수는 노음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서 노량진의 고가구 전문업체인 서울가구점의 임모 씨라는 목수로부터 처음으로 목수 기술을 전수받았다. 
  
20살에 다시 울진 매화리로 내려온 김 목수는 매화시장 안 매화가구점에서 인조자개를 붙이는 호마이카 농을 짜다가, 삼척, 동해, 강릉, 속초, 철암, 장성, 도계, 경주 등지를 전전하면서 사찰의 ‘절문’ 짜는 법 등을 목수 실력이 월등한 장인들로부터 전수받는 과정을 거쳤다.
  
26살에 고향으로 돌아와 원남면 매화리에서 새마을 가구점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한 김 목수는 현재 10년 전에 매화목공소로 상호가 바뀐 곳에서 전통 짜임 기법으로 ‘조선 문’과 ‘서안(書案)’ 등을 제작하는 한편, 울진 ‘깨끼농’ 복원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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