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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떤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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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1.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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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인 ‘페인트 최’는 고향이 서울로 울진에서 15년간 생활했다. 현재 경기도 양평군에 거주하며 한국미협·도무스·예형회 회원 등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lomo / 이명동기자]

벌떼처럼 달려와 휘감기는 바람이 살을 베듯 아프다.
이 추위에 객지에서 일하는 아들 밥 한 끼 못 챙기는 것이 걸린다고 하면, 삼시 세끼 따신 밥 잘 나오는 회사 식당 밥 있으니 걱정마라 하는 아들. 
  
혹시라도 온기 없는 방에서 등 시린 잠을 자지나 않을까 걱정 되는 게 엄마 마음이란다.
  
아들아!
곧잘 회색의 시린 기류 속으로 사라지던 네 사춘기 시절의 어느 겨울이 오버랩 되는구나.
  
모든 입시생들이 그렇듯 공부에 신경을 써야할 때, 단 하루도 나는 네가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시험 앞두고 단 며칠 시험공부라도 하라고 하면 보란 듯이 만화책을 펼치거나 컴퓨터를 켜던 아이.
  
공부 좀 해라라는 잔소리를 입 아프게 해봐야 내입만 아프다는 사실을 알았다.
공부만 잘 한다고 너의 현재와 미래가 행복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하기 싫은 공부하라는 잔소리 대신 내가 너를 칭찬할 수 있는 너의 장점을 찾아보았다.
  
몽당연필, 지우개 하나도 잃어버린 적 없는 꼼꼼함과 침착함.
친구들과의 돈독한 우정과 의리.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이 없다는 점... 그래, 정직.
그 어떤 자랑보다 너의 장점은 나를 뿌듯하게 하더구나.
그때부터 우리의 우호적인 눈빛은 꽤 오래 지속되었지.
  
아들아!
군대도 무탈하게 다녀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너에게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 하던 학부모의 마음이 되어 당부코자 하는 말이 있다.
  
물론 너는 잘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래, 그저 노파심이란다.
회사의 규칙은 반드시 지키고,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되 남의 이야기는 삼가고, 나만 좋으면 돼 하는 사람보다 최선을 다해서 사람들을 도와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생활이니, 의견이 다를 때는 그 사람 입장이 되어보고 기분을 이해해라.
  
어떤 상황이든 항상 네 눈으로 확인한 사실만 말해라.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의 행동을 항상 돌아보고,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고 있지 않는지, 혹시라도 잘못을 했다면 바로 사과 하거라.
  
정직이 너의 큰 덕목이니 그럴 리야 없겠지만,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는 사람처럼 슬픈 것도 없단다.
속여서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게 낫다고 생각 하렴.
  
아들아 !
새롭게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는 1월이다.
그 언젠가처럼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떨던 사춘기 소년의 겨울이 아니라,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청년의 겨울이길 바란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소망을 간직하렴.
‘세상의 어떤 것도 그대의 정직과 성실만큼 그대를 돕는 것은 없다’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마지막 인사로 대신할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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