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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선사친목계(仙槎親睦契)’ 모임

  • 입력 2014.03.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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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당시에 울진 지역에서 결성된 모임인 ‘선사친목계(仙槎親睦契)’와 관련한 사진 3장을 소개한다.

사진을 살펴볼 때, 선사친목계는 황기(皇紀) 2599년(1939년)에 창립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황기(皇紀)는 일본의 초대 천황인 신무천황(神武天皇, 진무텐노)이 즉위한 해를 기준으로 표시하는 단위로, 기원전 660년을 황기 1년으로 시작하는 일본 기년법(紀年法)이다.


  
첫 번째 사진은 1939년 4월에 울진 지역에 거주하던 10여명의 사람들이 선사친목계를 결성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식 양복 차림에 몇몇은 안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당시 지역에서는 꽤나 유력 인사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사진은 ‘제2회 가족위안회(家族慰安會)’ 기념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사진이다.
  
1940년에 촬영된 것으로, 선사친목계는 창립을 주도했던 남자들뿐만 아니라 부인과 아이들까지 한데 모여 정기적으로 서로간의 화합을 도모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복색을 살펴보면 남자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단발(斷髮)을 한 머리에 일부 어른들은 맥고모자(麥藁子, 맥고자)를 비스듬히 쓰고 멋을 냈다.
  
하지만 여자들 가운데 어른들은 전부 머리를 틀어 올려 비녀를 꽂은 쪽머리를 하고 있는데, 여자 아이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다수가 단발한 머리를 하고 있다.
  
특히 여자들이 입고 있는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 차림은 지금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퍽 인상적이다.
  


세 번째 사진은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 우측에 ‘제3회 화견(花見) 연동회(蓮動會) 기념(記念)’, 기(紀) 2600년 촬영(撮影)이라고 적혀 있다.
  
화견(花見)은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로, 우리나라 화전(花煎) 놀이와 유사한 일본식 한자어(日本式 漢字語)로 추정된다.
  
그리고 연동회(蓮動會)라는 단어는 당시의 꽃놀이가 연꽃이 있는 곳의 산사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친목계에서 정기적으로 갖는 꽃놀이의 고유 명칭을 ‘연동회(蓮動會)’로 불렀는지 지금으로서는 미루어 짐작하기가 곤란하다.
  
사진을 살펴보면, 당시 친목계원들은 울진읍에서 가까운 산사(山寺) 인근으로 놀러갔었는지 가운데에는 스님 한분이 앉아 있고, 오른쪽 아래쪽에는 석축과 그 석축 위에 포개어 만든 돌탑이 눈에 띈다.
  
10여명의 남자들 사이에는 기생(妓生)으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고, 기타와 장구를 들고 있는 모습, 진달래로 보이는 꽃다발을 든 모습이 사월 꽃놀이 뒤끝의 여운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예전 울진군의 별칭(別稱)인 ‘선사(仙槎)’라는 고유 명사를 빌려 결성된 선사친목계 사진 3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울진 지역 사회상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귀한 사료이다.
(사진 제공. 울진읍 강원이발관 김연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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