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단기(檀紀) 4286년(1953년) 11월 20일 온정면(溫井面)에서 활동하던 방공단(防空團)이 해체되면서 기념으로 남긴 것이다.
방공단은 6.25전쟁을 겪으면서 무엇보다 방공(防空)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당시 이승만 정부가 1951년 3월 22일 법률 제183호로써 ‘방공법(防空法)’을 제정하고, 같은 해 8월 15일 대통령령 제681호로 ‘방공단 규칙(防空團 規則)’을 제정한데 따라 전국적으로 설치된 조직이다.
방공법은 적의 공습에 대비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적의 공습에 대해 국군이 실시하는 작전에 따라 일반 국민들이 지켜야 하는 등화관제(燈火管制), 소방(消防), 방독(防毒), 피란(避亂), 구호(救護), 감시(監視). 통신(通信), 경보(警報) 등의 각종 사항을 규정하고 있었다.
방공단은 전국의 구·시·읍·면 단위로 세분화되어 설치되었고, 동·리에는 분단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방공단에는 총무, 감시, 방호, 소방의 4부를 각각 두고, 경찰서장이 직접 지휘하도록 했지만, 소방에 관한 사항만은 관할 구역의 소방서장이 지휘를 맡도록 했다.
세부적으로 소방부에는 소방 설비 기재의 정비와 감찰을 담당하는 정비반과 화재 예방과 진압을 담당하는 소방반을 두도록 했다.
방공법이 제정된 다음해인 1952년 2월 9일에는 대통령령 제606호로 ‘직장방공단 규칙(職場防空團 規則)’을 제정하여 지정된 직장은 자체적으로 방공단을 설치하도록 했다.
직장 방공단에는 방호부, 구호부, 훈련부를 설치하고 방호부 내에 별도로 소방반을 두었다.
1953년 7월 23일에는 대통령령 제813호로 ‘민병대령(民兵隊令)’을 제정한다.
민병대령은 귀휴병, 예비병, 보충병, 국민병으로 민병대를 조직하고 개개인이 각자의 생계에 종사하면서 군사훈련을 습득함으로써 향토방위에 일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민병대령을 계기로 전국의 각 청년단체들을 해산하도록 함에 따라 방공단 규칙이 1953년 10월 7일 대통령령 제826호로 폐지되었고, 이에 따라 방공 조직은 공백 상태가 된다.
그러나 방공 조직은 1954년 1월에 국가적 필요성에 따라 전국적으로 의용소방대로 재조직된다.
이어서 1958년 3월 11일에는 법률 제485호로 ‘소방법’이 제정되면서 ‘의용소방대 설치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고, 이를 계기로 의용 소방대는 계속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사진은 대통령령 제826호에 의거해 방공단 규칙이 폐지된데 따라, 온정면 방공단 또한 해체되면서 기념사진을 남긴 것이다.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5~6미터 높이의 목조탑은 그 당시 긴급 사항을 알릴 때 사용하던 일종의 종탑 또는 사이렌 탑으로 추정된다.
탑 정상부에는 ‘민방공 온정면 지부(民防空 溫井面 支部)’와 ‘온정면 의용 소방대(溫井面 義勇 消防隊)’라는 글씨가 한문 손 글씨로 쓰여 있다.
그 글씨 아래에는 희미하지만 단기(檀紀) 4284년(1951년) 8월 5일이라는 한문 글씨도 희미하나마 확인할 수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사진속의 사이렌 탑은 6.25전쟁 중이던 1951년 3월에 ‘방공법(防空法)’이 제정되고 난지 5개월 후에 설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진을 살펴보면, 앞줄 가운데에 꽤 높은 직급으로 추정되는 경찰과 소방 공무원들이 앉아 있고, 뒤쪽으로 방공단(防空團)이라고 쓰인 한문 완장을 왼쪽 팔뚝에 두른 대원들이 도열해있다.
앞줄 왼쪽으로 흰 도포에 고무신을 신고 있는 인사들은 당시 온정면 유력인사들로 추정되는데 복색(服色)이 눈길을 끈다.
한편, 앞서 일제강점기이던 1937년 중·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 일제는 방공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기존에 활동하던 방호단(防護團), 소방조(消防組), 수방단(水防團)을 해체 통합하여 경방단(警防團)이라는 조직으로 재편성하는데, 이 조직은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함께 폐지된바 있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사진은 대표적인 자원 봉사의 형태를 띠고 있는 단체인 의용 소방대의 전신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6.25전쟁 중에 생산된 귀한 사진으로써 60여 년 전 울진 지역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제공. 황지성 백암온천호텔피닉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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