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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미술관 건립, 첫삽도 뜨지 못한채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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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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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인근 부지 건립 배치안


2010년 9월 30일 유영국미술관 건립 기본용역 최종보고회

지역 주민들과 미술 애호가들이 고대하던 ‘유영국 미술관 건립’ 사업이 첫삽도 떠보지 못하고 결국 백지화됐다.
  
지난 2010년부터 4년여 동안 추진되어 오던 미술관 건립 사업이 그에 걸맞은 마땅한 대안도 찾지 못하고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며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모더니즘의 1세대 주자로 강렬한 색채와 기하학적 구성을 통한 서사적 웅장함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가인 울진 출신 고(故) 유영국 화백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건립하여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던 울진군과 지역 예술인들의 희망도 한낱 물거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술관 건립은 물론 건립 후 관리 운영 과정에서까지 실질적인 ‘키’를 거머쥐고 있는 ‘유영국미술문화재단(유족)’측의 현실을 도외시한 무리한 요구(?)가 울진군이 미술관 건립 계획을 전면 폐기하게 된 이유로 보인다. 
  

울진읍 말루마을 생가 주변 건립 배치안

하지만 유영국미술문화재단측의 요구 또는 요청에 대한 수용 가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에 앞서 울진군의 대외 협상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또한 구성될 당시부터 전문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 받았던 ‘유영국 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에 소속된 위원들 각자가 협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분담했었는지 냉철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말 그대로 ‘미술관을 건립한다’는 단 하나의 목적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 소속 인사들이 유영국미술문화재단(유족)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능력과 갈등 해소를 위한 대응 능력 등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이 또한 추진 위원 개개인은 물론 인선을 담당했던 울진군 집행부의 책임 면피 또한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6월 21일, 유영국미술관 건립 추진위원 위촉장 수여와 첫 회의
  
◆‘유영국 미술관’ 건립 사업,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고(故) 유영국 화백을 업적을 기념하는 미술관 건립 사업은 2010년 초부터 가시화되며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울진군은 2010년 울진읍 읍남리 말루의 유영국 화백 생가를 포함한 주변 일대를 매입하여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울진읍 읍남리 말루의 유영국 화백 생가
  
당초 계획은 4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생가를 매입해 복원․보수하고, 330㎡(약 100평) 규모의 미술관, 1,000㎡(약 302평) 크기의 주차장, 30m 길이의 진입로를 개설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울진군은 2010년 5월 자체적으로 지방재정투․융자 심사를 거치고, 5월에는 국․도비 지원을 건의한다.
  
그리고 2010년 5월부터 9월까지 4천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유영국 미술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건립 기본계획 용역」을 완료했다.
  
2010년 8월에는 대전시 이응노 미술관과 강원도 양구군의 박수근 미술관 등 타 시․군의 우수 미술관을 견학하며 벤치마킹하고, 같은 해 8월 24일 미술관 건립 관련 용역 중간 보고회를 거쳐 9월 30일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최종 보고회 이후에는 유영국미술문화재단과 미술관 건립 부지 선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이어 2011년 6월 21일에는 ‘유영국 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미술관 건립 추진위에는 김종민(강원발전연구소장), 서용선(서양화가), 유리지(공예가, 유영국 화백의 장녀), 전찬걸(경북도의원), 장용훈(울진군의원), 장시원(울진군의원), 남문열(울진문화원장), 강진철(울진금강송세계유산등록추진위사무처장), 장진경(한국미협 경북도지회장), 송재진(한국미협 영주지부장), 박영열(한국미협 울진지부장), 박노선(울진군 문화관광과장)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추진위원회 구성 당시부터 유영국미술문화재단에서 추천한 소수 인사를 제외하고는 추진위 위원 선임이 비전문가인 지역민들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전문성 역부족 등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미술관 예정 부지, 2010년 9월 기본 계획 용역 후 ‘울진읍 읍남리 말루 유영국 화백 생가에서 근남면 수산리 엑스포 공원으로’ 변경돼...
  
당초 울진읍 읍남리 말루의 유영국 화백 생가에 미술관을 건립하려던 계획은 2010년 9월 「유영국 미술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건립 기본계획 용역」이 완료된 후, 엑스포공원 내 부지에 건립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유영국 미술관 건립 기본 계획 연구 용역 결과, 타당성이 있는 건립 예정 부지가 ‘울진읍 말루 마을 생가 주변’, ‘생가 인근 부지’, ‘근남면 수산리 엑스포공원 부지 내’ 3개소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엑스포 공원 부지 내 건립 배치안
  
또 이전까지 예정 후보지로 유력시되던 말루 유 화백 생가 또는 생가 인근 부지에 미술관을 건립할 경우, 생가는 물론 그 일원에 밀집되어 있는 여러 채의 가정주택을 매입하고 이주시켜야 하는데, 이것이 울진군에 상당한 중압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11년 6월 ‘유영국 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난 이후에 울진군은 근남면 엑스포공원 안에 유영국 미술관을 건립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총 사업비도 당초 40억원에서 68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게 된다.


2011년 6월 21일, 유영국미술관 건립 추진위원 위촉장 수여와 첫 회의
  
미술관 규모도 지상 2층 건물로 확대되고, 연면적도 1,400㎡(약 420평)로 늘어났다.
  
「유영국 미술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건립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도출된 3가지 구상안의 장․단점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말루마을 생가 주변에 건립할 경우-약 15억원의 사업비로 연면적 350㎡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전시 공간 150㎡, 수장 공간 70㎡, 연수(사무)실 50㎡, 기타 80㎡의 시설이 가능하다. 이곳에 미술관이 건립되면 최소 비용으로 생가와 연계가 가능해 기념성이 증대된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부지 확장 가능성이 낮아 미술관의 기능 수용 부족과 접근성 부족, 조망과 경관 확보가 여의치 않은 단점이 있다.
  
▷생가 건너편 인근 부지에 건립할 경우-약 27억원의 사업비로 연면적 1,065㎡, 지상 2층 규모로 전시 공간 455㎡, 수장 공간 250㎡, 사무(연구)실 70㎡, 기타 290㎡의 시설이 가능하다. 그리고 생가와 주변 지역을 공원화할 수 있다. 이곳은 기념관, 작가 중심 미술관, 추상 전문 미술관 등 다양한 미술관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생가와의 연계성과 긴밀성이 떨어지고 기존 가옥이 존치되어 있으므로 조망과 경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엑스포공원 내 부지에 건립할 경우-예정지 가운데 부지 활용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연면적 1,400㎡에 지상 2층 규모로 약 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시 공간 650㎡, 수장 공간 250㎡, 사무(연구)실 150㎡, 기타 350㎡의 시설물을 건립할 수 있다. 이 부지는 기존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는 도로, 주차장, 공원 시설 등 엑스포공원의 각종 기반 시설을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생가와의 거리가 너무 떨어져 유영국 화백의 작가 중심성이 떨어지고 다양한 시설이 혼재되어 있는 특성으로 인해 미술관의 독자성과 차별성이 약화될 수 있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유족)에서 울진군에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항은...
  
미술관 건립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한 울진군은 유영국미술문화재단과 유족측이 수차에 걸친 협의 과정에서 ‘건립 예정 부지를 유영국 화백의 말루 생가에 국한’시키고 있고, 건립 후에도 ‘유 화백의 작품을 단 한 점도 미술관에 기증할 의사는 없다’는 사실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더 이상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울진읍 읍남리 말루의 유영국 화백 생가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은 유영국 화백의 3남으로 재단 이사인 유건씨가 실질적인 재단 운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은 울진군과의 수차에 걸친 협의를 통해 미술관은 반드시 말루 유 화백의 생가에 건립되어야 하고, 그에 따라 울진군에서 생가와 생가 앞 인근에 들어서 있는 전원주택 2동을 포함한 기존 주택을 매입한 후에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미술관이 건립된 후의 운영 과정에서 상설 전시를 위해 필요한 유화백의 작품을 단 한 점도 기증할 수 없다면서, 대신 임대료를 받고 울진군에 대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혀왔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측은 건립 후에 미술관을 관리 운영할 의사가 전혀 없는 만큼, 울진군에서 전문 인력을 확보하여 미술관을 관리 운영할 것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유영국미술문화재단측은 미술관 예정 부지인 말루 유 화백의 생가 인근 부지를 울진군에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고 관리해줄 것까지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울진군은 ‘재단 측에서 요구하는 미술관 건립 부지 인근의 기존 주택 소유주들과 협의 매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 사업 추진이 당장 난관에 부닥칠 것이 뻔하고, 미술관이 건립된 후에 유 화백의 기증 작품 한 점 없이 상설 전시를 위한 작품 임대료를 계속 지급하게 될 경우 미술관 관리 운영에 따르는 예산 확보 차원에서도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건립 부지 인근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고 관리할 경우, 주변 지역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 등 집단 민원 발생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유영국미술문화재단측의 여러 요구 사항과 현실적으로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울진군의 입장이 곳곳에서 맞물려 충돌하면서, 울진 출신 고(故) 유영국 화백의 이름을 딴 ‘유영국 미술관’ 건립 계획은 전면 백지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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