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원전 대형핵폐기물‘손가락질’...처리 기술 없이 임시저장

기사입력 2016.12.0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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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핵발전소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형 금속성 핵폐기물인 증기발생기 10대를 교체한 후 별도로 신축한 임시저장고에 보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대형 핵폐기물을 정의하는 일체의 분류 기준이나 관련 근거는 물론, 처리 기술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울핵발전소에 앞서 1998년에 증기발생기를 교체한 고리핵발전소의 경우 2016년 현재까지 무려 19년째 증기발생기를 임시저장고에 보관만 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한울핵발전소 내에 보관중인 증기발생기 역시 경주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경주 방폐장)으로 언제 옮겨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중·저준위 핵폐기물의 잠재적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한울핵발전소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1988년 이래 울진군에 단 한 푼의 비용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공짜로 임시 저장고를 사용하고 있어 지역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한울원전 1호기 구 증기발생기 교체(출처-원자력안전위원회 블로그)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대형 핵폐기물을 처리할 기술이 확보되지 않아서 핵발전소 자체 내에 대형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는 중이다.
  
핵발전소의 대형 폐기물은 편의상 크기가 커서 일반 운반 용기에 넣어 운반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며, 핵발전소의 증기발생기나 원자로 헤드 등이 이에 해당된다.
  
대형 폐기물로 처리된 증기발생기는 한울핵발전소 5,6호기(각각 2004년, 2005년 가동) 이전에 상업 운전을 시작했던 각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안정성에 논란이 많았던 Alloy 600 재질로 만들어진 증기발생기이다.
  
Alloy 600 재질로 만들어진 증기발생기는 사용연수가 장기화됨에 따라 재질적 성능이 저하되는 특성이 나타났고, 증기발생기 전열관에서 ‘일차수응력부식균열’이 점차적으로 증가되어 해당 전열관을 예방 정비함에 따라 관막음률이 증가했다. 
  
‘응력부식균열’은 핵발전소의 주요 기기 내 응력이 걸리는 부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균열(Cracking)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균열이 계속 커지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냉각수가 누출되는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기존의 Alloy 600에서 Alloy 690 재질의 증기발생기로 교체하게 된 것이다.  
  
또한 원자로헤드 관통관 역시 증기발생기와 마찬가지로 Alloy 600 재질 적용으로 인한 ‘응력부식균열’이 발생되어 교체한 것이다. 
  
기존에 발생되어 각 원전 내에 임시로 보관되고 있는 대형 핵폐기물은 △한울핵발전소 1,2,3,4호기 증기발생기 10대, △고리핵발전소 1호기 증기발생기 2대, 원자로 헤드 1대, △한빛핵발전소 3,4호기 원자로 헤드 2대 등 총 15대로 교체 비용만 해도 7천817억원에 달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교체 계획이 완료된 핵발전소의 대형 핵폐기물은 △고리핵발전소 2호기 원자로 헤드 1대, △한빛핵발전소 3,4,5,6호기 증기발생기 8대 등 총 9대로, 교체 비용에 7천10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사실은 김정훈 국회의원(부산 남구갑)이 한국수력원자력(주)에 요청하여 제출받은 ‘국내 원전 대형 폐기물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른 것이다.
  
김 의원 측은 자료 분석 결과, 현재까지 교체 등으로 발생됐거나 교체 계획이 완료된 대형 핵폐기물은 총 24대나 되고 교체 비용만 해도 약 1조4천92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대형 핵폐기물은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최종적으로 원자력환경공단으로 인도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형 폐기물을 처분 용기에 담기 위한 절단 및 압축(용융) 과정, 방사선 준위를 낮추기 위한 제염 과정, 포장 등 일련의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대형 핵폐기물 중 처리 과정을 거쳐서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된 대형 폐기물은 단 한 대도 없다.
  
특히 지난 1998년 고리핵발전소 1호기에서 발생된 원전 대형 핵폐기물인 증기발생기의 경우에는 2016년 현재까지 자그마치 19년째 고리본부 내 ‘제4방사성폐기물 저장고’에 방치되어 있는 형편이다.
  
김정훈 의원은 “이처럼 지난 19년 동안이나 원전 대형 폐기물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으로 이송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 국내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기업들 가운데 원전 대형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곳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2011년 한울원전 2호기에서 철거된 폐 증기발생기가 임시 저장고로 반입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수력원자력(주)은 핵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형 핵폐기물 저장을 위한 별도의 저장고 마련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현재 한울핵발전소에서 발생한 증기발생기 10대는 핵발전소 내 중·저준위 핵폐기물 임시 저장고와 인접한 곳에 별도로 신축한 2곳의 임시 저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고리핵발전소는 제4방사성폐기물 저장고(증기발생기 2대)와 종합정비공작건물(원자로헤드 2대), 한빛핵발전소는 종합정비공작건물(원자로헤드 2대) 내에 보관되어 있다.
  
또 교체 계획이 완료된 대형 핵폐기물을 위해서는 별도의 임시저장고를 신축하고 있는 중이다.
  
김정훈 의원 측이 밝힌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대형 폐기물 임시저장고 현황’에 따르면, △한울핵발전소 1,2호기 임시저장고(570평, 증기발생기 6대, 2011년 준공) 건설비용 82억원, △한울핵발전소 3,4호기 임시저장고(449평, 증기발생기 4대, 2013년 준공) 건설비용 99억원이다.
  
그리고 △한빛핵발전소 3,4호기 임시저장고(549평, 증기발생기 4대·원자로헤드 2대, 2017년 준공) 건설비용 125억원, △한빛핵발전소 5,6호기 임시저장고(477평, 증기발생기 4대, 2018년 준공) 건설비용 110억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총 416억원의 예산을 들여 4개의 임시저장고를 건설하여 원전 대형 폐기물(20대)을 보관 또는 보관할 예정이다. 
  
김정훈 의원은 이런 사실들에 대해 “1998년 최초의 원전 대형 폐기물인 고리원전 증기발생기가 교체된 지 19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처분 기술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채, 416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임시 저장고를 건립하고 있는 것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대형 폐기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과 사회·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원전 대형 폐기물 처리 규정’을 마련하고, 아직까지 완료되지 않은 ‘원전 해체 상용화 기술’의 확보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대형 폐기물 처리 사업과 2017년 6월에 영구 정지하는 고리원전 1호기의 해체 사업을 연계한 ‘원전 해체 산업 육성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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