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제창한 새마을운동은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으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자’는 기본 이념이 시대적 이념인 조국 근대화 이념과 일치하는 면이 있었다.
1970년 처음으로 발의된 이후 정부의 정책적인 변화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재규정되면서 진행되어 온 새마을 운동은 공동 개발, 공동 발전, 민간 주도의 지역 사회 개발, 의식 개혁, 생활 운동을 지향하면서 꾸준히 발전해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늘 있게 마련이어서 당시에도 생활보호법에 의한 시설 보호 거택 구호자를 제외하고, 일할 노동력은 있는데 실업 상태이거나 잠재적 실업자로 생계가 곤란한 영세민을 구호하기 위해 이들을 취로(就勞)시켰다.
1970년대까지는 ‘자조 근로 사업’으로 밀가루나 보리쌀 같은 양곡을 취로 사업 품삯으로 주로 지급했다.
취로 사업은 1971년부터는 ‘새마을 노임 소득 사업’이라고 해서 도로, 하천, 교량, 소류지(小溜池)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70년대 취로 사업은 1983년부터 영세민 취로 구호 사업으로 명칭을 바꾸게 된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서류는 1974년 울진읍 읍남리에 거주하던 방모씨가 1월분으로 발급된 ‘자조 근로 사업 취로증(就勞證)’을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다른 영세민에게 발급해 줄 것을 해당 구역의 이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70년대 취로 대상자는 영세민, 보훈대상자, 이재민, 실업자 등으로 해당 지역의 이장이 취로를 통한 구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다음 군수가 최종 결정했다.
이장은 연명부(連名簿)를 작성하여 취로 통지, 취로 동원 계획, 취로증 발급, 일일 점검, 취로 사업 투입 인원, 취로 사업 일지, 사업 종료 후 취로증 회수와 보관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취로증에는 취로 대상자의 이름과 주소 등의 인적 사항, 취로증 분실과 재발급 등에 관한 주의 사항, 취로 일자, 식량 수령 구분 등이 인쇄되어 있었다.
70년대 당시 정부에서 추진한 영세민 취로 사업은 가난했던 사람들의 한 끼를 해결해준데 대한 장점이 크게 부각되었다.
그러나 내무부에서 관장하고 각 마을 이장을 통해서 취로증이 발급되다 보니, 영세민들이 이장의 권위에 짓눌리고 이에 대한 고마움(?)이 각종 투표장에서 고스란히 정부 여당을 선택함으로써 은혜에 보답(?)하는 결과로 연결되었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마을 이장의 빽(?)이 없던 주민들은 취로증을 발급받을 수 없어 깊은 한숨과 함께 체념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반면에 이장의 든든한 빽(?)이 있으면 생계가 지극히 곤란하다는 이유로 한 가구에 2명분의 특별 취로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역시 그때였다.
특히 노동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선 군과 면단위 직원들이 취로 사업과 관련된 행정을 펼치다보니 일정 부분 경기가 회복된 이후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취로 사업비가 계속 방출됐고, 이로 인해 인력 부족 상태를 악화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이름으로 새마을운동은 마을마다 진행됐고, 해당 마을 이장이 건네주는 취로증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구세주와 다름없었다.
취로증을 손에 받아든 영세민들은 각종 공사현장에서 종일 흙먼지와 찬바람과 싸우면서 하루치 양식을 벌었다.
더욱이 별다른 돈벌이가 없던 겨울철에 벌어지는 취로 사업은 궁색한 농한기의 농촌에 큰 활기를 불어넣었다.
소개하는 취로증 위임장은 40년 전에 울진 땅에서 실시됐던 취로 사업과 취로증에 얽힌 여러 이면을 더듬어 유추할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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