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후반 바지게꾼 자료 발굴 수집하고 극작해 놀이로 창작···1990년 ‘바지게꾼 놀이 보존회’ 설립해 각종 행사에서 일반에 선보여

울진 지역과 봉화 지역의 다양한 물산과 재화를 이어주던 옛 큰길인 십이령 바지게꾼(선질꾼, 선길꾼)들의 각종 자료 발굴을 통한 극작으로 놀이를 만들어 재연하며 전국적으로 울진 십이령길을 널리 알린 이규형(李圭亨) 옹이 지난 4월 20일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92세로 부인 황옥서(91세)씨와의 사이에 영승(남), 태용(남), 정숙(여), 향숙(여), 광용(남), 해용(남) 4남 2녀를 두었다.


2000년 ‘제17회 평해남대천단오제’에서 재연된 12령 바지게꾼 놀이
1988년 부구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이규형 옹은 울진군의 문화적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는 차별화된 놀이를 구상하던 중, 어린 시절에 집 앞을 수없이 오가던 십이령 바지게꾼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를 창작했다.
1990년 북면 주인1리 주민 35명으로 친목 단체 성격의 ‘12령 바지게꾼 놀이 보존회’를 설립한 이 옹은 그해 10월에 성류문화제에서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를 일반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12령 바지게꾼 놀이는 평해 남대천단오제, 후포 대게축제, 북면 4.13흥부만세제 등에서 재연됐고, 서울 KBS, 대구방송국, 안동 MBC 등에 방영되면서 울진의 독특한 문화를 외부에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주춤하던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는 2007년 울진문화원 실버문화학교 사업으로 성류문화제에서 다시 재연되기 시작했다.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는 2007년 10월 11일 전주시 한옥마을에서 열렸던 2008 전주 실버문화축제에서 선보였고, 같은 해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일산 호수공원 내 꽃전시관에서 열린 실버문화사랑축제에서 ‘길에서 길을 묻다’라는 주제의 공연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울진의 고유한 전통 놀이로 자리매김했다.
울진문화원은 2008년 북면 두천리 내성행상불망비와 샛재 성황당 일원에서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의 영상물 기록 작업을 실시한데 이어, 2010년에는 수년간의 작업 끝에 바지게꾼들의 애환을 총 망라한 총 700여 페이지의 역사 문화지『가노 가노 언제 가노, 열두고개 언제 가노』를 출간하는 등 12령 바지게꾼과 관련한 각종 기록, 기획, 공연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2010년 11월 15일 북면 두천리 내성행상불망비 인근 광장에서 열린 『가노 가노 언제 가노, 열두고개 언제 가노』 출판 기념회에서 이규형 옹은 12령 바지게꾼 놀이 창작자로써 울진문화원의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그리고 2011년 이 옹은 향토 문화의 선구자인 고(故) 산해 전영경 선생의 덕업을 숭앙하고 문화, 교육, 애향 분야에서 현저한 공적이 있는 자를 포상하기 위해 유족들이 기금을 출연해서 울진문화원이 운영하는 「제1회 산해문화상(山海文化賞)」을 수상했다.
한편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는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라는 이름으로 2013년 3월 5일 농림수산식품부 국비 지원 축제 공모 사업에 선정됐고, 이 축제는 울진군 주최 십이령마을 주관으로 5월 11일부터 12일 양일간 북면 삼당 권역(하당리) 십이령마을에서 열렸다.

울진 제동학교(濟東學校) 시절
일제강점기이던 1922년 북면 주인1리 석수동에서 이금출씨와 장전연씨 사이의 외동아들로 태어난 이규형 옹은 부구공립보통학교와 제동학교(濟東學校)를 졸업하고, 열여섯 살에 자동차 운전기사로 일하던 부친의 초청으로 일본 본토 시나가와로 건너갔다.
시나가와의 에바라(강원)중학교 2년을 마친 이 옹은 교원양성소에 편입하여 3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한 후 6년 만에 귀국했다.
철원군 동송공립보통학교 촉탁 교사로 첫발을 내디딘 이 옹은 북면 소곡초등학교, 울진초등학교, 서면 광회초등학교 등에서 근무했다.
1953년 교감으로 승진한 이 옹은 1960년대 부구초등학교 학생 60명으로 구성된 농악대를 지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각 초등학교별로 전통 토종 문화인 농악을 보급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리고 1988년도에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이후에는 울진문화원 이사로 활동하면서 북면, 죽변, 서면, 후포, 평해, 원남면 등지를 돌며 성인들을 대상으로 농악을 지도하는 등 울진 지역에 농악놀이를 보급 확대했다.
본지 [울진뉴스]는 2007년 12월 통권 제20호 ‘우리 곁의 이런 삶’ 코너에서 이규형 옹을 집중 조명하는 등 수차에 걸쳐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와 관련한 이 옹의 생생한 육성을 채록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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