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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할께염

  • 입력 2013.08.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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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인 ‘페인트 최’는 고향이 서울로 울진에서 15년간 생활했다.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며 한국미협·도무스·예형회 회원 등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lomo / 이명동기자]
  
한없이 다정하다가 때론 안 열릴 것 같은 문을 사이에 두고 사는 것 같이 답답하다가, 한없이 사랑스럽다가 때론 풀릴 것 같지 않은 미움이 솟구쳐 오르기도 했다가.
  
우리는 유일한 친구처럼 없으면 안 되는 존재지만 때론 물어뜯기는 감정을 주체 못해 원수처럼 싸우기도 했다.
  
그저 팔 벌려 안아주기만 하면 얼어버린 굳어버린 뭔가가 좀 따뜻하고 말랑거렸을 건데, ‘여유 없음’이라는 표시를 덕지덕지 온 몸에 달고서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고 이해도 없었다.
  
나이가 몇 개인데 너는 아직도 사춘기냐고 할라치면, 엄마야 말로 갱년기 스트레스를 몽땅 자기한테 푸는 것 아니냐고 억울해 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감정의 소모전이 얼마나 힘든지 그때는 심각하게 아니꼽살스러웠다.  
가장 사랑하는 내 딸이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금 그 때를 돌이켜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힘껏 당겨진 활시위처럼 팽팽하던 감정들은 다 날아갔지만, 가슴 한구석이 짠해지는 뭔가는 아직 남아있다.
  
주어야 할 것은 부족했고, 주지 않아도 될 것은 너무 겪게 한 것 같은 안타까움이 많아서 일까.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할 엄마로서의 안쓰러운 마음일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면 직장이나 연봉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자기가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하겠다고 느긋하더니, 드디어 서울 한복판에 조그만 사무실을 가지게 되었다.
  
며칠 전 햇감자 한 상자와 마늘 등을 택배로 공수했더니,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것들을 잘 받았노라’ 면서 문자 끝에 ‘꼭 성공할게요’ 한다.
  
성공의 의미가 막말로 몇 십 평 아파트 갖고, 예금 잔고가 어떻고, 차는 뭐고, 해외여행이 어쩌고, 월급이 얼마고를 따지는 것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그녀의 성공은 그녀의 꿈인 음악을 포기 안하고, 글을 쓰고, 정의로운 약자를 도우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반짝이며, 빛나는 신념을 가지고 사는 것의 의미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디 아픈 데는 없냐? 며 자기를 챙기는 나보다 나를 챙기는 안부 전화를 자주 하곤 한다.
  
더워지는 날씨에 어디 시원한 바다라도 보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 나 비키니 입고 싶어. 하나 살까?’ 한다.
뜬금없는 비키니 타령에 입이 붙어버린 나, ‘......’
‘응? 엄마, 비키니 어때?’
  
나의 의견을 강요한다면 해주지 대답을…….
‘잘 때 입게…….?’
키키킥... 히히힉...
10초 쯤 후에 터진 우리의 웃음은 하늘 가득 퍼진다.
  
내가 그녀를 보며 가슴에 뭔가를 지우지 못하듯, 시간이 지날수록 늙어가는 에미를 바라보는 그녀의 짠해지는 가슴을 느낄 수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는 꼭 성공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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