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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령, 보부상들 애환이 담긴 길 '명품 금강송 숲길 1구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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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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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자연사랑연합회(회장 김철환)에서 주관해 울진금강송 숲길을 걷는다기에 주저 없이 동행을 약속하고 10월 24일 8시 40분 출발지인 엑스포공원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어느 모임이나 발생하는 지각생으로 인해 예정시간보다 10여분 늦게 출발한 버스는 20여분을 달려 북면 두천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약속시간보다 다소 늦은 우리 일행들은 숲 해설가의 안내로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울진금강송 숲길 1구간(두천1리 → 바릿재 → 장평 → 찬물내기 → 샛재 → 대광천 → 저진터재→ 소광2리) 13.5km를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 2000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해 그 명성과 가치를 널리 인정받은 울진금강소나무 숲길은 1930년대 보부상들이 흥부장, 죽변장, 울진장에서 소금, 미역, 해물 등을 봉화 소천장에 팔고 내륙의 곡물 등을 울진지역에 거래하기 위해 다녔던 십이령 보부상길이다.

울진지역에서 서쪽 방향인 내륙으로 통하는 길은 이길 말고도 매화장에서 고초령, 평해장에서는 구주령을 넘었지만 그중 대표적인 길이 금강송 숲길인 십이령이며,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길이다.

2010년 7월 산림청은 전국 최초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옛길 일부를 복원해 금강송 숲길을 탄생시켰다. 총 5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이중 1구간, 3구간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1구간은 주말만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전 구간은 국내 최초 예약탐방 가이드제로 구간별 하루 80명만 산행이 허용된다.

그 옛날, 땀과 눈물이 배인 고개를 우리 일행들은 가벼운 차림으로 오른다. 울진과 봉화를 오간 보부상들이 그들의 상업 활동을 도와준 정한조, 권재만 두 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쇠로 된 불망비가 초입에서 발길을 잡는다.





보부상들이 이곳을 지날 때 술을 한잔씩 올리고 예를 갖추었다고 한다. 낙엽 도톰하게 깔린 산길은 포근하고 아늑했다. 무심코 지나는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단풍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이 노란 미소를 띄우며 우리를 반겼다.

총 열 두 고개지만 1구간에는 4개의 재를 넘는다. 소에다 바리바리 싣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첫 번째 고개인 바릿재를 넘어서니 장평이란 마을이 나왔다. 과거에는 주막도 있었고 여러 채에 민가도 있었다고 한다.

장평을 지나니 옛길을 따라 만들어진 임도가 나왔다. 임도 옆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의 물은 맑고 깨끗했다. 이곳이 산양의 주 서식지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변에 산양 배설물들이 눈에 띈다. 잠시 야생동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곳을 지나다 보면 얼마 전에 발견된 황장봉계 동계표석을 만난다. 바위에 새겨 놓은 이 비문은 조선시대 금강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나라법으로 지정한 황장봉산의 경계를 나타내는 표석이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대 금강송 군락지임을 증명이나 하듯 웅장한 소나무들이 일행을 반겼다.




<찬물내기 쉼터>

콘크리트 포장과 흙길이 정당히 섞여 있는 임도는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좋았다. 한 시간 정도 걸으니 찬물내기 쉼터에 도착했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매우 차가워서 찬물내기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두천지역 마을공동체에 주문한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찬물내기에서 가파른 산길로 접어드니 자연 그대로의 흙을 밟으며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를 걷는 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금강 소나무가 내뿜는 청정한 기운으로 가득한 좁은 오솔길은 조상들의 애환이 묻어있는 흔적도 있다. 당시 이 길을 지나던 보부상들은 겨울엔 너무 추워 소나무 송진이 모인 나무에 위에다 불을 붙여 손을 녹이는 등 힘든 여정이 눈이 그려졌다.


<조령성황사>

산행을 시작한지 5시간쯤 되어 세 번째 고개인 조령 혹은 셋재로 불리는 곳에 이르렀다. 고갯마루에는 조령성황사가 있다. 성황사 아래에는 주막과 민가 터가 남아있다. 주민과 이곳을 지나는 보부상들이 안위를 빌던 곳으로 성황당과 비슷한 곳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무사히 이 길을 걷고 돌아가서도 하는 일 잘되게 해달라고 누군가 예를 올리고 있다.

조령에서 대광천에 이르는 한 시간 정도의 길은 옛길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녹아있다. 자연이 만든 커다란 예술품들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요즘 보기 힘들다는 복자기 나무와 사약으로 사용했다는 투구꽃 등 희귀식물과 다양한 초본이 형성되어 있기에 금강소나무 숲길의 대표구간이다.



대광천에 이르니 곱게 물든 단풍은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다. 자연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고운 단풍에 마음을 뺏겨 어느새 너삼(고삼)밭이다. 지금은 너삼을 거의 볼 수는 없지만, 과거에는 너삼이 많았기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어느덧 마지막 고개인 너삼밭재(저진치)를 오르다 보면 화전민들이 살았던 흔적이 보인다. 깊은 산중에 터를 닦고 생활하던 그분들의 삶을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저진치를 지나 홈달이라고 불리는 소광2리 마을이 나왔다. 오늘의 종착 지점인 십이령 주막이다.

이곳은 원래 소광초등학교 자리였다. 1995년에 폐교되었고 현재 주민들이 펜션과 주막을 운영하고 있다. 몇 가구 되지 않는 조그마한 동네지만 막바지 가을 추수로 바쁜 동네 어르신들의 손길은 손님들 시중에 더욱 바쁘기만 하다. 이렇게 얻은 수입은 주민들이 나누고 숲을 보호하는데도 쓰인다 한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아름드리 금강소나무 사이로 인위적인 재료는 하나 없이, 온전히 숲에서 얻은 흙과 돌로 만든 자연 그대로인 이 숲길을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를 함께 공유하게 되어 기뻤다.

또한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찾는 모든 이들을 품고 마음을 내어준다.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세상 속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마음의 여유를 품어주는 숲길은 언제나 엄마 품처럼 사람들을 품어주는 이곳이 울진에 있어 더욱 자랑스럽다.

탐방로

※ 1구간 : 편도 13.5km (7시간 소요. 난이도 중상)
두천1리(내성행상불망비) → 바릿재(1.2km) → 장평(1.8km) → 찬물내기(6.5km) → 샛재(7.8km) → 대광천(9.8km) → 저진터재(12.2km)→ 소광2리(13.5km)산림유전자보호구역과 천연기념물인 산양(야생동물) 서식지가 포함되어 있고, 옛날 보부상들이 울진 흥부장에서부터 봉화,영주,안동 등 내륙지방으로 행상을 할때 넘나들던 십이령(열두고개) 중 네고개가 있는 탐방로. 

※ 2-1구간 : 편도 12km (5시간 소요. 난이도 상) - 2013년 시범운행(토, 일/선착순 20명)
소광2리(소광리펜션) → 한나무재(4.3km) → 큰넓재(6.0km) → 쌍전리 산돌배나무(8.8km) → 광회리 마을회관(12km) 1구간에서 이어지는 보부상길로써 십이령중 두고개가 있는 탐방로. 다른구간보다 재가 높고 임도로 많이 이루어졌으며, 그늘이 거의 없음.
     
※ 3구간 : 왕복 16.3km (7시간 소요. 난이도 중)     
소광2리(소광리펜션) → 저진터재(1.2km) → 너삼밭(3.0km) → 화전민터(6.8km) → 군락지 초소/오백년 소나무(7.8km) → 화전민터 → 너삼밭→ 저진터재 → 소광2리(펜션) 생태 경영림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고의 금강송 군락지를 볼수 있는 탐방로. 왕복이지만 가는 길과 오는 길이 달라 중간에 나갈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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